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곳에 오기까지
냉철한 치의학을 배우는 따뜻한 치대생

아로리 기자로서 첫 번째 활동은 20학번 과 후배 인터뷰 작업이었다.
코로나 시국이어서 비대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지만,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 후배와의 만남에 괜히 즐거워진다.
내 후배 중 최고의 ‘인싸’ 박민재 군이 치의학과를 선택하고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로리 기자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후배의 이야기를 랜선으로나마 들어본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서울대학교 치의학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서울대 치의학과는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학생들을 선발합니다. 관악캠퍼스에서 다양한 인문학, 자연과학적 지식을 쌓는 예과 과정과, 연건 캠퍼스에서 치의학에 대한 내용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본과 과정으로 나뉘죠.
예과 과정에서는 미래 예비의료인으로 자라날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성 교육과 비판적 사고력 향상 교육이 주로 이루어집니다. 특히 예과 과정에서 실시하는 ‘치의학 인문학 프로젝트’, ‘치의학 비판적 사고 프로젝트’, ‘치의학 사회공헌 프로젝트’ 등의 프로젝트 수업들은 치의학과 학생들이 조를 이루어 주도적으로 주제를 선정해 탐구하는 프로젝트형 수업입니다. 해당 수업에서 학생들은 학우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과정을 가질 수 있으며 이후에 의료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료문제 상황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역량을 기르게 됩니다. 예과 3년 동안 기본적 교육을 마치면 영어 성적과 사회봉사 성적을 충족한 이후 본과에 진학하게 됩니다. 학생들은 본과에 진학하면서 보다 전문적인 치의학, 의학, 생리학적인 지식을 배우고 이를 토대로 치과의사로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게 됩니다. 그리고 국가고시를 통과하게 되면 사람들의 치아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과의사가 될 수 있고 이후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쳐 전문의 자격을 딸 수 있게 됩니다.
치의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치의학 전공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려서부터 제가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직업이 치과의사였어요.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그분들의 삶에 푹 빠질 수밖에 없었고, 막연하게 치의학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캠프를 통해 치과의사가 하는 일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었고 의료 현장에서의 치과의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치과의사의 꿈을 더 키우게 되었습니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의 어떤 점에 끌리셨나요?
가장 큰 것은 안정적이라는 것이죠. 제가 1년 동안 대학을 다니면서 느꼈던 것 중의 하나는 서울대학교라는 국내 최고의 대학에 진학해서도 많은 학우가 취업 때문에 크게 고민을 해요. 그런데 치의학과의 경우 7년 동안 공부를 마치고 국가고시에 합격하면 치과의사라는 전문직을 가질 수 있게 돼요. 그런 안정성이 치과의사의 가장 큰 매력이죠. 의학, 생물학에 관심이 많았던 것도 치의학이라는 학문에 끌린 요인이죠.
치대생 인터뷰에 다음의 주제가 빠질 수 없습니다. 바로 ‘의대 vs 치대’입니다. 이과 상위권 고등학생들이 입시를 준비할 때 고민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주제이죠. 대학 입시 때 의대도 염두에 두셨나요?
‘치대냐, 의대냐’하는 주제는 이과 상위권 학생들이라면 늘 고민하는 주제인 것 같아요. 실제 저희 부모님께서도 오히려 저에게 치대보단 의대를 권유하셨어요. 치과의사는 과잉 상태이니 의대를 가라고 권유하셨습니다. 고3 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수시 여섯 군데 모두 치대를 지원했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 고등학생 때 생각한 치의학과 이미지와 실제로 이건 다르더라 하는 것이 있나요?
치의학과에서 치의학만 공부할 줄 알았는데 예과생이다 보니 치의학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전공은 배우지 않더라고요. 치의학과 예과 과정은 치의학과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치의학 신입생 프로젝트’ ‘치의학 인간이해 프로젝트’과 같은 전공 필수 프로젝트 수업에서 혐오 표현과 노인 치료라는 주제에 대해 학우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기초 의학 통계학’이라는 전공 필수 과목이 있었는데 통계학과 코딩을 배우면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교양 과목도 수강하며 즐거운 학업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치의학 전공으로 코딩도 배운다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치의학과 코딩이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앞으로 치의학을 공부할 때 많은 논문자료에서 통계자료를 접하게 됩니다. 논문을 직접 작성하는 경우에는 통계를 사용하게 되죠. 기초의학 통계학 수업에서는 이러한 통계자료가 정말 통계자료로서 가치와 유효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실제로 ‘치의학 인간이해 프로젝트’에서 저희가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을 기초의학 통계학 수업 때 배운 프로그램을 이용해 그 유효성을 판단해보았습니다.
고등학교 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정말 열심히 노력하셨을 것 같아요. 공부가 힘들지는 않았었나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본인만의 방법이 있었나요?
열심히 했었죠(웃음). 제가 다닌 고등학교는 야간 자율 학습을 강제적으로 시키는 분위기였습니다. 그 때문에 12시까지 자습을 하고, 집에 가자마자 자고 6시에 일어나 학교에서 가서 계속 공부를 하는 일상이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도 많아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1학년 때는 연극부에 가입해서 즐겁게 활동하고, 때로 축구, 농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사실 시험기간에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지 평소에는 친구들과 즐겁게 지냈어요.
고등학교 때 읽은 인상적인 책이 있다면요?
치의학과를 희망했지만, 치의학 관련 책만 읽으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서울대학교 4번 문항이 인상 깊은 도서 3권을 소개하는 항목이었는데 책 세 권 중에서 치의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도서는 없었을 정도예요. ‘아픈 몸을 살다’라는 책이 인상에 남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39세에 심장마비, 이듬해에 고환암에 걸리는 생명에 위태로운 경험을 연달아 하게 됩니다. 그 당시 저자는 의사가 환자를 ‘아픔을 느끼는 인격체’로서 공감하며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치료해야 하는 숙제 정도로 여기는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그로 인해 실망을 많이 했었다고 해요. 그 책을 읽으면서 훗날 의료인이 된다면 환자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생각하는 치과의사가 될 거란 생각을 했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원래는 의학에 관련된 말이지만 치의학으로 바꿔볼게요. ‘치의학은 무엇보다 차가워야 하지만, 치과의사는 누구보다 따뜻해야 한다.’ 그 말처럼 의료현장에서 적용해야 할 치의학은 냉정하고 차가운 것이어야겠지만, 치과의사는 환자들에게 공감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난도 교수님의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라는 책도 인상 깊었어요. 특히 힘든 내 운명도 사랑하라는 의미의 ‘아모르파티’라는 말이 인상 깊었고, 그 책을 읽으면서 힘든 현실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치의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선 치과의사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 직종이에요. 공부를 지속할 힘이 가장 우선이죠. 그 외에 손재주와 공간 지각력이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환자에게 공감할 수 있는 마음도 필수지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본과 진학 후 생각하고 있는 진로가 있을까요?
아직은 예과생이다 보니 잘 모르겠네요. 초등학생 때 교정을 잠깐 받으면서 교정 상식을 신세대 사람들에게 어떻게 더 잘 전달할까, 교정에 자기장을 접목할 수 없을까 생각을 해봤었어요. 본과에 가서 보철과 교정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다면 진로를 구체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냉철한 치의학을 공부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예비 치과의사의 인터뷰였다.
환자의 입장에서 냉철하게 그러나 따뜻하게 치아를 치료해 줄 수 있는 의사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