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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이슈이슈!

지난 1년을 정리하며

박헌희 수피아여고 교사

고3 담임교사이자 재수생 아들을 둔 엄마로 보낸 지난 1년은 제 일생에서 가장 힘들고 분주했던 한 해였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학교에서는 37명 수험생의 엄마 노릇을 해야 했고 집에서는 학원에서 공부하는 아들의 여러 가지 상황을 체크해야 했습니다.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 1년을 잘 마무리하게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시모집 원서까지 마무리 하고 맞이하는 휴식은 꿀맛 같이 달콤하고 소중한 시간이어서 하루하루 시간 가는 것이 아까울 지경이었습니다. 그 즈음에 서울대학교 입학본부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아서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진솔하게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합니다.

자연계 수학교사로서 보낸 1년
국어, 수학, 영어 모두 A∙B형으로 나뉘어서 시행된 올해 입시는 어느 해보다도 복잡하고 변수가 많았습니다. 특히 자연계 학생들은 수학과목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만 노력에 비해 좋은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3월에는 거의 80%이상이 수학 B형을 선택하여 공부를 하지만 5월 중간고사 이후와 6월 평가원 시험을 기점으로 많은 학생들이 수학 A형으로 대거 이동을 하여 수업하는 교사의 기운을 빼기도 합니다. 우리학교에서는 2+1로 자연계 수학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1학기 기말고사 이전까지는 B형을 2개 반으로 운영하고 그 이후에는 A형을 선택한 학생이 더 많아 A형을 2개 반으로 나누어서 수업을 진행하여서 기말 이후에는 A형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B형을 선택한 학생들은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자신이 원하는 등급에 미치지 못하여 힘들어 하고 A형으로 바꾼 학생들은 목표를 수정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힘들어 했습니다. 열심히 공부만 해도 힘든 고3에게 수학뿐만 아니라 국어, 영어도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은 학생은 물론 그들을 지도하는 저희 교사들에게도 많은 부담을 주었습니다.

혼란스러워하는 학생들은 면담을 통해서 자신의 진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1주일간 원하는 형태의 수업을 들어보고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유도하였습니다. B형 수업을 할 때는 고3이지만 수업의 절반은 조별학습으로 진행하고 조장들로 하여금 다양한 풀이를 정리하여 발표하는 시간을 갖게 하여 열띤 토론 수업을 하였습니다. 항상 학생들의 잠재 능력을 이끌어 내는데 포인트를 두고 수업을 진행하고자 했습니다. 이번에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한 K양과 간호학과에 합격한 J양도 저희 반 1, 2등 학생으로 조장을 맡아 창의적인 풀이를 많이 생각해내며 수업에 활기를 주었고 이와 같은 경험은 서울대학교 일반전형 면접 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A형 수업을 할 때는 7월 이후여서 아무래도 교사주도형의 수업이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학생들도 7, 8월의 무더위에 많이 지쳐 있었고 수시원서 면담을 하면서 현실을 직시하고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져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수업을 이끌어 가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목표 등급을 정하고 끝까지 하려는 의사를 표현한 학생들 위주로 몇 개의 그룹을 만들어 과외식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개별적으로 질문을 받아주니까 쉬운 내용도 부담 없이 질문을 하면서 문제해결력을 기르고 수능이 임박해 오면서 학생들은 질문을 점점 효과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스스로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내용을 알려주었을 때 효과는 배가 되었고 저 스스로도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과외식 수업에 열심히 참여했던 학생들은 대부분 9월 모의고사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수학을 재미있고 활기차게 가르치는데 필요한 것은 학생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교사의 수업방법에 대한 연구가 절실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3학년 담임교사로서 보낸 1년
교직경력 27년 동안 고3을 여러 번 맡았지만 이번 학년은 유난히 학교생활에 힘들어 하는 학생이 많았습니다. 교실이 답답하다고 수업시간에 복도에서 수업듣기를 원하는 학생, 우울증으로 학교생활을 견디기 힘들어 하는 학생, 시험 기간 중 일시적인 공황장애로 시험을 치루지 못하고 힘들어 했던 학생 등 고3이라는 시기는 학생들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 학교는 미션스쿨이어서 매일 아침 조회시간에 간단하게 학생과 교사가 번갈아가면서 예배를 주관하여 드리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데 이 시간을 통해서 마음을 정돈하여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시련을 이겨낸 선배들의 이야기나 성적이 향상되었던 선배들의 사례 등을 이야기 해주면서 긍정의 마인드를 갖도록 유도하였습니다. ‘You are the key!' 라는 급훈으로 자신 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답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였고 여러 차례의 면담으로 자신의 재능과 관심분야가 무엇인지, 어느 학과로 진학을 해야 하는지, 부족한 과목이 무엇인지, 자신의 학습방법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등을 나누며 목표에 구체적으로 다가가도록 지도하였습니다.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지도할 때는 무한한 인내력과 전문성이 요구되었고,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함께하는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자존감을 높이고 즐겁게 고3 시기를 보내도록 학생 개개인의 생일 파티를 해주었는데 생일을 맞이한 학생은 친구들 앞에서 목표하는 대학을 외치기도 하고 꿈을 외치기도 하면서 의지를 굳히고 흐트러진 마음을 재정비하며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다행히 힘들어 했던 학생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수시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고 한 명은 진학을 하지 않고 1년 쉬었다가 진학을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서울대에 합격한 K양과 J양의 경우는 여러 가지 부분에서 저와 잘 통하는 학생들이었습니다. 자신의 일뿐만 아니라 학급의 여러 상황을 저의 좌청룡 우백호 노릇을 하며 함께 해결해 나갔고 학습 면이나 생활면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임하며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도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임 하였습니다.

치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한 K양은 자연계 1등으로 진급하였으며, 항상 웃는 얼굴로 밝고 즐겁게 생활하는 학생입니다. 1학기 후반까지도 모의고사 성적이 저조하여 마음고생을 많이 하였으나 일단 내신관리를 잘하도록 권하고 중간 ‧ 기말고사 및 수행평가에 최선을 다하여 대비하도록 과목별 학습계획을 점검하고 지도하여 전 과목 1등급으로 자연계 1등의 자리를 굳혔습니다. 하지만 인문계 2등보다는 과거 서울대 지역균형에서 사용하던 교과 성적 산출점수가 낮아, 지역균형을 포기하고 일반전형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를 준비하였습니다. 이에 더욱 탄력을 받아 자습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모의고사 성적도 점차 향상되어 자신감을 회복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1등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치과대학 교수이신 부친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의학 관련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학생의 의지력과 학교 및 선생님들의 상위 층을 위한 프로그램이 조화를 이루어서 좋은 결과를 낸 것 같습니다. 간호학과에 합격한 J양의 경우는 학급의 반장으로서 공부뿐만 아니라 학급의 제반 사항을 저의 손이 가능하면 덜 가도록 도움을 주었으며, 선생님의 가르침에 늘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글로도 그 마음을 표현하여 전달하는 등 저에게 힘을 주었던 학생입니다. 간호학과는 면담 중에 학생의 밝은 성격과 편안한 인상을 보면서 제가 권유하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 학생은 주위를 밝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하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학생이어서 간호학과 추천서를 쓰면서도 느낌이 좋았습니다. 한 반에서 서울대학교를 2명 합격 시켜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학생의 잠재력을 찾아서 지원하고 합격의 기쁨까지 맛보니 더욱 흐뭇했습니다.

수시 원서를 쓰기 위해 8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자료를 보여주고 면담을 시작하며 여섯 번의 대학지원을 구체화 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면담한 내용과 비슷하게 지원한 학생, 면담 내용을 무시하고 자신의 소신대로 지원한 학생 두 부류로 나뉘었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수시에서 대부분 합격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으나, 후자의 경우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자료를 찾아보고 학생에게 적합한 전형을 찾아주었는데도 불구하고 받아들이지 않아 수시에서 불합격하고, 정시 지원 면담을 할 때에서야 기가 많이 빠진 모습으로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 저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적절한 대학을 추천해 주고 대학에 진학하여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도록 권유하였고,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은 재도전도 권유하였는데 의지를 보이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책과 씨름하며 보낸 학생들이 자신의 꿈에 한발 다가서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꼈고 힘들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기숙사 감독을 하는 날에는 밤 11시10분에 깜깜한 교정을 걸어 나오며 밀려오는 피곤을 주체하기 힘들었고 7, 8월의 폭염에 복도를 거닐며 자율학습 감독을 할 때는 한증막 같은 더위와 싸워야 했습니다. 모든 과정을 이겨내고 모두가 건강한 모습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던 날에는 감사함이 넘쳐났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2학년 후배들을 데리고 응원을 나가 고사장 입구에서 한 명 한 명 안아주고 기를 불어 넣어주고 따뜻한 차를 건네주며 고사장으로 보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어떤 학부모님은 1년 동안 잘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며 고사장에 오실 때 꽃다발까지 챙겨 오셔서 품에 안겨 주셨습니다. 너무 감격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37명중 22명이 수시로 합격했고, 지금은 정시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합격 소식을 전하는 학생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습니다. 나머지 학생들도 무한한 인내력으로 추가합격까지 기다려서 좋은 소식 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반 학생 모두가 웃는 모습으로 졸업식장에 오기를 바라고 그들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마지막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날 3학년 9반 수능대박을 기원하며!

재수생 아들의 엄마로서 보낸 1년
아들이 수험생이어서 가능하면 3학년 담임을 피하고 싶었으나 학교의 상황이 제가 3학년을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두 가지 역할을 다 잘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듯하여 가족회의 끝에 기숙학원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학원생활을 잘하며 성적도 향상되어가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편지로 아들에게 응원 글을 보내며 서로 소통하였고 한 달에 한 번씩 외출을 할 때면 평소에 챙겨주지 못한 안타까운 마음에 건강상태, 학습상태, 심리상태 등을 점검하며 엄마 역할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관심과 지도가 가끔은 아들에게 부담을 주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고3 담임을 맡고 있다 보니 아들의 전반적인 생활이 너무나 잘 파악되어 이것저것 많은 자료를 제공하고 싶었으나, 아들은 다른 엄마들처럼 입시전문가이기 보다는 편안함만 주는 엄마이기를 원했습니다. 저희 학교 학생들에게 제가 사용한 많은 입시상담 자료를 아들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응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멀리서 마음으로만 함께하며 뒷바라지를 한 결과 7, 8월까지는 성적이 꾸준히 향상되었으나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수학에서의 실수로 수시우선선발 기회를 몇 개 놓치는 결과가 나와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수시에서 가능성이 많은 상황이었는데, 아깝게 모두 결과가 좋지 않아 아들이나 저나 상심이 컸지만 정시에서 아들의 능력을 발휘할 대학으로 결정되리라 믿고 지난 1년을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최적의 상황으로 마무리 되는 입시도 있지만 대부분의 입시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합니다. 우리 반 학생들이나 제 아들이나 대학 입학이 전부가 아니고 이제부터 진정한 공부가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길 바라며, 대학에 진학하여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 나가고 사회에 진출해서도 자신만의 색깔로 세상을 물들이고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도 사랑으로 물들이는 멋진 청년들로 자라주길 바라며 이 글을 맺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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