서울대 신입생들의 서재
2024학년도 서울대학교 신입생들의 서재
2024학년도 서류평가부터 학교생활기록부의 독서활동사항이 반영되지 않고 자기소개서가 폐지되어 지원자의 의미 있는 독서 경험에 대해 직접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독서 활동 목록과 자기소개서가 없어도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쌓아 올린 지적인 역량은 학교생활기록부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책은 여전히 중요한 배움의 도구이며 독서로 쌓아 올린 힘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로리 13호를 준비하며 그간 서울대학교 입학본부가 독서에 대해 여러분께 어떤 이야기를 전해왔는지 살펴보았습니다. ‘특정한 책’을 읽은 학생보다는 ‘능숙한 독서 역량’을 지닌 학생들을 기대한다는 말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독서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갖추게 되었다는 선배들의 공통된 증언도 있었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여행기를 쓰듯이, 책 읽기를 마치고 나서 독서 노트나 감상문 등을 기록하는 독후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우리는 독서를 통해 지식을 배우고 자신의 무지를 깨달을 수 있음을 말했습니다. 책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하며 동시에 겸손하게 합니다.
‘이제는 어떤 이야기를 더 나눌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소설가 김연수의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면 당신은 어쩔 수 없이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는 바로 그 말입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여기서 작가가 말하는 ‘아름다움’의 의미가 ‘외형적인 美(미)’만은 아닐 것입니다. 독서를 통해 쌓아 올린 지적 역량,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삶에 대한 겸손의 자세가 모두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우리의 아름다움을 구성하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2024학년도에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새내기들의 서재를 통해 독서 체험의 그 아름다운 여정을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서울대학교는 앞으로도 계속 독서를 통해 생각을 키워온 큰 사람을 기다립니다.
사회과학대학 새내기 K의 서재
저는 책을 자랑할 만큼 많이 읽는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책에 박식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노력해도 어려운 사람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독서는 단지 입시나 나를 뽐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음을 깨닫습니다. 책에는 방대한 지식과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어 새로운 걸 배울 때에도, 내 인생의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제게 왜 책을 읽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전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과 소통하고 사람을 알아야 합니다. 혼자서는 세상 모든 일을 절대 다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늘 책을 읽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에서라도 낯선 사람들과 교감하고 그래서 나의 마음도 튼튼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생각과 감정을 ‘언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흐르는 시간이 흘러 지나가지 않고 모여 깊이를 만듭니다. 세상의 이모저모를 언어화하는 데에 성공한 좋은 책을 꾸준히 읽으면 우리 삶도 다채로워질 것입니다.
물론 현실적인 이점도 있습니다. 문해력과 사고력은 수학, 과학, 국어 할 것 없이 모든 과목에 필요한 능력입니다. 그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것은 성적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합니다. 저는 수리 능력이 탁월하진 않았으나 수학 개념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시험 시간에 문제의 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연습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탐구 보고서 등의 과제에서도 글을 명료하게 잘 쓰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든, 내 안에 있는 것을 상황에 맞게 가공해 내놓는 방법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독서는 이것들을 배우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 성숙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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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문학과지성사
저는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에 거쳐 『사람, 장소, 환대』(김현경, 2015)라는 책을 끝까지 읽기 위해 여러 번 시도했습니다. 당시 저에겐 전에 없이 어려운 수준의 개념이 많았기 때문에 도무지 읽히지 않았지만 내 부족함을 너무 뼈저리게 알았기에 오기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책을 끝까지 읽으려 애쓰면서 이 책에서 제시하는 ‘절대적 환대’의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었고 내가 속한 사회를 한 발짝 밖에서 바라보며 개념과 논리를 도구로 부조리한 부분을 정확히 짚어내는 논리적 과정에 매료되었습니다. 이런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학자라는 직업이라는 사실도 이때 처음 실감한 것 같습니다. 또 차가워 보이는 문장 속에 진심으로 인간을 포용하고 보호하는 사회를 꿈꾸는 따뜻한 마음을 전달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제 진로 탐색 과정에 의미 있는 역할을 했고 지금도 이런 책을 쓰고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인문대학 새내기 C의 서재
저에게 독서는 제 꿈에 가까워지는 하나의 통로였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공부가 아닌 다른 탐구활동을 할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입시가 하나의 통과의례와 같이 자리잡은 환경에서 대학입시가 아닌 다른 공부를 하는 것이 시간낭비라고 치부되기도 쉬웠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는 일반계고에서 어문 관련 학과로의 진학을 희망했던 학생이기에 제가 하고자 하는 언어나 문학에 대한 정보를 한정적으로만 얻을 수 있었던 당시 환경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저는 책을 하나의 선생님처럼 여기고, 교과 과정에서 얻을 수 없던 제 진로와 관련한 정보들을 그에게서 얻었습니다. 제가 진학하고자 하는 불어와 불문학에 관련하여 알베르 카뮈, 아니 에르노, 몰리에르 등의 작가에 대해 탐구하고 정리하는 등 시간이 날 때마다 제 진로와 관련한 책들을 읽고 활동해 관련 지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었고, 그렇게 모인 지식을 바탕으로 학교의 교과 외 활동들을 진행했기에 보다 완성도 높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고등학교 생활을 하며 얻을 수 있는 지식은 다소 한정적인데, 교과 외 활동을 그 지식 내에서만 진행한다면 그만큼 얕은 정보만을 담을 수 있을 것이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독서는 삶의 교훈을 줄 수 있고, 쉼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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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시인의 사회
N.H.클라인바움(한은주)
서교출판사
저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 『죽은시인의 사회』인데, 고교 시절 갇혀있던 사고체계의 틀을 깨 준 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작중 키팅 선생님이 하는 말들, 가령 ‘carpediem(현재를 살아라)’ ‘부끄러워하지 말라’ 등은 고교 시절 망각하고 살아오던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었고, 그 과정에서 늘 시키는 것만 착실하게 하던 저의 행동이 오히려 저를 짓이기는 짐이 된다는 것을 알게 하였습니다. 이를 깨달은 뒤 저는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며 제가 사랑하는 일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이 쉼과 재충전을 통해 다시 힘을 내 살아갈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처럼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 대해 되돌아보고 나의 자아를 어루만져주고 마음 속에 교훈을 새길 기회를 주는 것도 독서의 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저는 탐구활동의 깊이, 삶의 쉼터 등 독서로부터 얻은 이점들이 우리가 고교 시절에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인문대학 새내기 K의 서재
책 이외에도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수단이 너무나도 많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대략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한정된 시간 속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는 수많은 선택과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속에서 많은 경험을 한다면 나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물론 후회 없는 선택을 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책을 통해 발달해온 지식 문화가 유구하기 때문입니다. 과거로부터 책을 통한 지식 문화가 발달하였고 우리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라도 과거의 지식을 습득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것이 어색하거나 책을 읽고 이해하지 못한다면 지식 습득을 기반으로 하는 사고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단편적인 짧은 영상이나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영상의 경우 흥미롭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능동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잃게 만들고 참과 거짓을 판별하는 힘 또한 약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이 있기도 합니다.
셋째로, 위의 이유와는 조금 다르지만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 C.S 루이스는 “우리는 혼자가 아님을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We read to know we are not alone.)”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가끔 혼자 남겨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아무도 곁에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면 책 한 권을 손에 쥐고 대화를 시작합니다. 책 속의 주인공은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책 읽기는 힘들었던 저에게 위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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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창비
고등학교 생활 중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폭력성과 가부장적 제도에 맞서는 한 인간의 삶, 그 삶에서 느껴지는 고단하고 단호한 용기와 태도는 저에게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평소 폭력적이고 잔혹한 장면이 다수 포함된 영상 매체를 보지 못하였기에 모두가 즐겨보는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은 저로서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스스로가 유별나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폭력성을 거부하고 나무가 되기를 원하는 영혜의 모습을 통해 위안을 받기도 또 폭력성을 거부하지만, 육식과 같은 폭력성을 추구하는 저의 모습에 모순을 느꼈습니다. 책을 읽고 짧은 기간이지만 여름방학 동안 채식을 하였고 이를 통해 폭력성을 거부하는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사회과학대학 새내기 L의 서재 저에게 독서는 ‘진짜 공부의 수단’이었습니다. 저는 진짜 공부는, 제가 진심으로 흥미가 있고, 할 때면 즐겁거나 화가 나는 등 감정이 동요하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부는 국어, 수학, 영어처럼 입시 공부를 할 때는 할 수 없습니다.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관심사를 탐구하는 진짜 공부를 함에 있어 가장 좋은 수단은, 검증된 자료와 지혜,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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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파커 J. 파머(김찬호)
글항아리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은 파커 J. 파머의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입니다. 제목을 보고 ‘내가 아는 그 정치로, 도대체 어떻게 비통한 자들의 마음을 달랜다는 걸까?’라는 궁금증을 안고 책을 읽었는데, 알고 보니, 작가가 말하는 ‘비통함’이란 우리가 흔히 느끼는 감정과는 다른 종류의 비통함이었습니다. 이 책에서의 ‘비통함’이란 내가 살아온 공동체가 점점 사납게 변해갈 때, 오랜 세월 간직해 온 가치관과 신념이 무너질 때, 동료 시민들이 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할 때 느끼는 공동체에 대한 희망의 상실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저자는 9.11 테러를 명분으로 일어난 수많은 전쟁들, 계층 간 적대와 혐오, 정치적 극단주의의 등장에서 다시 한 번 비통함을 느꼈다며 최근 민주주의에서 진정한 소통과 소통으로부터 비롯되는 마음이 사라지는 현상을 분석하였습니다.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부분의 도서들은 제도적 측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독특하게도 사람들의 마음과 소통에 집중했으며, 해결책 역시 바람직한 소통을 통해 ‘마음의 습관’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정치 분열과 극단주의, 그리고 소통의 부재에 지친 사람들, 더 나은 공동체에서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이 책은, 정치와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결국 시민들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기에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자연과학대학 새내기 K의 서재 독서의 의의는 대입에 있지 않습니다. 독서는 정말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문화, 역사, 지식, 경험, 언어 등등 특히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데 엄청난 도움을 줍니다. 첫 번째로 지식 습득에 도움을 줍니다. 독서는 지식을 얻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러 아이디어와 특히 타인이 한 경험을 자신만의 경험으로 내재화 시킬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다른 문화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이 쓰여진 시기의 가치관, 전통, 역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을 통해 정말 다양한 문체와 어휘를 접하며 언어의 사용과 해석을 공부할 수 있는 언어 능력 또한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부만 하다가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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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한기욱)
창비
제가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책은 「필경사 바틀비」입니다. 필경사 바틀비는 「모비딕」의 저자 허먼 멜빌의 단편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을 같은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그저 노동력만 제공하는 물건 혹은 기계처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바틀비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I would prefer not to’라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며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인물로 실존주의적 철학을 지지하는 작가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그동안 철학적 사유를 진행하면서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했고 본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스스로 내렸습니다. 저의 결론이 실존주의 철학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실존주의 철학자의 서적을 읽어 명확한 이해를 이끌었습니다.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문장으로 쉽게 설명되는 실존주의 철학의 내용을 바탕으로 기존의 철학적 사유들을 체계적으로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단점이었던 시선을 의식하고 타인을 신경 쓰던 습관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돈, 명예 세속적인 욕망들을 벗어나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물리학 공부에 정진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독서는 장점이 정말 많습니다.
사범대학 새내기 L의 서재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데 독서가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 “그냥 책 읽을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공부할래요”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희 학년부터 자기소개서가 사라지고, 독서 활동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굳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만약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제가 서울대학교에 오지 못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독서 활동이 반영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독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데 여전히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수업 시간에 배우는 내용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관련된 내용을 학습하는 주도적인 학업 태도를 키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즉, 책을 읽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수업 시간에 배운 것만 학습하는 수동적인 학생’의 모습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꼭 어려운 책이 아니더라도 여러분이 관심 있는 분야나 수업 시간에 배우는 내용과 관련 있는 책에서부터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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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종말
토드 로즈(정미나)
21세기북스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처음 책 제목을 보았을 때 ‘왜 잘만 쓰고 있는 평균이 갑자기 종말한다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어 호기심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평균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처음 등장했는지와 산업과 교육에 적용되는 과정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평균의 허상을 3가지 법칙을 통해 설명을 시도하고 나서 어떻게 하면 평균에 의존하지 않고 바르게 판단할 수 있을지 논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변화했지만, 가장 크게 영향을 받았던 부분은 저의 교육관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사람마다 배우고 성장하는 방식과 속도는 제각각임에도 모든 사람의 평균에 맞추어 단 하나의 교육과정만을 동시에 따르게 하는 것은 개개인의 특성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친구들의 학습을 도우며 단순히 성적에 의존한 학습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이해가 부족하고 조언이 필요한지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 지적인 영역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여러분을 성장시켜 줄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후배 여러분도 나를 위해 읽을 책을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후회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농업생명과학대학 새내기 H의 서재
제게 독서는 높은 지식의 경지에 오른 분들의 생각을 배우며,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인가를 발견할 수 있게 해준 활동입니다. 훌륭한 쉐프들은 자신의 요리에만 몰두하며 자신의 요리만 맛보려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다양한 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식재료, 다양한 조리 방법, 다양한 쉐프들의 요리를 맛보며 자신의 요리를 완성해 나갑니다. 지식을 배우고 활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지식의 조각만을 손에 쥐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 나갈 수 있는지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배움을 어떻게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힘이 약합니다. 그리고, 좁은 견문으로 배운 하나의 활용법을 곧 자신의 생각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아는 타인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은 엄연히 다른 것입니다. 책은 다양한 저자의 지식 활용법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넓은 견문을 가질 수 있게 해주고,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아는 타인의 생각에서 더 나아가 자신만의 지식 활용법, 사고, 가치관 등을 형성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 활동이 서류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할 지라도, 진정한 학습자라면 학습과 독서를 불가분한 관계로 생각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또한, 독서했다는 사실 그 자체는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독서의 결과인 자신만의 생각과 지식의 깊이는 자연스럽게 평가의 과정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그렇기에, 독서가 완벽히 평가 대상에서 배제되었다고 생각하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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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김명철)
와이즈베리
이 책은 제가 지금까지도 “무엇이 정의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 세상은 궁극적으로는 모두 ‘정의’를 좇는 중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보편적인 정의의 의미는 존재하겠지만, 세부적인 정의에 대한 뜻은 상대성을 지녀 각자가 생각하는 의미에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이로 인해 완벽하게 정의로운 세상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을지라도 우리는 그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간 ‘보편적으로 합의된 정의라는 것은 무엇일까?’ ‘개인의 옳음에 대한 합의점은 어디일까?’라는 물음에 의문을 던져볼 계기는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이것은 정의인가?” 그렇다면 “또 다른 이것은 정의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저자의 결론도 그렇듯 말입니다. 이와 같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정해진 답이 없는 질문은 제게 계속해서 자신만의 결론에 도달하고자 하는 동력을 주었습니다. 그 동력은 지금까지도 제가 보다 다양한 것을 접하고 다양한 문제에 도달하며 답을 찾아가고자 하는 열정을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소개하고 싶은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