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곳에 오기까지
한국을 정말로 사랑해서!

한국말, 한국문화를 정말정말 사랑한 나머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국으로 온 다이스케. ‘허대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이제는 한국 사람이 다 되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한국과 사랑에 빠져 버렸는지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정부초청외국인 학부장학생 재외공관추천 특별전형(이하 정부초청전형)으로 서울대학교에 합격했다고 들었습니다. 다이스케 학생은 어떤 과정을 거쳐 정부초청전형에 지원하게 되었나요?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 수업을 들었는데, 저는 한국어 수업을 선택했어요. 당시 한국어 선생님께서 서울대학교라는 언급은 하지 않으시고 어떤 장학금을 추천해주셨습니다. 이 장학금을 통해 서울대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지원 당시에는 정부초청전형으로 장학금을 받게 되는 것인 줄 몰랐던 것입니다. 장학금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관련된 내용들을 확인하다 보니 장학금을 주는 단체에서 서울대학교까지 같이 지원하도록 도와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학금도 받게 되었고, 일본에서 면접을 본 뒤 서울대학교에도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면접 같은 경우는 일본 도쿄 한국대사관에서 교육 관련 기관에 소속된 일본인 한 명이랑, 정확히는 잘 모르겠는데 대사관 소속인 한국인 2명과 함께 면접을 봤었습니다. 음…. 그리고 장학금을 지원할 때 함께 추천서와 서류를 제출하는데, 아마 정부초청전형도 다른 전형들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장학금이었는지 물어봐도 괜찮은가요?
‘정부초청장학금’이었는데요. 한국정부에서 주는 건데, 등록금 면제에 월 80만원 생활비를 함께 장학금으로 받았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한국어능력시험 6급을 따게 되었는데요. 5급 이상이면 10만원을 더 주는 거라서, 현재는 90만원을 생활비로 받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진학을 준비하기 전에 한국과 관련해서 활동했던 게 있었나요?
일본의 경우 학교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데, 고등학교 때 한국음악이랑 탈춤과 등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동아리를 했습니다. 또 동아리 외에도 한국어변론대회에서도 상을 2~3회 정도 받았습니다. 처음부터 서울대학교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에 대한 관심은 여러 분야에 걸쳐서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한국관련 전공을 해보고 싶었고, 우연히 한국어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장학금 제도를 알려주셔서 이렇게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보통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면 한류문화, 연예인 드라마에 관심을 먼저 갖게 되는데 다이스케 학생의 경우 전통적인 것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네요?
TV프로그램에는 연예인만 나오는 게 아니라 그 장면들의 배경으로 나오는 문화유산들 같은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설이나 추석 때 방영하는 프로그램에 그런 문화적인 것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것을 접하다 보면 가까운 나라지만 이런 문화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느끼게 되었어요. 그래서 호기심이 많은 성격 탓에 찾아보게 되는 거죠. 고등학교 들어가서도 동아리를 통해 그런 문화들을 직접 체험하면서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대학에 다닐 수도 있었는데, 왜 한국으로 대학을 와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나요? 특별한 계기라도 있나요?
한국에 워낙 관심이 많았고, 한국어나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어를 배웠지만 일본에서는 그렇게 많이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그래서 한국어를 통해서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어요. 한국어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통해서 무언가 의미 있는 일들을 하고 싶었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에 오면 한국어뿐만 아니라 다른 활동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한국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서울대 합격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나요?
반대는 하지 않으셨어요. 워낙에 어릴 때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계셨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한국으로 보내주신다고 흔쾌히 승낙하셨기 때문에 부모님과 큰 갈등이 있거나 그랬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 내에서의 서울대학교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인가요?
한국에 있는 최고 대학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취업을 할 때도 서울대라고 하면 일본인들은 ‘특이하네’ 이 정도지, 크게 불이익이 있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오히려 일본 내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좋게 보는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익숙한 고향을 떠나 외국에서 대학을 다녀야겠다고 결심하는 데는 엄청난 용기와 도전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평소에도 도전적인 사람인가요?
음, 저는 평소에 주변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이거든요. 다른데 정신을 잘 판다고 주변 사람들은 불안해 하더라고요. 항상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중국어 공부를 새로 시작했습니다. 요즘에 동양권, 아시아권에 대한 관심이 생겼거든요. 지금 공부해 놓으면 언젠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주변에 외국인(중국인) 친구들도 많기 때문에 공부는 그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해요. 또 지금 수업을 듣고 있지는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초급중국어 같은 수업도 들어볼 생각입니다.
대학와서 처음 맞은 1학년 여름방학은 어떻게 보냈나요?
일본에 1주일 정도 있었고 7월에는 한국에 있었어요. 계절학기 수업은 듣지 않았고, 1학기 때의 경험들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또 수업에 대한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느꼈는데요. 한국에 와서 처음 듣는 수업이라 수동적으로 들었던 것 같은데, 앞으로는 이 수업을 들으면서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생각하면서 수업을 능동적으로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7월은 생각의 시기였고, 8월은 좀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우선 학회 할동 차원에서 MT나 세미나에 참여해서 선배와의 교류도 하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배우기도 했고요. 또 사회대 농촌봉사활동(농활)에 참여해서 농촌에 가서 직접 농사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낀 때였어요. 소비가 아닌 생산의 과정을 몸소 체험하면서, 작물에 대한 소중함을 노동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기서 농업 세미나도 해서, 유전자 조작 같은 것에 대해서도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사귀어서 정말 좋은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라북도 임실에 풍물놀이 전수를 받으러 갔습니다. 그곳에서 동아리원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친해지고, 즐거운 생활을 하다 보니 더 악기를 배우고 싶다는 열망도 생겼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하니까 나도 잘하고 싶다 그런 마음이랄까요. 또 제가 악기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 동아리원들이 “그 방식도 좋지만, 이런 것도 좋지 않니?”라고 제안하는 의견교류의 장이었기에 정말 유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일본에 있는 친구들과는 자주 연락하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음…. 만나기 어렵긴 하지만 특히 동아리 친구들이랑은 자주 연락을 하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추석 때 일본을 방문해서 친구들이랑 한국어 선생님을 만나고 왔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살아보셨잖아요? 한국과 일본, 어떤 점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세요?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 나라의 차이는 많이 못 느끼는 것 같아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라.”라는 말처럼 일본이나 한국에 있을 때 각각 지역에 맞는 행동을 잘 취해서 그런지 딱히 차이를 느끼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한국에 있을 때 일본 사람을 보면 낯설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계속 들어보니 한국어를 굉장히 잘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인데, 한국어 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한국어 공부는 중학교 때 처음 시작했어요. 책을 통해서, 또 집에서 한국의 예능프로그램들을 접하면서 공부를 했었어요. 어릴 때부터 접해서 그런지 한국어가 굉장히 익숙했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들어가서 한국어 수업시간에 ‘아야어여…’ 이런 거를 처음 배울 때 이미 알고 있던 거라 옆 사람 도와주는 역할을 했었어요. 또 한국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것들이 많이 생기면서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나 불편함 같은 건 없나요?
처음에는 한국과 일본의 교육시스템이 많이 달라서 혼란스러웠는데 새로운 발견이라고 저는 생각했어요. 이런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이 새롭고 나름의 즐거움이 있다고 여겼던 것 같아요. 불편함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이 있었어요. 이런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자체가 큰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이라고, 좋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현재 풍물패, “바람몰이”라는 동아리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의 관심이 대학 동아리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 거죠?
저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선배한테 전통문화와 관련된 동아리가 없냐고 물었었는데, 그런 동아리가 있었고 마침 또 사회대에 이런 동아리가 있다고 소개해 주었어요. 처음 들어간 동아리였는데 동아리 사람들이 반갑게 환영해 주셔서 지금까지도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회과학계열로 한 학기다 더 지나면 전공을 선택하게 되는데요. 어떤 전공을 선택하려고 하나요?
언론정보학과를 지원하려고 현재 생각 중입니다. 음…. 제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일본에 있을 때보다 훨씬 활발하게 살고 있어요. 대학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다 보니 알고 싶은 것, 만나고 싶은 것들이 많이 생겼고,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사귀게 되었어요. 사람을 사귀고, 친해지는 그런 경험을 통해서 커뮤니케이션 자체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어요. 아! 또, 1학기 때 ‘커뮤니케이션의 이해’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그 수업을 통해서도 소통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고, SNS 등 소셜 미디어가 흥미로운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의 의사소통형태가 계속 변하고 있고, 여러 사람들 간에 이루어지는 커다란 네트워크라는 시스템이 새롭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언론정보학과에 가면 제 관심분야에 관련된 수업을 많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떤 진로를 생각하고 있나요?
‘카카오톡’이나 네이버의 ‘라인’과 같이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의사소통매체와 관련해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현재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장래성도 있고, 이 사업들이 현재 일본, 중국 등에 해외진출을 하려 하기 때문에 전공과 언어를 함께 살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적성에도 잘 맞을 것 같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어서 이렇게 진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내기 시절이 이제 한학기도 안 남았는데, 그 기간 동안 해보고 싶은 거나, 이루고 싶은 게 있나요?
아직까지 그거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봤는데요. 음…. 지난학기보다 학점을 잘 받았으면 좋겠고, 적어도 열심히 한 만큼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언젠가는 중국어 수업을 듣고 싶기 때문에 차근차근 준비를 하려고 해요. 단어를 외운다던지, 중국 친구들을 만나 발음 교정도 받으려고요. 특히 다음 학년 준비를 많이 하고 있어요. 공부라던가, 전공진입을 하고 난 후의 계획이라던가…. 지금이 아니면 생각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유치한 질문 같기도 한데 일본이 좋아요? 한국이 좋아요?
둘 다 좋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는 일본이 좋고 한국에 있을 때는 한국이 좋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제가 형제가 둘인데 형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거든요. 저는 여기에 있고…. 그래도 고민이 있을 때는 부모님께 자주 연락을 드리고 있어요. 한국에서의 제 자신이나, 일본에서의 제 자신이나 크게 다른 것이 없어요. 그래서 저를 보는 시선이 외국인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친구, 형님, 동생으로 사람들이 저를 대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사람인가요?
지금도 현재 저의 모습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다”가 되고 싶어요. 바다는 우선 넓고, 또 바다의 물은 흐르면서 능동적으로 매순간 바뀌잖아요. 저도 세상을 바라보는 큰 틀을 가지고 매순간 유동적이면서도 융통성 있게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한국어를 무척이나 잘해서 인터뷰 내내 깜짝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모국이 아닌 나라를 이토록 사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던 인터뷰였다.
다이스케의 한국생활은 물론 대학생활에 행복과 즐거움이 넘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