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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에 오기까지

가르침을 실현하는 길을 찾아, 국어와 교육이 이루는 에움길

박상하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이다영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인터뷰 사진

누구나 한 번쯤은 선생님이 되어 교단에 서 보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흔히 아이들은 자신이 가장 가까이서 보고 자란 사람을 모델로 삼아 꿈을 키워나간다고들 말하는 것처럼, 학생들이 초중고 12년 동안 어쩌면 가족만큼의 시간을 같이 보낸 ‘교사’란 직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선생님, 그중에서도 국어선생님이 되고자 입학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있는 20학번들을 인터뷰해보았다. (좌 이다영, 우 박상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상하  안녕하세요, 국어교육과 20학번 박상하입니다. 대구 소재 일반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지방의 학교 친구들이라든지 서울대를 많이 못 가는 학교의 친구들이 많이 볼 것이라 생각해 도움 주고 싶어서 인터뷰에 지원했습니다.

다영 같은 20학번 이다영입니다. 인천 소재 자율형사립고를 졸업했고, 상하와는 또 다른 방향으로 많은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인터뷰에 지원했습니다.

아마 근 1년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대학 생활을 보냈을 것 같은데, 어땠어요?

상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교수님과의 온라인 줌(ZOOM) 수업입니다. 서로 처음이다 보니 조작에 힘들었던 점이라든가, 갑자기 사라지신다든가, 채팅창을 막아두셨는데 질문을 받으신다든지 등등 슬프지만 웃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이 많았던 것 같네요. 이런 인간적 면모를 보면서 교수님들에 대한 무서운 이미지들이 조금 누그러진 것 같기도 해요. 그냥 고교 선생님이랑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다영  온라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최대한 많이 찾아보려 했어요. 이번 2학기 학내 대학생활문화원의 스친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공감의 대화법’을 통해 같은 조원끼리 대화를 나누고 상담 기법도 적용해볼 수 있었어요. 사실 2학기에 생활 지도 및 상담 과목을 들었는데 그 수업에서 배운 것을 조원과 적용하는 것이 재밌더라고요. 비대면임에도 불구하고 조원과 함께 배우고 친해질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다양성 위원회라는 인턴십 프로그램도 참여했어요. “서울대 구성원 간 벽 허물기”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특히 다양한 외국인 구성원과 새내기의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 형식으로 전달하는 팀에서 활동했는데, 온라인 상황에서 나름 활동해볼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국어교육과는 어떤 학과인가요?

상하  국어와 교육을 많이, 두루 공부하는 곳이에요. 아마 교육이 국문과와의 주된 차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그런데 한 학년 겪어보니까 생각보다 국어에만 초점을 두고 배운 것 같기도 합니다. 국어국문학과와 베이스는 같지만 교육을 많이 배운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영  국문을 포함해서 다양한 인접학문(매체 등)에 대한 것과 교직도 배우고 국어교육에 관한 내용도 배우는 것 같아요. 교육도 중요한데, 굉장히 다양한 분야와 학교 공간 자체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국어교육 전공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무엇인가요?

상하  만났던 선생님 중에 좋아했던 선생님이 전부 국어선생님이셨어요. 선생님을 좋아하니 국어도 좋아하고 선생님을 잘 따르게 되고 하는 선순환이 이어졌던 것 같네요.

다영  상하가 같은 이야기를 해주어서 다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지금도 그런데, 항상 하고 싶은 것 많고 꿈도 많고 해서 진로 고민이 많았어요. 어떤 과를 지원해야겠다 정하지 못한 상황이라, 여러 선택지를 놓고 보다가 학교생활기록부를 훑어 봤어요. 모든 성적과 활동 등이 국어교육과를 가리키고 있더라고요. 마음속 깊이 인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과를 원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레 국어교육과 전공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아마 다들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아, 생각하고 이 학과를 준비했을 것 같아요.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선생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상하  정말 많은데, 한 분을 꼽자면 고3 국어 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모교를 졸업하시고 계속 교단에서 가르치시는 선생님이셨고, 당시 비문학 수업을 들었어요. 고3 수험생은 안 그래도 잘 참여하지 않고 수동적인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열정적으로 온몸을 다 써가면서 수업하시는 상황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우리도 고3 수업이라는 특수한 상황의 애환을 다 아는지라 괜히 열정이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고, 그래서인지 선생님 수업을 열심히 들었어요. 그리고 자소서도 봐주시고 주말에도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학생이 흥미를 가질 수 있을 때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끈기, 최대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액티브하게 수업을 진행하는 능력을 본받고 싶습니다.

다영  정말 고등학교 생활 내내 가장 큰 영향을 주신 국어선생님이 계세요. 고 1,2 때 국어를 가르치셨고, 거의 문학을 가르치셨는데, 매 수업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시는 게 느껴져서 정말 깊게 몰입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스윗하셨죠. 국어 관련은 물론 수업 외적으로도 학생들의 이야기를 너무 잘 들어주시고, 비담임이셨는데 담임선생님과 반 사이 갈등 있을 때도 가장 먼저 달려가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선생님이셨어요. 항상 존재 자체로 의지가 되는 분이라서 저도 그렇게 학생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사진

입시의 전반적인 과정이 궁금합니다.

상하  입학 시에는 남들 하려는 것은 최대한 하고 싶어서 남들 하는 것만큼 뒤처지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괜히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것처럼 무작정 여러 대회에 참가하느라 힘들게 지냈어요. 학생회하고 동아리장 정도는 해야 한다는 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공부에 집중을 잘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2학년 때는 원했던 학생회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제가 할 수 있는 선을 만들고 그 안에서 노력했어요.
학생회는 제가 꼭 해보고 싶은 활동이어서, 애정을 쏟았고 그만큼 결과도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친구들로부터 제가 엄마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아마 숙제 챙겨주고 리스트를 만들고, 반에 애정을 많이 쏟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2학년은 외부 활동보다 공부에 중심이 잡혀가는 시기였고, 3학년 올라와서는 수시 정시보다도 성적을 올려보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계속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학교에 가방 두고 물통만 들고 왔다 갔다 하고 집에서는 잠만 자고 공부했어요. 원서 철에는 다소 예민했던 것 같은데, 자소서에 혼을 쏟느라 두세 달 동안 공부도 못 했죠. 태풍 부는데 학교 와서 자소서 쓰고 고생했던 것이 생각나네요. 원서 접수 이후에는 정, 수시 다 준비를 했어요. 야식 사주시면 친구들이랑 같이 공부하고, 모의고사 많이 푸는 대결도 하고 등급 컷도 예측해서 맞혀보는 등 별것도 아닌데 재밌게 보냈던 것 같아요. 수능 치고 나서는 면접을 준비하고 잘 되어서 입시가 끝이 났습니다.

다영  저는 기숙사형 학교에 다녔어요. 입학 당시에는 제가 중학생 때 전교 일등을 여러 번 했는데, 고교 와서는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많겠지?’라고 떠올리며 잘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커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공부만 열심히 해야 되는 건지, 다른 활동도 열심히 준비해야 되는지 고민하다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욕심도 많아서 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학년 때는 대회,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팀플 느낌의 수행평가를 하면서, 교과 외적 지식을 쌓으려고 노력했어요. 2학년 때도 비교과와 교과 균형을 맞추는 고민을 했고 동아리 대회에도 많이 참가했어요. 비교과로 빠져나가는 시간이 있으니 남은 시간에 최소 시간 최대 집중을 항상 염두에 두었죠. 오래 앉아있다고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은 아니기에 최대한 집중해서 공부했어요. 3학년 때는 정시와 수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두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죠. 하루에 공부할 양을 정해놓고 끝내놓은 다음 자소서를 썼어요.

인터뷰 사진

가장 의미 있었던 활동이 궁금합니다.

상하  고3 학생회 부회장 경험이요. 우리 졸업 해부터 학사모와 옷을 마련하게 되어 디자인을 결정해야했어요. 당시 기말고사 기간이라 일주일 남았는데, 저랑 학생회장이 유명 고등학교 학사복과 모 대학의 디자인을 따서 고르는, 저희가 먼저 결정을 하고 학생들에게 통보하는 식으로 시작하려 했어요. 그런데 두 명이서 디자인을 고르다보니 당연히 모두의 동의를 쉽게 얻긴 힘들었어요. 각자 마음에 들어 하는 디자인이 다르니까요. 어떻게 해도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최대한 모두의 동의를 구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열세 반을 돌아다니며 옷이 이런데 어떤 것이 좋을지 일일이 물어봤죠. 학교 학생의 참여에 있어서 의견 수렴의 어려움과 효율적으로 감정 상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 어느 정도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결론도 내릴 수 있었어요. 그리고 고3이라 희생이 지니는 가치가 더 크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그리고 여기서 공부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교사가 된다면 의견 충돌이 있을 텐데, 그 사이에 교사로서 어느 정도의 희생과 열정을 쏟을 필요는 있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다영  국어교육하고 관련 없을 수 있는데, 문과지만 이과 친구들이랑 같이 했던 활동이요. 고2 때 교내 테마 탐구대회에서 물 부족 문제와 관련해 큰 금액이 들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목표로, 알고 있는 문과적 지식과 친구들의 기술적 지식을 합쳐서 나름 쏠쏠하고 유용한 정수 시스템을 설계했어요. 이 주제로 수상을 하기도 했고요. 그때 과학적 지식을 많이 알지는 못했지만 다른 분야 친구 만나며 과학적 탐구 태도를 기를 수 있었어요. 교사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관심사가 다른 학생들도 포용하고 이해해줄 수 있는 관점이 필요할 텐데 이를 경험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교과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융합하여 실제로 누군가에게 필요한 환경을 조성해볼 수 있었던 게 정말 의미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업 역량일 텐데, 나만의 공부법이 있다면?

상하  전반적인 내용을 백지에 복습했어요. A4용지에 그날 배운 것을 다 적었죠. 체육 이런 과목을 빼면 5~6과목 정도인데, 기억나는 것을 다 적고 다시 교과서 펼쳐서 보충해서 다시 또 한 번 적었어요. 처음에는 예를 들어, 국어 ‘별 헤는 밤’에서 열거법, 반복법 같은 것밖에 기억이 안 나는데, 교과서에서 다른 개념도 복습하고 하다 보면 서술형 시험에도 도움이 돼요. 1~2주 하면 문장으로 ‘별 헤는 밤에서는 담화체 형식을 사용해 시어를 열거하고 반복적으로 제시해서 그리움과 애정의 정서를 심화시킨다.’와 같이 술술 나오게 됩니다. 따로 서술형을 대비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었어요. 수학 경우에는 문제집은 문제 확인용으로 두고, 연습장에 풀이 과정을 꼼꼼히 적는 식으로 7~8번 정도 반복하면서 풀어 전부 서술형까지 도움이 되었어요. 기타 과목 공부를 할 때는 메모장에 중요한 단어 위주로 적어서 생활 속에서 줄 서있을 때 보고, 상담 기다릴 때 보고 했었습니다. 영어 지문을 외우기 위해서 지문 낭독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서 급식시간에 들었던 기억도 있네요.

다영  이렇다 할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긴 한데, 국어에서 조금 생각을 해보면 고교 시험도 그렇고 수능에 연계 작품이 나오는데, 스스로 찾아보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같은 작가의 경우에는 다른 작품, 비슷 주제 작품 많이 찾아보고, 작가가 다르더라도 같은 주제를 가진, 표현법이 같은 작품을 꾸준히 찾아봤어요. 그러다 보니 실제로 시험에서 모르는 작품이 나온다 해도 기존에 학습한 것에 대입하면 쉽게 풀 수 있었죠. 비문학 같은 경우에 표 그리기나 도식화시키기를 많이 했었어요. 시각적인 것을 표현하니 더 어려운 지문도 빨리 이해할 수 있고. 기억에도 오래 남더라고요. 이를 통해 비슷한 주제나 관련 어려운 지문에도 배경지식 삼아서 이해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고등학교 때 생각했던 국어교육과와 대학에 와서 경험한 국어교육과에 차이가 있나요?

상하  고등학교 때는 확실히 가시적으로 구분되는 비문학, 문학, 문법 분야만 생각했어요. 근데 와서 연극, 매체, 한국어 등 여러 분야가 있더군요. 국어 자체가 모국어다 보니 모국어로 할 수 있는 모든 교육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많은 다양한 영역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컸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상하  요즘 진로 고민이 많습니다. 먼저 말씀을 드리면, 처음에는 교사를 해야겠다 싶어 들어왔어요. 그런데 교직 과목을 듣다보니 학교에서 선생님만 노력한다고 해서 무언가 바뀌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교 선배님이 교육평가 수업을 들었는데, 고3에 어차피 시행하지 않는데 이게 적용이 되냐고 하셨던 물음도 떠오르고요. 학교 현장과 배우는 과목의 격차가 있다고 생각해서 정책적으로 바뀌어야 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래서 교육부 공무원 등의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교사도 마음 속 진로이지만 전반적인 교육 정책에 대한 진로를 꾸려나가고 싶습니다.

다영  아직 확실하게 정한 것이 없어서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 일단 교사에 대한 생각을 늘 갖고 있기는 합니다.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주변에서 교사보다 더 영향력 있는 직업을 권해주시고, 더 다양한 직업도 알아보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해주세요. 요즘 교육 심리 쪽에 관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심리학 복수전공도 생각하고 있고, 교육 자체에 대한 흥미가 생기기도 했어요.

두 학우가 꿈꾸는 진로의 방향이 서로 같든, 다르든 각자가 품고 있는 가르침이라는 반짝이는 가치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앞서 들려준 치열한 이야기가 이를 보증한다. 이들이 국어와 교육, 그리고 국어교육을 위해 달려와 쌓은 지식의 창고를 어느 영역에서든지 소금처럼 쓸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라 감히 예상한다.

장효준 사진장효준, 박상하, 이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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