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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이슈이슈!

세상의 중심에서 진로를 외치다!

이진선 부평고등학교 교사

1.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세상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나는 무슨 일을 하면서 살 때 좀 더 행복할 수 있을까?”


아이들로 하여금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내가 학교에서 하는 일이다.

나는 ‘진로진학상담교사’이다.

진로 수업을 하고, 진로와 관련된 상담을 하고, 여러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나의 주된 업무이다.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이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무엇을 하며 먹고 살게 될까.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일을 해서 먹고 사는 것은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인데, 이 하나하나의 아이들은 앞으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며 자신의 삶과 가정을 꾸려나가게 될까. 지속적으로 일을 하며 먹고 사는 일을 영위해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장으로 일을 하든, 직원으로 일을 하든, 일을 해서 먹고 살아본 사람들은 안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도 그것이 업(業)이 되면 힘들고 지루해질 수 있다는 것을. 하물며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 잘 하지 못하는 일, 내 성격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겠는가.

그러하기에 진로 교육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나에게 맞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다.

다음으로 진로교육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는 “세상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이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어떤 직업이 사라지고 어떤 직업이 생겨나는지를 아는 것은 먹고 사는 것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그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 속도에 발맞추어 세상의 변화를 직시하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도록 하는 것, 그것이 진로교육에서 중점적으로 키우고자 하는 진로탐색 역량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세상은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나는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이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진로교사인 나의 업(業)인 것이다.

2. 수업 프로그램을 개발하다

이런 나의 업을 충실히 수행하던 중, 뜻이 맞는 선생님들과 ‘4차 산업혁명과 기업가 정신-Ent-STEAM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었다. STEAM 프로그램에 미래 직업이라는 핵심 요소를 접목시키는 것이 주된 컨셉이었고, 우리 팀은 총6개의 수업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는데, 그 중 나는 ‘개인맞춤형 스마트카 디자이너’라는 주제의 수업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하게 되었다.

<개인 맞춤형 스마트카 디자이너> 프로그램 학생 수업 자료 <개인 맞춤형 스마트카 디자이너> 프로그램 학생 수업 자료

해당 프로그램을 활용한 수업의 기본 흐름은 다음과 같다.

차시 학습 내용
1차시 ▸스마트 카의 개념 및 관련 기술, 개발 현황 설명하기
- SBS 스페셜 ‘지금까지 없던 세상 IoT’와 연합뉴스 방송 동영상을 통해 학생들의 흥미 유발
- 스마트 카의 개념과 관련 기술, 개발 현황 설명하기
▸ 모둠 구성하기
- 학급별 상황에 맞게 모둠 구성
▸ 아이디어 창출하기
- 마인드맵 기법을 사용하여 고객이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 카의 여러 기능을 구상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기
2차시 ▸ 모둠의 대표 아이디어 정하기
- 마인드맵을 통해 도출해낸 여러 아이디어 중에서 모둠별 토론을 통해 한 개의 대표 아이디어 정하기
▸ 린캔버스 작성하기
- 린캔버스의 개념과 작성법 설명
- 모둠별로 협의를 통해 린캔버스 작성하기
3차시 ▸ 린캔버스 발표하기
- 모둠별로 린캔버스 발표하기
- 발표가 끝나면 질문과 대답하는 시간 갖기
▸ 평가하기
- 모둠별 발표를 듣고 평가표에 평가하기

학생들은 먼저 스마트카의 개념과 개발 현황에 대한 사전 지식을 습득한다.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카의 새로운 기능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모둠별 토론을 통해 대표 아이디어 하나를 정한다. 이 대표 아이디어를 가지고 린캔버스를 제작한 후 차례로 발표를 하고 학생들은 다른 모둠의 발표를 듣고 평가를 한다.

린캔버스(Lean Canvas)는 애쉬 모리아(Ash Mayrya)라는 창업가가 고안한 한 장짜리 사업 계획서로서, 실질적 제조단계에 들어서기 전에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현재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빠르게 파악하고 구성원들과 내용을 명확히 공유하는데 매우 유용한 분석 도구이다. 린 캔버스는 비즈니스 모델을 9가지 항목으로 나눠서 분석한다. 항목별 순서에 따라 작성을 하면 되고, 이렇게 작성된 순서에 따라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만들 수 있다.

▸ 린캔버스 모델

린캔버스 모델

▸ 린캔버스 작성 순서
①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한다 →
② 해당 문제를 겪는 고객군을 파악한다 →
③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를 고민한다 →
④ 해당 가치를 실현할 솔루션을 구상한다 →
⑤ 고객에게 솔루션을 알릴 적합한 채널을 생각한다 →
⑥ 솔루션으로 어떻게 수익을 낼지 생각한다 →
⑦ 솔루션의 비용 구조를 파악한다 →
⑧ 솔루션이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고객이 솔루션을 선호하는지 분석할 수 있는 핵심 지표를 고민한다 →
⑨ 솔루션의 경쟁사 대비 경쟁 우위를 고민한다

우리 팀은 반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프로그램을 개발하였고, 완성된 프로그램을 정규 수업이나 방과후학교, 또는 동아리 활동 등의 시간을 활용하여 실제 학생들에게 적용해 보았는데, 나는 진로 수업 시간에 우리 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가 개발한 ‘개인맞춤형 스마트카 디자이너’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아이디어 창출하기(좌), 모둠의 대표 아이디어 정하기(우) 아이디어 창출하기(좌), 모둠의 대표 아이디어 정하기(우)
린캔버스 작성하기(좌), 린캔버스 발표하기(우) 린캔버스 작성하기(좌), 린캔버스 발표하기(우)

수업은 역동적이면서도 진지하게 이뤄졌다. 아이들은 린캔버스라는 개념을 낯설어하면서도 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고, 모둠별로 활발한 의견 교환을 통해 빈 칸을 채워나갔다. 종종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창의적이고 적극적이다. 다만 우리가 제대로 된 판을 깔아주지 못했을 뿐이다. 반 년 넘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은 힘들고 고달팠지만, 아이들과 더불어 한바탕 수업을 하고 나니 그간의 고생이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3. 세상의 한복판에서 진로를 외치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이 산업의 구조를 대대적으로 바꾸어 놓은 큰 사건이 몇 번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산업혁명’이라 명명하였다. 최근 ‘카카오카풀’의 승인 여부를 놓고 택시업계와 카카오 모빌리티의 날선 대립을 지켜보며 증기기관의 탄생으로 규정되는 1차 산업 혁명 당시, 기계로 인해 실업의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는 폭등을 일으켰던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떠올랐다. 물론 러다이트 운동은 당시 섬유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임금을 주지 않았던 자본가들에 대한 저항이긴 했지만, 당시 폭동을 주도했던 노동자들은 사형을 당할 만큼 정부와 자본가의 탄압은 심했다.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뿐만 아니라 5차, 6차, 7차 … 의 산업혁명이 인간의 삶을 바꿔놓고 일자리의 판도 역시 바꿔놓을 것이다. 고로 이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어떤 직업을 갖고 살아야 할지에 대한 개개인의 고민은 그 주기가 짧아질 것이고,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 인간은 끊임없이 직업의 세계를 헤매고 다녀야 할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것, 그것도 능력이다. 그리고 그 능력은 교육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 이러한 진로탐색 능력은 급변하는 이 시대를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절대적으로 좋은 직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에게 ‘맞는’ 직업이 존재할 뿐이다.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이 중요한 두 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이끌어가는 것.
세상의 한복판에서 아이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진로교사는 오늘도 본연의 업(業)에 충실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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