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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에 오기까지

미래의 발전(發電)을 책임질 든든한 두 다리

이지현 공과대학 원자핵공학과
권형민 공과대학 에너지자원공학과
인터뷰 사진

기자가 약속 장소에 헐레벌떡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만나기로 했던 두 학생이 앉아있었다.
이런 인터뷰가 처음인 듯 약간 긴장된 분위기였지만
그들이 하는 말에는 각자의 학문에 대한 강한 열정이 담겨있었다.
인간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전기가 처음 발생하는 곳,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의 근원을 연구하는
원자핵공학과와 에너지자원공학과에 재학 중인 새내기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자기소개 한 번만 해주세요!

지현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막 1학년을 마친 원자핵공학과 19학번 이지현입니다.

형민  안녕하세요. 저는 에너지자원공학과 19학번에 재학 중인 권형민이에요.

지금 다니는 과는 어떤 걸 공부하는지 간략하게 소개 부탁해요.

지현  원자핵공학과는 크게 원자력 시스템, 핵융합 및 플라즈마, 그리고 방사선공학의 3가지 분야로 나뉘어요. 원자력 시스템 분야에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를 개발하거나 유지・보수하는 것을 배우고,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핵융합 및 플라즈마 분야에서는 요즘 세계적으로 관심이 많은 핵융합로를 개발하고,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플라즈마 기술을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것을 공부해요. 방사선공학에서는 원자력발전이나 핵융합뿐만 아니라 항공우주, 조선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방사선을 더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연구합니다.

형민  에너지자원공학과에서는 에너지 자원과 광물 자원의 탐사와 생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의 전체적인 운용 등에 대해서 배우고, 기후 변화와 관련 정책까지 연구합니다. 석유나 석탄 같은 전통적인 화석연료뿐만 아니라 지열, 바이오 에너지, 폐기물 에너지, 가스 하이드레이트 같은 신재생 에너지도 다루고 있어요.

전공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지현  저는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시간이 남거나 심심하면 서점에 있는 걸 좋아해요. 책 냄새 맡는 걸 좋아해서. 어느 날에는 국제기구 종사자 분들에 관한 책을 발견했고, 원자력 자체보다 국제원자력기구에 먼저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처음 보는 기구였는데, 일하고 계신 분들의 사명감이 정말 높았어요!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이기에 이렇게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시는지 궁금해지면서 원자력을 알고 싶어졌던 것이 첫 계기였고, 본격적으로 궁금하게 된 것은 물리 때문이었어요. 특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에 의해 매우 작은 양의 입자가 붕괴해서 지구 전체를 뒤흔들 만큼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잖아요? 제가 흥미로웠던 것은 이런 큰 에너지가 아니라 더 근원적인 궁금증에서 입자를 끊임없이 쪼갰을 때 발생하는 ‘작은 입자 딜레마’에 관심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작은 입자의 세계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다루기 때문에 원자력에 관한 관심으로 점차 발전한 것 같아요.

형민  저는 화학을 엄청 좋아했는데요, 처음에는 그저 교과 과정의 화학 공부만 즐겨 하다가 화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흥미를 느끼게 되어 더 깊게 공부하게 되었어요. 평소에 환경에 관심이 많고 사람들의 행복과 편리한 삶에 가치를 두고 있는데, 이것과 직접 연관된 분야가 화학에서는 에너지잖아요? 인간이 생존하는 것은 물론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수적이니까요. 적은 연료로 큰 에너지를 발생시키면서 폐기물이 적은 자원의 개발을 공부하면 딱 맞을 것 같아 에너지자원공학과에 지원하게 되었어요.

요즘에는 어떤 분야에 관심 있어요?

지현  미래에는 직업을 한 개만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요. 지금은 공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나중에 제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잖아요? 요즘에는 적정기술에 관심이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과학적 원리를 이용해서 사회에 공헌하고 싶어요. 아직 적극적으로 적정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음 한편에 자리한 꿈이에요.

형민  대학교 입학해서 알게 된 ‘에너지자원경제학’이라는 분야가 굉장히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자원과 에너지가 한정되면서 발생하는 현상과 자원 시장을 분석하는 과목이 있었는데, 지하자원의 거래나 석유 생산을 독점하는 국가들이 석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는 학문이에요. 그 과목이 흥미로웠어요.

들어본 전공과목이 있어요?

지현  아직 들어본 것은 없는데... 너는 있어?

형민  나는 제대로 배웠다기보다 전체적으로 훑어보는 정도? 저는 각각 1학점인 ‘에너지자원공학의 이해’와 ‘에너지자원공학실습’을 들었는데요. ‘에너지자원공학의 이해’ 과목에서는 저희 과의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하시는 교수님들께서 자신의 연구 분야를 소개해주셨어요. ‘에너지자원공학의 실습’ 과목에서는 울산 석유비축기지로 견학을 한번 다녀왔어요. 원래 저희 과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감을 잘 못 잡았는데, 그곳을 견학하고 나서 상당히 넓은 분야에 걸쳐 에너지자원공학이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기지 자체에 제가 상상하기만 했던 기술이 총동원되었다는 사실부터 석유비축사업이 정부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받았다는 것에서 저희 과의 미래를 아주 긍정적으로 보게 됐어요.

지현  저희는 ‘원자핵공학의 미래’라는 과목이 있는데 전공선택이라서 굳이 듣지 않았거든요. 들었던 친구들이 이야기해준 것들을 정리하면, 수업시간마다 교수님이나 대학원생 분들께서 오셔서 자신의 연구 분야를 소개해주시고, 팀 프로젝트로 원전의 경제성을 분석해보는 활동 등을 한다고 해요.

현재 전기 생산 관련 정책의 방향에 큰 변화가 있는 시기인데, 이와 관련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목표나 포부가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어요?

형민  제가 추구하는 것은 친환경적이고 사람들의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에너지인데요,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에너지의 혜택을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에너지 소외계층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도 에너지의 혜택을 보지 못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국제적으로 보았을 때 소외 정도가 더 심한 나라들이 많거든요.

‘에너지 소외’라고 말할 수 있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형민  우리나라를 예로 들자면, 생활고로 도시가스비를 납부하지 못한다거나 연탄조차 살 수 없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저는 값싸고 효율이 높은 에너지원을 개발해서 그런 분들도 따뜻하게 겨울을 나실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원자핵공학 전공자는 앞선 질문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은데요?

지현  가장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은 중립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에요. 모든 공학 기술은 삶에 필요한데, 단순히 정치적인 문제로 인식되는 것이 참 안타까웠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생각해왔지만,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줄이더라도 기술 자체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원전을 줄이는 정책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 양성이 중단되면, 훗날 기술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필요할 때 대처할 수 없게 되잖아요. 요즘의 사회 분위기를 보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미래에 언제라도 투입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겠다는 사명감이 있어요.

그렇다면 미래에는 어떤 분야의 원자핵공학 전문가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지현  인터뷰에 오면서 뉴스 기사를 하나 보았는데요, 요즘에는 원자력 분야 예산중에 대부분이 원전을 안전하게 보수하거나 해체하는 데 집중되어 있고, 기술 발전에는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더라고요. 학계에서는 원전을 소형화하는 소형 원자로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고, 신재생 에너지와 원전의 장점을 모은 새로운 발전 방식도 연구되고 있어요. 이렇게 원자력발전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공부해보고 싶어요. 이런 흐름에 발맞추어 지원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입학 전과 후에 학과를 보는 시선에 차이가 생겼을까요?

지현  저희 과가 강조하는 것이 원자’핵’공학을 연구한다는 것이에요. 원자핵공학과는 전국에서 저희 학교에만 있어요. 원자력은 원자핵공학이 다루는 세부 분야 중 하나이고요. 저는 입학하기 전까지 원자력만 생각했거든요. 핵융합을 연구한다는 것은 입학하기 전에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입학 후에 친구나 선배 중에 핵융합을 열정적으로 공부하려는 학우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교수님들께서도 실험과 같이 저희가 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많이 지원해주세요. 그런 점이 새로웠고, 실은 제가 1학년 과대를 맡고 있어요. 올해(2019년)가 원자핵공학과 설립 60주년이라서 기념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동문 분들께서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시는 걸 보면서 원자핵공학이 사회 곳곳에서 쓰이고 제가 나아갈 길도 엄청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형민  저는 저희 과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 된 것 같아요. 에너지에 관심을 가지고 입학했는데, 공부를 해보니 자원 개발을 중점적으로 공부하더라고요. 특히 자원 중에서도 광물 자원을 더 많이 공부하고요. 그리고 자원이 다른 공학에 비해 정치나 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희도 선배님들을 보면 전 세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계세요. 그것도 참 신기했어요.

학과 공부 말고 자신이 했던 다른 활동들이 있나요?

형민  저는 같은 학과 학생들끼리 활동하는 밴드인 ‘오일쇼크’랑 과 학생회를 같이 하고 있어요.

지현  저는 1학기 때 부과대, 2학기 때 과대를 맡아서 했고,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부학생회장직을 맡게 될 예정이에요. (웃음)

형민  우와

지현  그런데 대표를 했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분위기에 의해 탈원전 반대 서명운동이나 시위 등에 참가하기도 했고, 매년 한국원자력학회 주최로 각 학교 원자력공학과 학생 대표들이 참여하는 학술대회에 참가하기도 했어요. 저희가 연구한 주제로 부스를 운영하거나 R&E 논문을 발표했어요. 또, 고등학생 때부터 하고 싶었던 동아리인 ‘공대상상’이라는 공과대학 학생홍보기자단에 들어가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두 분 모두 학생회 활동을 열심히 하고 계시는데, 학생회 활동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지현  공학과 과학의 차이를 고민하면서 학생사회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공학과 과학의 차이는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정도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공학이 우리의 삶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생각에서 공학자들도 사회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공대에 진학하면 이루고 싶었던 로망 중의 하나가 사회에 제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는 것이었거든요. 학생회 활동을 하면 그런 기회가 많아져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형민  그렇게 얘기하면 나는 이유 없이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데. (웃음) 저는... 그냥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하기도 했고, 처음에는 과에 대해 잘 몰랐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과 활동을 활발히 하고 동기나 선배들, 교수님들과 많이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무엇을 연구해서 어떤 길로 나아갈 수 있을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학생회를 하게 되었어요.

지현  맞아. 규모가 작은 과에서 학생회를 하다 보면 정말 빨리 친해지게 되는 것 같아요.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느낀 게 많을 것 같아요.

지현  여러 사회 활동에 참여하면서 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기술을 개발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이 미치는 영향과 현실을 함께 고려하면서 개발을 해야 할 것 같았어요. 또, 학생회를 하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었는데, 모든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수 없잖아요? 가치관이 각각 다르고, 나의 주장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무관심한 사람도 많았어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어요.

형민  내가 맡은 일을 잘 해내야 그 일과 관련 있는 다른 일들이 진행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어요. 제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책임감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했던 활동 중 이 학과에 입학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활동에 무엇이 있을까요?

지현  책을 읽었던 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생기부를 작성하려면 아무래도 여러 활동을 두루 해야 하잖아요. 컴퓨터공학을 공부하고 싶은 친구들은 코딩을 직접 해보고,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싶은 친구들은 로봇을 만들어 볼 수 있는데, 원자핵공학은 실험을 할 수 없거든요. 원전을 만들어 볼 수도 없고, 방사성 원소를 다루기도 매우 어렵고요. 그래서 원자핵공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의지를 독서로 드러냈어요. 아까 저희 과가 세 분야로 나누어져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원자력 시스템에 관심이 많았음에도 다른 두 분야와 관련된 독서를 가리지 않았어요. 책의 권수보다 독서의 깊이가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저는 제 의지를 보여줄 방법이 독서뿐이라고 생각해서 분야에 상관없이 책을 정말 많이 읽었어요.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

지현  <원자력 논쟁>이라는, 원자력을 비판하는 내용이에요. 한 분야의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면 책마다 글쓴이의 견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이 책은 원자력에 매우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어요. 저자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나는 어떤 것부터 변화를 해나가야 할지 고민을 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고, 이런 제 생각을 자기소개서에도 표현했던 기억이 나요.

형민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나요?

형민  실험하면서 쓴 보고서들이 기억에 남는데요. 에너지자원공학도 원자핵공학처럼 고등학생이 실험하기 굉장히 어려운 분야예요. 저는 학과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기 위해서 제가 평소에 관심 있던 환경 문제에 접근했어요. 당시에 저희 지방에는 4대강 사업과 녹조 문제가 화두에 올랐거든요. 직접 강물을 떠와서 녹조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제거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조사하고 실험해봤어요. 해결책을 찾지 못하더라도 관찰한 내용이나 제가 떠올린 방법들을 정리하면서 환경 문제에 관한 관심을 드러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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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강조하고 싶은 게 하나 더 있다면, 바로 수학 공부예요. 수능 공부라고 하면 보통 주입식으로 공부하는 것을 많이 떠올리게 되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담임 선생님께서 수능을 강조하셨던 분이거든요. 그때는 왜 공부하는지 의문이 들었는데, 막상 면접에 와서 수학 문제들을 해결할 때 저도 모르는 사이에 공부했던 것들이 튀어나와서 신기했어요. 어려운 문제를 붙잡을 수 있는 끈기, 여러 방법으로 접근해 보는 능력, 빠르게 계산하면서도 실수하지 않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수학 공부의 목적이라고 생각해요. 이 과정에서 문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해결 방법을 논리적으로 찾는 연습을 했어요. 이런 연습이 고등학교에서의 실험뿐만 아니라 대학에 와서 공부할 때도 도움이 돼요. 성적은 수학이란 과목이 요구하는 능력을 충분히 배양해야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전공 공부를 하기 위해서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요?

형민  아무래도 공대이다 보니 물리와 수학이 많이 쓰이는 것 같아요. 과목들도 역학, 공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게 많고, 선배들도 매일같이 수학, 물리 문제들만 풀더라고요. 고등학생 때부터 수학과 물리를 탄탄히 공부해놓는 게 대학에 와서도 유용하게 작용해요. 그리고 저희 과는 에너지와 자원뿐만 아니라 환경, 정치, 경제 등 많은 분야가 얽혀있거든요. 넓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책이나 뉴스를 통해서 다양한 지식을 쌓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지현  폭넓게 얘기해서 유연하게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처럼 특정한 분야를 공부하는 학과는 방대한 내용을 얕게, 두루 배워요. 고체, 유체, 열, 동역학의 4대 역학은 물론 자연대 일부 과목들까지 다루기도 해요. 많은 내용을 배우는 만큼 이 지식을 적재적소에 알맞게 써야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또, 자신의 과에 대한 애착이 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학이 특히 그런지 모르겠지만, 자신만의 비전이 없거나 그저 점수만 맞춰서 진학해서, 본격적으로 전공 공부에 돌입할 때 즈음 진로 고민을 하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이 분야를 공부하는 목적성을 갖춰야 나중에 흔들리지 않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평가하는 자신의 1학년 생활은 어떠세요?

지현  저는 이 질문이 제일 어렵더라고요. (웃음) 학교생활은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과 생활에 적응도 잘했고, 좋은 사람들을 선배와 동기로 만났고요.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꿈꿔왔던 사회 참여나 멘토링 활동 등을 하면서, 제 목표들을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는 것 같아 좋았어요. 물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공부를 많이 못 하기도 했고, 아직 1학년이라 괜찮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학점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지만, 학점만큼이나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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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민  저도 나름대로 만족한 1학년이었어요. 사실 서울로 올라오면서 걱정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학점을 잘 못 따면 어떡하지?’, ‘새로운 사람들에 적응하지 못하면 어떡하지?’라고. 그런데 새터(새내기 새로 배움터)나 학과 생활에서 만난 친구들이 정말 좋은 사람들인 거예요. 덕분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보통 학연동(학점, 연애, 동아리) 중에 하나만 챙겨도 성공적이라고 하잖아요? (웃음) 학점은 잘 모르겠는데, 나머지 두 개는 잘 챙겼어요. 특히, 제가 노는 걸 되게 좋아해서 고등학교 3년 동안 밴드를 해보고 싶었는데, 대학에 와서 과 밴드를 하게 되면서 정말 즐겁게 활동했어요. 그리고 예술이나 미술 쪽 교양을 들으면서 얻어갔던 게 많았어요. ‘공연예술의 이해’라는 과목을 여름 계절 학기에 들었는데, 공연예술의 역사도 배우고 실제 공연을 관람하고 보고서를 쓰기도 하는 과목이거든요. 이 과목을 듣기 전에는 공연을 보면 그냥 ‘재미있다, 줄거리가 이렇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역사와 연관 지어서 무대 장치와 연극적 요소들에 집중해서 보니 새로웠어요. 원래 무언가 새롭게 알게 되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정말 유익했어요.

이 학교가 자신의 앞날에 어떻게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지현  초심과 같은 느낌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하고 싶은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고, 결국 이뤄낸 제 첫 성취잖아요. 그리고 그 열정을 이어서 지금도 제가 하고 싶은 걸 찾아 정성을 쏟고 있고요. 제 인생에서 가장 열정이 넘쳤던 순간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어요.

형민  저는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해요. 물론 대학이 자신의 진로를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제까지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동아리를 하거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인터뷰처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고, 교양을 들으면서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도 있고요. 대학이 제 진로를 결정하는 곳만으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여러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고등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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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  음... 먼저 할래?

형민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뭐든지 열심히 하다 보면 길이 열린다고 생각해요.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저도 고등학생 때 어떤 전공을 택하고 무엇을 해서 먹고 살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저 묵묵히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학교, 좋은 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여러분도 지금 하는 것에 자신감을 가지고 일단 정성을 들여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어떤 것이라도 배우고 얻어가는 게 있을 거예요.

지현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인재상들을 볼 텐데, ‘~한 리더’라는 구절이 자주 나와요. 사회를 이끌어나갈 포부가 있는 사람들을 많이 원하더라고요. 여러분도 꿈이나 목표를 정할 때, 단순히 학과나 학교, 직장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이끌어나갈 것인가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꿈이 클수록 큰 사람이 된다고 생각해서 여러분도 꿈이나 목표를 크게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글·사진전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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