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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에 오기까지

기계공학. 현대 산업 발전의 핵심

조용준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인터뷰 사진

현대 사회의 기반을 세운 공학 기술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여러 답변이 나올 수 있겠지만, 결국, 역학이라는 근본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공학 기술의 근간이 되는 기술들을 연구하는 곳이 바로, 기계공학이다.
자, 그럼 이제 미래의 기계공학의 선두에 서게 될 공학도를 만나보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21학번으로 기계공학부에 입학하게 된 조용준이라고 합니다.

기계공학부에 대한 간단한 소개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기계공학이라는 학과를 들었을 때, 막연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이언맨 같은 로봇이나 트랜스포머 같은 자동차인 것 같아요. 하지만 기계공학은 로봇이나 자동차 이외에도 정말 많은 분야와 연관된 전공입니다. 사실 기계공학은 외국의 Mechanical Engineering을 직역한 말이라, 한국에서 ‘기계’라는 단어의 어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의역하자면 물리학 중에서도 Mechanics, 즉 역학과 관련된 응용 학문을 다루는 전공이라고 설명할 수 있죠. 역학 중에서도 동역학, 열역학, 유체역학, 고체역학, 통계역학 등등 많은 하위 분야가 있고, 이를 응용한 공학 기술은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이러한 응용 학문을 바탕으로,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에서는 산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 기술을 연구하며 현대 산업 발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기계공학부라는 전공을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학창 시절에는 장기적인 미래를 고민하기보다 당장 해야 하는 일들에 집중하는 성격이었어요. 앞으로 해야 할 것을 생각할 여유를 가지기에는 내신이나 비교과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죠. 그래서 저는 3학년을 앞둔 겨울방학부터 저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쉽게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고민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저의 가치관이나 직업관을 형성할 수 있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진로로 방향을 정해야겠다는 확신이 생겼고, ‘내가 뭘 좋아하고 무엇에 흥미를 느낄까?’라는 원초적인 질문부터 고민했습니다.

입시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저는 수시와 정시 전형을 모두 대비했습니다. 저희 학교의 내신 시험이 수능과 유사하게 출제되기도 했고, 스스로 공부하면서도 내신과 수능을 크게 구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내신 공부를 하면서 수능을 대비했고, 시험에 따라 시간 배분만 신경 썼습니다. 이러한 부분들 덕분에 입시 기간 내내 멘탈이 크게 흔들리는 일 없이 잘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의 인생에서 1년이 넘는 오랫동안 하나의 시험을 준비해본 건 수능이 처음이었는데, 1년 동안 꾸준히 공부했던 것이 입시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입시와 관련된 고민이 있을 때는 모두 학교 선생님과 상의하고 결정했어요. 선생님들께서 모두 입시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라, 미숙한 부분이 있거나 도움을 받고 싶을 때마다 찾아가서 여쭤보고 해결했습니다. 학업적인 부분 이외에도 작년과 다른 입시 제도나 선배들의 진학 실적, 지원 전략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 덕분에 입시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저를 진심으로 아껴주셨던, 그리고 합격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하셨던 모든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입시를 준비한 기간이 저에게는 감사한 일들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노력한 만큼 성과로 이어졌고, 좋은 학교에서 좋은 선생님들께 배울 수 있었던 것과, 교수님들께서 면접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저라는 사람을 알아봐 주신 것까지, 모두 한없이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입시 준비과정에서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어요. 입시 기간은 결과에 따라 본인이 노력한 과정을 평가받는 시기라, 자기애가 부족해지거나 본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기간이에요. 그래서 본인 스스로가 본인이 노력한 과정을 인정하고, 입시를 함께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하면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본인이 노력한 과정을 되돌아보고, 잘한 점은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다그치면서, 하루하루 본인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러면 혹시 기계공학이라는 전공에 필요한 역량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기계공학 전공 자체가 물리와 많은 연관성이 있고, 공과대학에서는 수학이 중요해서 수학, 물리학에 흥미가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학과라고 생각해요. 졸업 이후 진로의 선택지가 다양하고 다른 전공과의 연관성도 많아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더욱 좋습니다. 많은 영역과 관련이 되어 있고 파생되는 응용 학문도 많아서,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발견하는 역량이 있다면 추천합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는 관악산 중턱에 있는 301동을 사용하고 있어서 등산을 좋아한다면 더욱 즐거운 캠퍼스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서울대학교 등산은 그리 추천해 드리지 않지만… 좋습니다. 그러면 고등학교 시절에 아쉬웠던 부분이 있을까요?

음... 사실 저는 고등학생으로 후회 없이 3년을 보내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지금을 더 즐기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래도 고등학생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시간을 내서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보고 싶어요. 요즘은 인터넷으로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고, 여러 동영상 플랫폼과 SNS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었지만, 책이 제공하는 정보의 깊이를 따라가지는 못한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은 친구들을 사회에 나와서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는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독서의 가치를 느끼고 있긴 하지만 자주 읽는 물리학이나 수학 서적을 제외하고는 흥미를 갖고 읽기가 쉽지 않네요. 읽다가도 끝까지 못 읽고 덮어버리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기도 하고요. 만약 고등학교로 돌아간다면 경제학이나 코딩 분야의 책을 탐독하고 싶어요. 최근 관심이 생긴 시카고학파의 경제학을 배우거나 주식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고 싶기도 하고, 파이썬을 배워서 머신러닝 기술도 익히고 싶은 마음입니다.

탐구 정신이 강하시군요! 혹시 그렇다면 고등학교 때 힘들었던 기억이 있을까요?

고등학교 3학년 미적분 중간고사에서 마킹 실수를 해서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노력한 거에 비해 결과가 안 나오니까 정말 아쉬웠고, 자신을 탓하면서 수시 전형에 대한 걱정도 많아졌어요. 그때 잠깐의 위기가 왔었는데, 마음가짐을 바꾸면서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었어요. 오히려 결과에 상관없이 스스로가 노력한 과정을 칭찬하면서 자존감이나 자기애도 높아지고,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 의미를 두는 마음가짐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더 중요한 시험에서 마킹 실수를 하지 않는 경각심을 길렀다고 생각하면서 내적 성장의 기회로 여겼더니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가끔 집중이 안 될 때는 선생님을 찾아가 상담하면서 이겨낼 수 있었어요. 저는 대화하는 걸 좋아해서, 선생님들께 좋은 얘기를 들으면서 마음을 다잡았던 적이 많습니다. 제가 찾아갈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셨던 3학년부 선생님들, 지구과학, 지리, 경제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여러 선생님께 저의 고민을 털어놓고 같이 고민하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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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다음 질문입니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이 있나요?

조지 가모브의 ‘물리 열차를 타다’와 삼국지를 인상 깊게 읽었어요. ‘물리 열차를 타다’는 물리에 대해 제대로 배우기 전에 읽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물리의 전반적인 관념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물리학을 이해하는 과정에 흥미를 느끼게 해준 책이고, 물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삼국지는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는 책인 것 같아요. 사실은 어렸을 때도 워낙 접할 기회가 많아서, 만화책으로 굵직한 사건이나 주요 인물들을 다 알 수 있었죠. 그리고 고등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소설 삼국지를 읽었는데, 다 아는 내용임에도 서사의 전개나 인물 하나하나가 정말 개성 있게 느껴졌어요. 그 뒤로도 여러 버전의 삼국지를 읽으면서,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아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 했던 의미 있는 활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입시 위주나 생활기록부 기재만을 위한 활동을 지양했어요. 제가 워낙 관심 있는 분야가 많기도 했고, 남들이 다 하는 걸 하기보다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특히 고교생 토론대회에 출전했던 경험에서는 배울 점도 많았고, 개인적으로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 대회는 가짜뉴스 방지법에 대한 찬반 토론으로 진행되었는데, 사실 주위에서는 만류했어요. 완전히 생소했던 법이나 정치, 언론 등의 다루는 대회라 저의 생활기록부나 진로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했고, 무엇보다 내신 기간에 시간을 많이 뺏길까봐 주위에서 걱정하시더군요. 그런데 오히려 저는 해보고 싶다는 강한 고집이 생겼어요. 흥미로운 분야에 스스로 도전하는 것을 즐겼고, 대충한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누구보다 악착같이 준비했어요. 그렇게 학교 대표로 선발되어서 지역 대회에 출전하고, 예선을 거쳐 전국대회 본선까지 가는 동안 정말 많은 걸 느낀 것 같아요. 준비과정에서 아무리 많은 경우의 수를 대비해도, 토론 상황에서는 항상 다른 변수에 대처해야 했어요. 팀메이트와 함께 라운드마다 강한 상대를 대비하고, 여러 쟁점에 대한 전략을 세우면서 피곤하거나 지치는 일도 없이 정말 재미있게 즐겼던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상대방에게 맹목적인 반대보다 존중을 우선시하는 미덕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적인 문제를 법이나 언론, 이념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공계를 지망하는 학생이 인문계에서 그런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남들과 다른 활동을 접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더 큰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저의 전공 이외에 많은 분야를 접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진로가 무엇인가요?

학부에서는 전산유동역학으로 유체유동을 해석하는 방법이나, 자동화시스템 제어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어요. 학부를 마치고는 대학원에 진학해서, 전공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후에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최근에는 변리사라는 직업에도 관심이 생겼고, 취업이나 창업 등 여러 방면에서의 가능성도 생각해보고 있어요. 그 직업을 평생 가지지 않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쌓아서 발전하고 성장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인 목표는 스타트업이나 벤처 기업을 운영하고 싶어요.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사회의 여러 방면을 경험하면서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가득한 새내기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기록을 보던 중에 문득 깨달은 점이 있었다.
인터뷰하는 나 자신도 분명, 과거에는 의미 있는 무언가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포부를 다 잊어버렸다. 정확히는 학업에 지쳐 포부를 뒷전으로 미룬 것에 가까웠다.
인터뷰는 이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를 도와준 조용준 인터뷰이에게 감사를 드리며, 부디 좋은 공학도로 피어나길 기원하는 바이다.

명승현 사진조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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