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곳에 오기까지
대학교는 내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

농업생명과학대학 건물 1층에 'BeLepi'라는 카페는 제법 먹음직한 빵과 음료로 유명하다.
유난히 추웠던 날이었다. 인터뷰이를 기다리며 카페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있었다.
카페로 들어오는 굽이 진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행렬이 마치 시계 바늘이 돌아가는 모양새다.
순간 시계가 멈춘다. 멈춰진 흐름 사이로 시간을 거스르듯 그가 나타난다.
오늘의 주인공 이지원 학생이다.
안녕하세요. 지금 공부하는 식물생산과학부는 어떤 곳인가요?
안녕하세요. 이지원입니다. 간단히 식물생산과학부를 설명하자면 농산물 연구를 통해 인류 복지와 식품 생산 증진을 목표로 하는 학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교육과정에서는 생물학, 화학 등 자연과학의 기본이 되는 과목을 공통으로 배우고 추후 3가지 응용 전공으로 나뉘어 본격적인 전공 공부를 합니다. 작물생명과학전공, 원예생명공학전공, 산업인력개발학전공 과정이 그것이고요. 작물생명과학전공과 원예생명공학전공에서는 식량 및 원예 생산 기술을 배우는데 전공 과목으로는 유전학, 과수학, 화훼학 그리고 IT 기반인 식물 공장 프로그래밍 수업 등이 대표적입니다. 산업인력개발학전공에서는 인력개발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됩니다. 식물생산과학부 교육과정을 조금 더 알아보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식물생산과학부 홈페이지에 매우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세 개의 전공 과정 중 어느 곳에 관심 있나요?
고등학생 때는 작물생명과학전공을 목표로 식물생산과학부에 입학했어요. 학부에서 1학년 때 임의로 반을 나누는데 저는 원예생명공학 전공에 배정이 되었어요. 두 전공이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작물이 쌀이나 기본적인 농산물에 원예는 과일, 채소 등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지금은 원예 쪽에 관심이 더 많아져서 이곳으로 진입할 계획이에요.
자신이 종사할 분야의 전망도 중요해서 식물생산과학부를 택했습니다고등학생 때 식물생산과학부를 선택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식물 GMO에 관한 과학 포럼이 열렸어요. 언론에서 부정적인 측면만 접해왔던 터라 저는 GMO 식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식품 전문가가 GMO 기술의 원리와 실제 사례에 대해 강의하는 내용을 듣고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과학 기술로서의 유용성과 장점을 깨닫게 되었고, 부작용을 일으키는 면이 있더라도 이 기술은 계속해서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생명공학과 유전자공학에 관심이 생겨서 이와 관련된 학과를 찾아보게 되었어요.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여러 학과가 제 관심사와 맞닿아 있었는데 저는 식물 생산 공정에 초점을 맞춘 전공을 선택했어요. 전공을 선택할 때 흥미도 중요하지만 그 분야의 전망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찾아본 바에 의하면 농업 분야는 다른 산업과 끊임없이 접목되고 있고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곳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입니다.
고등학생 때 생각했던 대학 생활이 지금과 비슷한 것 같나요?
고등학생 때는 정해진 틀 안에서 대부분의 학생이 비슷하게 생활했다면 대학 생활은 사람마다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이 정말 다른 것 같아요.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투자할 수 있죠. 대학교는 시간표를 본인이 직접 짜야하는데 1학년 때는 전공과목보다 제가 듣고 싶은 수업을 더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동아리 활동은 학기 내내 진행되기 때문에 학교 수업과 다른 활동을 적절하게 병행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대학생이 되고 바쁜 생활을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고요. 정말 즐겁습니다. 그리고 지난 여름방학에 학과 친구들과 제주도로 3박 4일 여행을 갔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가 장마라 … 덕분에 펜션에서 ‘펜캉스(펜션+호캉스)’를 하다 돌아왔죠. 시내 구경은 고사하고 외식도 밖에서 간신히 한 번 했어요.(웃음) 비가 너무 많이 오니까 다 같이 실내에서 소소한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어요. 제주도로 장마 여행을 다녀온 후에 친구들과 더 돈독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학생활은 훨씬 더 꼼꼼한 시간 관리가 필요해요고등학교 시절에 본인이 어떤 학생이었다고 생각하나요?
음 … 저는 호기심도 많은 편이고 대학교에 가서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비교적 목표가 뚜렷해서 고등학교 시절 정말 열심히 생활했어요. 주변 사람들도 그런 저의 모습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더라고요. 목표가 있었기에 끊임없이 제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하면서 힘든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았어요.
고등학교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자율 주제를 선정해서 실험할 수 있는 과학 동아리에서 활동했어요. 제가 했던 식물 실험 중에서는 커피 찌꺼기가 식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는 실험이 기억이 나네요. 식물을 씨앗부터 키우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실험 방법을 바꿨어요. 식물을 키우는 대신 토양 미생물에게 커피 분말을 첨가했을 때 일어나는 반응을 관찰하는 것으로요. 제가 세웠던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나름 유의미한 사실들을 발견했고 이를 담은 실험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어요. 사실 동아리 활동 외에도 인문학, 과학 강연ㆍ독서 포럼 등 다양한 행사가 학교에서 열리는데 독서 포럼에서는 책 저자를 초청해서 강연을 듣거나 책에 있는 내용을 직접 찾아나서는 독서 기행을 다녀오기도 했어요. 학교 수업 외로 이런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제게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3D 프린터기가 생겼어요!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내용을 출력할 수가 있어서 저는 생물 시간에 배운 심장 모형을 디자인해서 출력했어요. 6차 산업 혁명은 농업과 IT 산업을 연결시킨 거잖아요. 당시 3D 프린트를 직접 사용하면서 기술이 정말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 스마트 팜 등의 기술도 전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거라고 생각했어요.
공부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나요?
운이 좋게도 저는 고등학생 때 슬럼프를 겪은 적이 없어요. 최선을 다 했는데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좌절하고 의욕을 상실할 수도 있죠. 하지만 저는 고등학교 2학년이 한창 지나고서 비로소 공부를 제대로 시작해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어요. 방황할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해서 남은 기간 동안 앞만 보고 달린다는 생각으로 학업에 몰입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시간 관리는 어떻게 했나요?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학기 중에는 자습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도 잠자는 시간까지 줄이기는 싫어서 수업 시간에 최대한 집중해서 들었어요. 쉬는 시간이 되면 바로 배운 내용을 복습하면서 기억의 망각 곡선을 단축하려고 했죠. 자투리 시간에는 놀거나 쉴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수면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공부 효율이 더 좋아졌어요.
대학생이 되고 생긴 또 다른 목표가 있나요?
학교를 거닐다보면 외국인 학생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이것도 기회다 싶어서 외국인과 교류를 제대로 해보려고 시작하게 된 동아리가 스누버디(SNU Buddy)입니다. 주로 팀 별로 회식 등 정기적인 모임이 많고, 한국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서예나 템플스테이 등의 활동을 해요. 외국인들과 생활하면서 자연스레 서울대학교에서 주최하는 해외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학내에서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방학 때 OIA(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에서 주관하는 SNU in World 프로그램이나 글로벌사회공헌단의 해외 봉사 활동, 교환 학생 프로그램 등을 알게 됐어요. 아직 1학년이라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좀 더 적극성을 발휘해서 한번 지원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적극적으로 생활한다면 기대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대학입니다마지막으로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조언을!
저 역시도 대입을 준비할 때 누구나 그러하듯 불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았어요. 과연 내가 하는 공부가 옳은 것인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부족한 것은 없는지 등 전전긍긍한 적이 많아요. 그러나 노심초사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내 노력을 믿고 스스로를 독려하는 마음가짐으로 묵묵히 공부했더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여러분도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대입을 준비하며 어떤 전형으로 대학에 지원할 것인지 결정하여도 오로지 시험 자체에 함몰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운명적으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다채로운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기 때문에 관심 있는 분야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잖아요. 단순히 공부란 것을 교과로만 한정하지 말고 학교생활을 통해 주어지는 여러 기회를 활용하여 나를 성장케 할 수 있는 경험이 모두 나의 공부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다양한 경험을 할수록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니까 다들 고등학교 생활을 의미 있고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