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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에 오기까지

Why So Serious?

최민성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 소비자학전공
인터뷰 사진

소비자학과는 전국 종합대학 중 단 14개 대학만이 개설하고 있는 학과이다. 심지어 소비자학만을 단독적으로 다루고 있는 학과만 포함한다면 개수는 더 줄어든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 소비활동의 중요성이 확산되고 소비자의 역할이 증대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학과이기도 하다. 인문사회분야의 사회과학계열에도, 자연과학분야의 생활과학계열에도 포함되는 소비자학과에 재학 중인 최민성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소비자학과 20학번에 재학 중인 최민성이라고 합니다.

소비자학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는 소비자의 복지 향상과 건전한 소비문화 형성을 위해 필요한 이론을 학습하고 실제를 연구하는 학과입니다. 소비는 욕구를 충족시킬 뿐 아니라 사회생활, 대인관계, 사람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줘요. 또한 과학기술의 발전, 소득수준의 상승, 산업구조의 복잡화 등으로 인해 여러 소비자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요. 이로 인해 소비활동의 중요성이 확산되면서 소비자자원의 합리적 배분과 관리 및 사용에 관한 연구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왜 소비자학과로의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나요?

원래는 상경계열을 희망했었는데 관심 계열에 대한 정보를 찾다 보니 소비자학과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여러 학과 중 소비자학과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소비자학이 현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평생을 소비자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소비자로 살아갈 텐데요. 그런 점에서 소비자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건전한 소비문화를 형성하겠다는 학업목표를 가진 소비자학은 많은 사람들에게, 어쩌면 모든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더불어 소비자라는 불멸의 개념을 다룬다는 점에서 전망도 좋다고 생각했고요.

실제로 전공을 배워보니까 어때요? 예상과 차이가 있나요?

아직 1학년이라 전공을 깊게 배우진 않았지만 괴리감은 느끼지 못했고 전공의 첫인상도 매우 좋아요. 사실 대학교 전공 공부라는 게 어렵고 딱딱하기만 할 거라고 생각해서 부담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배워보니 생각보다 재밌고 매력 있었어요. 특히 실생활과 연관된 내용이 많다 보니 더 흥미롭기도 했고요. 그래서 예상보다 더 전공에 만족하며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그렇다면 전공 시간에 배웠던 실생활과 연관된 내용을 몇 가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코스트코나 이케아와 같은 대형매장은 일반 매장보다 큰 지대 비용과 관리비를 충당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팔아 이윤을 남기잖아요. 겉으로 보기에는 이윤을 남길 수 없는 구조인데. 이런 대형매장들이 어떻게 소비를 유도하고 이윤을 창출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이외에도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진화심리학적 요인, 할인 효과, 광고전략, 남녀소비패턴의 차이 등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눈치 채지 못했던 기업의 소비유도전략이 눈에 띄기도 해요. 매장에 들어서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곳에 생필품이 배치되어 있는 게 이제는 보이더라고요.

전공에 필요한 역량도 궁금해요!

우선 학문적 유연성을 가진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아요. 소비자학은 학문 특성상 법학, 심리학, 경제학 등 여러 학문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학문에 겁먹지 않고 도전하며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요. 그리고 성실성, 책임감, 친화력 등이 있으면 좋겠네요. 소비자학과 전공은 팀플, 즉 조별과제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대인관계 기술이 부적절하거나 불성실하면 좋은 결과를 얻어내기 힘들거든요.

기억에 남는 팀플 경험이 있나요?

아직 대학교 팀플은 크게 경험하지 못해서 고등학교 때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2학년 국어 시간에 ‘유진과 유진(이금이)’이라는 소설을 읽고 주인공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구성하는 가상의 대화 보고서를 작성한 기억이 나요. 사실 팀원들과 수행평가나 팀플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서 많은 충돌을 겪었는데요. 항상 나와 맞는 사람하고만 팀플을 할 수는 없잖아요. 오히려 많은 마찰을 겪고 그 사이에서 소통창구를 강구해 나가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생활기록부에도 말씀하신 역량이 드러났다고 생각하시나요?

모든 과목에서 의미 있는 학업적 고민을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이는 과목별 세부능력특기사항에 기재되었겠죠? 창체활동을 통해 각 과목에서 한 고민을 융합시켜 결과물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고민의 과정에서 다른 과목에서 배운 것을 끌어오기도 했어요. 학교 정기 커리큘럼 외의 과목들이 방학, 방과후 등을 통해 개설되면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계열과 관계없이 과학축전, 수학축전 등에도 참여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제가 말씀드린 역량이 보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고등학생들이 어떤 공부를 하고 소비자학과에 진학했으면 좋겠나요?

일단 소비자학이 어떤 것인지 최대한 알아보고 오면 좋을 것 같아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소비자학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 채 입학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주변 지인에게 학과를 소개할 때 ‘그냥 경영학과 비슷한 과?’라고 얼버무리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소비자학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관련 도서도 읽어봤으면 해요. 개인적으로 저도 소비자학을 더 알아보고 입학할 걸 조금 후회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소비자학은 학제적인 성격이 워낙 강해서 어떤 공부든지 하고 오면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조금 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학과 홈페이지는 꼭 읽어보는 게 좋아요. 전공 소개, 연구 분야, 연구실, 연구 사례 등이 자세하게 나와 있거든요. 또 경영학과와의 차별점을 꼭 숙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하나 추천해드리자면 트렌드코리아(김난도)가 떠오르네요. 소비자학과와 관련된 책 중에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흥미로운 내용이 많은 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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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에 관한 질문도 드려볼게요. 자신의 입시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제 입시는 ‘노력’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고등학교에 다니는 3년 동안 제가 할 수 있는 활동은 전부 찾아서 참여했거든요. 막연히 상경계열로 진학하겠다고만 생각했을 뿐, 구체적인 진로는 정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우선 가능한 다양한 활동을 하자는 마음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알차면서도 풍부한 생활기록부를 만들 수 있었고 자기소개서에서도 저만의 스토리를 적어낼 수 있었어요. 수업, 내신, 수능, 여러 비교과 활동까지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없어요. 특히 비교과 부문에 있어서 인터넷으로 정보도 많이 찾아보고 선생님들이나 선배님들에게 조언도 구하면서 발로 열심히 뛰었습니다.

진짜 이렇게까지 해봤다 하는 활동이 있나요?

최후통첩게임의 결과를 재해석하는 소논문을 작성한 게 떠오르네요. 경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깨달음부터 시작해 학교 정규 커리큘럼 외의 경제 수업을 수강하기도 하고 순천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님과 학업적으로 많은 소통을 하기도 했어요. 그중에 흥미 있는 주제를 골라 기존의 연구와 다르게 결과를 해석해보기까지 했고요. 이 과정을 통해 사고의 폭도 넓히고 통계학적 방법론을 활용해 보기도 했어요.

의미 있었던 활동 종류가 있었을까요?

여러 번의 토론이 기억에 남아요. 수업 시간에 진행되는 소규모 토론뿐 아니라 전교생 단위의 토론대회까지 빠짐없이 참여했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스피치에 대한 거부감이 점점 없어진 것 같아요. 성격이 소심한 편이라 말을 잘 꺼내는 편이 아닌데, 스피치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말이 잘 나오더라고요. 또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문 능력도 상승한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토론 주제가 무엇인가요?

‘집에 숨어있는 친구를 찾는 살인자에게 거짓말을 해야 한다.’라는 주제가 기억에 남아요. 의무론을 다룬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기반으로 진행된 토론이었는데 윤리와 사상 교과서를 찾아보면서 조건부 의무론 등 여러 의무론을 탐구했던 기억이 나요. 같은 의무론을 주장함에도 이론적 차이를 찾아내 서로의 논리를 반박할 수 있다는 게 신선했습니다.

토론을 통해 배웠던 학업에 임하는 자세가 있나요?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왜?’라는 질문이 기본적이라, 일반 학업에도 질문을 많이 던지게 되었어요. 사실이라고 여겼던 것들에 질문을 던지고 원리를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나만의 스피치팁을 전수해주세요!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어차피 해야 하는 말이니까 ‘차라리 멋있게 해내 버리자!’라는 생각으로 자신감 있게 하는 게 중요해요. 평상시보다는 천천히, 최대한 유창하게 하려는 노력도 필요하고요. 강세, 억양을 활용하면 더 효과적인 스피치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눈을 마주치면 좋을 것 같아요. 집중을 끌 수도 있고 집중도를 확인할 수도 있거든요.

학업적 위기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수학, 과학 과목을 정말 못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때 공통으로 물리1, 화학1 과목을 이수해야 했거든요. 시험 준비를 하는데 문제에 손도 못 댔어요. 그래서 일단 근처 서점에 있는 모든 문제집을 전부 샀어요. 한 과목당 7-8권 정도였는데 한 권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공부했습니다. 이렇게 준비를 하고 시험에 응시하니 문제를 보자마자 풀이가 직관적으로 떠오르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숙독이 된 것 같아요. 수학은 1학년 때 큰 충격을 받았었는데 겨울방학을 이용해 정말 열심히 했어요. 하루에 7시간 이상을 수학 공부에 몰두했던 것 같아요. 그랬더니 2학년부터는 성적이 오르더라고요.

자신 있는 공부법도 소개해주세요.

주로 연상을 활용해서 암기했어요. 암기력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그냥 외우면 아무리 열심히 외워도 조금만 지나면 다 잊어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연상을 활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사 공부를 할 때, ‘정몽주’와 ‘정도전’이 헷갈리면 ‘정도전은’ 새 나라 건설에 ‘도전’한 인물이라는 식으로 암기했어요. 어떤 방법으로든 암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 웃기더라도 최대한 연관성을 만들어 공부하는 거예요. 이렇게 하니까 훨씬 기억에 오래 남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고등학교 생활에 임하신 것 같은데 아쉬운 부분도 있나요?

다시 돌아간다면 조금 더 자존감을 지키면서 생활하고 싶어요. 결과적으로 서울대학교에 합격해서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고등학생 때는 서울대학교에 진학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거든요. 저 스스로 제 한계를 정해 놓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심리적으로 힘들 때 저를 깎아내리기도 한 것 같고요. 그래서 만약 다시 돌아간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조금 더 즐겁게 고등학교 생활, 그리고 입시를 해내고 싶어요.

자존감을 조금은 잃어가면서도 치열하게 입시에 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는 ‘당장은 꿈이 없으니까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의미의 공부가 제 나름대로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할 수 있기도 했고 다른 것보다 자신이 있기도 했고요. 이후에는 지금까지 노력한 것이 아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미래를 계획하고 그 길을 밟아나갔다기보다는 현재 이룰 수 있는 것에 충실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앞으로 어느 진로로 나아가고 싶나요?

솔직히 구체적인 진로는 정하지 못했어요. 끊임없이 제가 좋아하는 것인 무엇인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찾아가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법조인을 꿈꿔보기도 했고 옷을 좋아해서 의류학과 복수전공을 고려하기도 했어요. 최근에는 경제 관련 공부를 해볼까도 고민 중입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진로를 찾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기회가 오면 주저하지 않고 잡으려 해요. 또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고요. 학교문학대회에 시를 제출한 적도 있고 드라마, 영화, 책, 주변인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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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고등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시겠어요?

공부가 인생의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말고 학업과 삶의 밸런스를 맞췄으면 좋겠어요. 학업과 삶의 균형 스라밸(Study&Life)을 맞추랄까? 또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요. 이 또한 지나가니까요.

전지나 사진최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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