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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안내

첨단융합학부

2024년, 서울대학교에 첨단융합학부가 신설되었다. 학과정원 218명. 대규모 학부 신설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첨단융합학부는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2024학년도부터 입학하는 첨단융합학부 학생들은 입학 후 3학기의 전공탐색기간을 거쳐 다섯 개의 전공(디지털헬스케어전공, 융합데이터과학전공, 지속가능기술전공, 차세대지능형반도체전공, 혁신신약전공) 중 원하는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진로 멘토링과 하계 인턴 프로그램 등 자신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가 주어진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가장 첨단에 있는 곳, 새로운 생각과 변화의 의지가 모여 있는 첨단융합학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첨단융합학부 설립준비단 세 분의 교수님을 만났다.
첨단융합학부

교수님, 안녕하세요. 첫 신입학생들 맞이할 준비로 많이 바쁘실 텐데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첨단융합학부가 어떤 학부인지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첨단융합학부 설립준비단장 송준호 교수님, 이하 송준호) 첨단융합학부의 인재상 자체가 첨단융합학부가 어떤 학부인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첨단과학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초학제적인 융합능력, 이 둘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기존의 학과나 학부들이 그런 인재를 키워낼 수 없다는 말씀은 결코 아닙니다. 과학기술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전공을 깊이 있게 갈고 닦은 학생뿐 아니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연한 인재들, 사고가 유연하고 다른 전공과 협업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재들도 서울대학교가 키워내야 한다는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첨단융합학부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요구들을 바탕으로 첨단융합학부를 설계하면서 교육방식이나 과정에서도 굉장히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시도들의 성과는 첨단융합학부 학생뿐 아니라 서울대학교 학생 전체에게도 그 열매가 돌아갈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첨단융합학부가 향후 서울대학교의 교육혁신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내 공청회 중에도 ‘첨단융합학부는 특정 전공에만 도움이 되는 기구가 아니라 서울대학교 전체의 첨병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요, 그 의미를 조금 더 자세히 여쭤보고 싶습니다.

첨단융합학부

▲ 첨단융합학부 설립준비단장 송준호 교수

(송준호) 저는 융합전공이라는 것이 단일하고 고정된, 그런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융합 환경이 단초가 되어 계속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학생들이 섞이고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의 성장을 도와주고, 교수님들도 굉장히 다양한 분들이 모이는, 그러한 인적 융합의 공간을 첨단융합학부가 제공할 수 있길 원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교육의 구체적인 성과물들이 직접적으로는 첨단융합학부 학생들에게 돌아가겠지만, 저희가 개설하는 과목들이나 세 가지 트랙 중 하나로 진로를 개발하는 교과인증과정은 서울대학교 모든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첨단융합학부의 성과가 될 것입니다. 당연히 첨단융합학부를 복수전공, 부전공으로 신청할 수도 있고요.

또 학부대학 출범을 앞두고 첨단융합학부에서 먼저 시도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베리타스 강좌(가칭), 베리타스 실천 프로젝트(가칭) 과목이 그것인데, 첨단융합학부 학생들은 당장 이번 3월부터 그 과목들을 듣게 됩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은 첨단융합학부 학생들에게 먼저 혜택이 가지만 첨단융합학부가 일종의 테스트베드가 되어서 이 교과목들이 더 풍성해지고 학교 전체로 확대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첨단융합학부 설립준비단 교무부단장 이연 교수님, 이하 이연) 기존의 틀에서 교육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자기가 배워왔고, 이미 설립되어 있는 시스템을 벗어나기가 어려울 때가 굉장히 많죠. 그런데 첨단융합학부처럼 각 학문의 경계에서 융합의 형태로 진행되는 교육 시스템이 등장하면 다른 교수님들한테도 상당한 자극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차세대지능형반도체라는 전공이 생기면, 해당 전공과 관련이 있는 기존 학부의 교육 체계에 ‘저런 형태로 교육을 하니까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 변하는구나.’ 하는 유의 피드백이 많이 전달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교육 시스템이 발전하는 형태가 되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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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융합학부 설립준비단 교무부단장 이연 교수

(첨단융합학부 설립준비단 학생부단장 이찬 교수님, 이하 이찬) 대학이라는 고등교육기관이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1차적인 고객은 학생들이고요, 그 다음 2차적인 고객은 우리 학생들이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커리어 마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대학은 변화하는 시장과 사회의 트렌드에 부응해야 하는데, 기존의 단과대나 전공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징, 아이덴티티가 강하면 강할수록 새로운 협업의 시도나 융합 교육의 도입이 쉽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때문에 첨단융합학부를 하나의 모델로 삼아서 새로운 혁신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기존의 대학 시스템이 공급자 중심이었다면, 첨단융합학부는 수요자 중심으로 접근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전공별 n분의 1로 정원을 할당했다면, 첨단융합학부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탈피하여 전체 학부 단위로 정원을 관리합니다. 첨단융합학부로 입학한 뒤, 다섯 가지 전공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거죠. 공급자들이 불편하고 힘이 들더라도 그 수고를 감내하고, 더 유동적으로 움직여서 학생들한테 더 나은 교육적 선택권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출발점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학생들에게 더 다양하고 풍부한 학습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사회로 진출했을 때 더 넓은 시야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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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융합학부 설립준비단 학생부단장 이찬 교수

세 분 교수님 포함해서 첨단융합학부 설립에 힘쓰고 계신 분들을 보면 교육에 대한 변화의 의지를 많이 느낄 수 있는데요, 각각의 단과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다가 새로운 단과대학 설립에 참여하기로 하셨을 때 굉장히 큰 결정을 하셨을 것 같아요. 한 명의 교육자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임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송준호) 저는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8년 반 정도 교수 생활을 했고 서울대에 온 지 이제 10년 됐습니다. 공과대학에 소속되어 건설환경공학부의 커리큘럼 내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여러 가지 교육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이 교육이라는 것이 백년대계라는 말처럼 금방금방 바뀔 수 없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들 심지어 학생들조차 이전에 받았던 교육 체계에서 벗어나는 것을 잘 꿈꾸지 못하고, 불안함도 있어서 기존 틀에서는 혁신적인 시도를 하기 어려운 한계를 체감하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학교에서 첨단융합학부를 시작한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저에게 와서 일해 달라고 하셨을 때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첨단융합학부에서 우리가 새롭게 시도하는 것들이 우리 학교 전체, 또 제가 사랑하고 아끼는 공과대학과 건설환경공학부 학생들에게도 돌아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아까 다른 교수님이 말씀주신 것처럼 기존의 방식보다 훨씬 더 많은 품을 들여야 하고 또 없던 것을 만들기 위해서 고민도 많이 해야 되는데, 그 고생을 함께 해서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면 여전히 큰 애정을 갖고 있는 저희의 기존 소속 단과대학들에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고요, 그 출발을 함께 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여기 두 분은 제가 모셔온 분들입니다. 하지만 다 본인의 자유의지로 오셨어요. (웃음)

(이연) 100% 자유의지로 왔습니다. (웃음)

저는 자연과학대학 화학부에서 생체 소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속에 들어가는 소재를 만든다든지, 약물이 우리 몸속에서 작용하는 최적의 효율을 찾거나 부작용을 없앤다든지 이런 쪽의 연구를 하고 있거든요. 어찌 보면 첨단융합학부에서 하고 있는 디지털헬스케어전공이나 혁신신약전공 연구하고도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연대 화학부 틀 안에서 그러한 연구를 진행하며 공대나 의대, 약대 교수님들하고도 쭉 협업, 협력 연구를 해왔는데요, 그 과정에서 화학부 안에서 깊이 파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다른 쪽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또 화학부라고 하는 것이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물질과학 분야의 인재를 키워내는 아주 전통적인 학부입니다. 그러다 보니 화학에 특화된 인재를 길러내는 시스템은 잘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속에서 완전히 새로운 교육적 시도를 하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양한 융합 연구와 관련된 교육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학부가 열리게 된 거죠. 학생들이 새로운 형태로 인접 분야의 학문들을 받아들이면서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데 끌려서 이렇게 지원하게 됐습니다.

(이찬) 저는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산업인력개발학과에서 리더십 개발, 성과 관리, 조직 개발 등의 과목들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학에 오기 전에는 LG전자 미국 현지법인 인사팀이나 레고 인사팀에서 채용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회사에서 신입 사원들에게 많은 교육을 새로 진행했어야 했기 때문에 대학에서 기본적인 교육조차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한 원망이 있었습니다. 근데 대학에 와서 보니까 이러한 한계가 왜 발생하는지 알게 되어 산업계와 학계 양쪽의 관점을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기존 교육방식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새로운 세팅에서 시작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을 텐데 새로운 단과대학을 설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단과대 규모의 학부가 만들어지는 건 정말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또 그런 대의명분 이전에 현실적으로 저희한테는 여기가 직장이거든요. 직장인으로서 꿈꾸던 동료, 선배들과 같이 협업해서 뭔가를 한다는 게 날이면 날마다 올 기회 같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교수 및 직원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그런 조직이 서울대 안에 만들어져서 그 조직 자체가 롤모델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왔습니다.

밖에서는 융합전공, 218명, 학부신설이라는 키워드만 보일 수 있는데 첨단융합학부 안에 채워진 아이디어와 에너지들이 조금 더 잘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첨단융합학부는 교육방식의 측면에서도 새로운 것들이 많은데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찬) 전에 경력개발센터장과 평생교육원장으로 근무하며 서울대 학생들이 입학 후 선생님과 부모님을 원망하는 경우를 의외로 많이 보았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서울대만 입학하면 그다음부터는 네 세상이라고 그래서 꾹 참고 공부해서 왔더니, 실제로는 그들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대학에서 훨씬 더 경쟁이 치열해진 거예요. 여기 들어와서도 또 점수에 연연하고 전공을 선택하기 위해 여전히 성적에 얽매여 있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원하는 걸 학습하고 거기서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교과 지식 못지않게 필요한 내용들을 상호작용하면서 배워야 되는데 대학에서 계속 경쟁만 하는 거죠. 따라서 대학에 들어온 이후에라도 경쟁을 통한 생존이 아니라 협업을 통한 공존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내가 설령 불편할지라도 공존을 해야 나도, 우리도 더 큰 걸 얻을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 학생들에게 경험을 통해 체득되도록 구조적으로 지원해줘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첨단융합학부에는 교과 학습 못지않게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세 가지 트랙(기술창업, 창의연구, 정책리더십)을 뒀습니다. 학생들은 전공에 관계없이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마인드를 모델링하는 기술창업, 학문의 후속 세대를 양성하는 창의연구, 그리고 첨단 과학 분야의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이끄는 정책리더십의 세 가지 트랙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서 더 큰 실질적 가치와 성취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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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호) 첨단융합학부의 새로운 시도를 하나 더 소개해 드리면, 우리 학부에서는 초학제적인 융합을 하려면 소통 역량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으로 기초교육원에서 공모한 베리타스 세미나를 필수과정으로 두었습니다. 이 수업은 강의를 먼저 듣고 분반으로 흩어져서 토론을 한 다음, 그 결과를 발표하는 형식입니다. 물론 이런 방식이 시도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듣는 건 아마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베리타스 프로젝트 혹은 실천 과목은 실제로 학생들이 어떤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과목으로 1학년 2학기 때 배우는데요, 1학년 때부터 이런 과정들을 필수로 이수하기 때문에 우리 첨단융합학부 학생들의 소통역량, 협업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공대에서 학생을 가르치면서 글쓰기나 소통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많이 체감했습니다. 그렇다면 첨단융합학부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고요. 교과의 인문과정 외에도 다양한 교과외 활동이라든지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서 첨단융합학부 나온 학생들은 뭔가 말이 통하더라, 다양한 분야 학생들이나 전문가하고도 얘기를 나눌 수 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있는 학생들이다, 그렇게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교육목표입니다.

첨단융합학부

(이찬) 단장님께서 방금 말씀하신 베리타스 과목들을 개발하려고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계신데요, 구체적인 과목 하나를 예로 들면 이번에 신규 개발한 <데이터로 디자인하는 리더십>이 있습니다. 각각의 전문 분야를 갖춘 3명의 담당 교수가 협업적 팀티칭을 통해 하나의 수업을 이끌어가는데요,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고길곤 교수님이 데이터 애널리틱스(Data Analytics)와 시각화를 통해 문제를 제시하시면, 미술대학 디자인 학부 이장섭 교수님이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과 디자인 두잉(Design Doing)으로 해결 프로세스를 알려주시고, 이 과정에서 제가 서울대 학생들이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리더십(Leadership)을 찾아가도록 길잡이가 되어주려 합니다. 첨단융합학부 학생들이 1학년부터 이런 것들을 몸소 겪고 학습하면서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의 리더로서 배운 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공헌할 수 있는지 체득해갈 수 있도록 초반부터 주안점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또 첨단융합학부 신입학생 100명이 이번 여름방학 때 아마존, 베타 등 기업에 방문한다고 들었는데요, 저도 가고 싶네요. (웃음) 참여하는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이찬) 네, 1학년 때부터 IT, 반도체, 생명공학, AI, 로보틱스 등 첨단산업의 흥망성쇠를 간접 체험할 수 있게끔 하계 인턴십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통 4학년 때 인턴십을 하는데 졸업할 때쯤 하면 너무 늦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첨단융합학부 학생들은 실리콘밸리를 1학년 여름부터 데리고 가는데, 짧은 기간이라서 인턴십이라기보다 현장체험 또는 체험학습 개념으로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여기 좋다’, ‘여기 봐라’가 아니라 학생들이 오랜 기간 숙성된 첨단산업의 전체적인 역사와 발전 과정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첨단산업을 목격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기업들의 과거로부터 지금까지의 변화를 관찰하고 분석하여 미래 비전도 세울 수 있도록요. 또 현지에 재직 중인 서울대 동문들을 섭외하고 있는데 그분들이 서울대에서 공부하고 어떻게 이 분야에 진입하여 활동하고 있는지 자세히 접할 수 있을 겁니다.

다음으로 어떤 사람을 융합 인재라고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나눠보고 싶은데요, 융합 인재에 대해 교수님들께서 생각하시는 모습을 하나씩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송준호) 저는 융합 인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유연성입니다. 사고의 유연성이요. 그래서 어떤 전공을 배운다고 했을 때 이렇게 지식을 쌓아가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른 전공의 다양한 접근방식을 이 전공에 한번 시도해 보고 싶어 하는, 좀 그렇게 사고가 열려 있고 유연한 학생들을 많이 키워내고 싶습니다.

특정 전공을 깊이 파고드는 학생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첨단융합학부 학생들은 기존의 것들을 서로 이어서 이전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그 모습이 제가 기대하는 융합인재의 상입니다. 첨단융합학부의 교과교육이나 비교과 과정을 통해서 그런 유연성을 키워주는 게 저희의 큰 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

(이연) 아마 많은 자연대 교수님들한테 융합 연구가 뭐냐고 물어보시면 ‘자기 것을 깊이 파다 보면 전문가가 되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융합 연구를 할 수 있을 거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사실 그것도 상당히 공감이 가는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형태의 융합 연구 방식에서는 ‘열린 마음으로 다른 전공을 바라볼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매우 중요할 것 같아요. 특정 분야에서 굉장히 훌륭한 연구를 하시고 계신 연구자들도 다른 분야 연구자들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한편 이와 반대로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한 분야를 깊이 파서 나중에 융합하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우선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생각, 생각하는 방식,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방식,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등을 배우다 보면 그걸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는 경우도 굉장히 많거든요. 즉, 모든 창조는 기존에 있는 것들의 조합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법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경우에는 기존의 많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융합하고, 새로운 것을 이끌어내느냐 하는 것이 핵심일 것 같고, 그것이 아마 우리 첨단융합학부에서 교육하고자 하는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첨단융합학부의 다섯 가지 전공은 기존에 있던 분야들의 융합을 통해 만들어진 전공이지만, 이후에는 그 다섯 가지 전공 사이에서도 융합이 일어날 수 있고, 더 나아가 첨단융합학부 내부의 전공과 외부에 있는 전공들 사이의 융합도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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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융합학부 학내 공청회

첨단융합학부 신입생들이 받게 되는 선물 중 하나가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는 백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 백지를 받았을 때 설레는 마음이 드는 학생이 있는 반면에 두려움을 느낄 학생도 있을 것 같아요. 혹시 이런 두려움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어떤 도움을 주실 수 있을까요?

(이찬) 현재 첨단융합학부 학생들만을 위한 전공 설계 전문위원 네 분을 채용 중에 있습니다. 1학년 때부터 차근차근 자기의 전공을 탐색해서 3학년 때 전공을 결정할 수 있으려면 본인의 적성을 탐색할 수 있어야 되는데, 특히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일수록 정작 본인을 살펴보고 파악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가 있더라고요. 제가 경력개발센터에서 일하면서 여러 대학에서 진로 상담하시는 상담사분들에게 서울대생들이 의외로 자기 효능감이 낮거나 혹은 본인에 대한 탐색이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저희는 첨단융합학부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진로탐색을 차근히 할 수 있도록 아예 상담 횟수도 필수로 정하고, 1학년 때부터 매학기 집중 관리될 수 있도록 전문 상담위원들을 모시게 됐습니다. 물론 교수들도 언제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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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융합학부 학내 공청회

첨단융합학부에서 공부하고 싶어 하는 고등학생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과학 교과에서 어떤 과목을 이수했을 때 도움이 되는지 혹은 특정 과목을 미이수했을 때 불이익이 있을지 입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많이 물어보는 게 물리 과목인데요, 교수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연) 다섯 가지의 전공 중 물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공도 분명히 있습니다. 차세대지능형반도체와 지속가능기술 전공에서는 물리를 중요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혁신신약과 지속가능기술 전공의 경우 화학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디지털헬스케어나 혁신신약 전공에서는 생명과학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정 교과목을 꼭 이수해야 첨단융합학부에서 잘할 수 있다는 건 아닌 것 같고요,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서 어떤 과목을 수강하느냐에 따라서 여러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고등학교 때 물리Ⅰ만 듣고 물리Ⅱ를 안 들었다거나 혹은 화학Ⅰ밖에 안 들었다고 하는 학생들이 화학부나 물리학 전공을 하는 학생들 중에도 일부 있거든요. 첨단융합학부뿐 아니라 그런 모든 학생들을 위해서 서울대 기초교육원이 뛰어난 교육시스템을 많이 마련해놨습니다. 예비 대학이라고 하는 코스에서 교양 물리를 포함한 다양한 과목을 수강하는 데에 어려움을 최소화하도록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죠. 화학, 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첨단융합학부에 들어온 다음에도 혁신신약전공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화학과 지속가능기술전공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화학이 조금 다르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됐을 때 양쪽 전공에서 중복되는 화학 교과의 코어를 오프라인으로 교육하고 각 전공에서 별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화학 분야는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는, 그런 형태의 교육 시스템이 첨단융합학부 안에서도 계속 마련될 예정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과학 교과 중 첨단융합학부에 들어오는데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특정 교과목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입학 후에 특정 전공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해당 지식이 필수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알아두시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송준호) 첨단융합학부의 가장 큰 특징은 전공이 정해져 있지 않아 첫 세 학기 동안 여러 과목들을 들으며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자기주도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과목을 들어야 입학할 수 있냐는 질문보다는 순수한 호기심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꿈을 안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입학 후 첨단융합학부 안에서 수업을 자유롭게 들어보고, 친구들, 교수님들, 현장에서 활약하시는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실 수 있는 인프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 들어보니까 첨단융합학부는 특정한 교과 지식이 아니라 열린 마음을 가지고 와야 되는 학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으로 첨단융합학부의 새로운 공간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은데요, 첨단융합학부 학생들이 사용하게 될 공간 설계 시 어떤 점을 중점에 두고 준비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찬) 현재 18동에 첨단융합학부의 주요 시설을 세팅하고 있는데 1층 로비에서부터 학생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곳이 학생들끼리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수업을 듣는 등의 서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생활공간이 될 것이고요, 19동 1층에서는 각 전공별로 실험 실습을 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과학적 탐구와 창의적 실험을 할 수 있는 첨단 장비와 시설을 갖춰서 학생들이 실무에 가까운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첨단융합학부

(송준호) 정말 기쁘게도 저희 단장단이 모두 동의를 했던 부분이 학생 공간은 학생들이 와서 시간을 오래 보낼 수 있고, 보내고 싶은 공간이 돼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부를 멋진 카페처럼 꾸미고자 했고, 저희의 모든 아이디어를 총동원해서 아름답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나중에 꼭 오셔서 차 한 잔 하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학생분들이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항상 상담할 수 있는 상담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고요. 그래서 학생들이 와서 즐겁게 어울리고 함께 성장하는 그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첨단융합학부의 첫 신입생들이 입학하는데요, 이 학생들이 학부 4년 과정을 마치고 어떤 모습으로 서울대 정문을 나서기를 바라시나요.

(이연) 여기서 최종적으로 어떤 것을 배우고 가느냐고 했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유연한 사고방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어떤 첨단 분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10년, 20년 후에 똑같이 첨단 분야라고 얘기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특정 분야의 기반 지식은 갖되 앞으로 그 분야에 어떤 변화가 닥쳐오더라도 변화에 적응하고 협력할 수 있는 그런 인재가 되어서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앞서 언급된 기술창업, 창의연구, 정책리더십이라는 세 가지 트랙들을 거쳐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게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송준호) 저는 학생들이 졸업할 때 매우 다양한 세부 전공과 진로를 선택한 친구들로 이루어진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졸업하면 좋겠습니다. 처음 입학하면 전공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반별로 묶여서 활동하게 될 텐데 그러다 보면 친한 친구 중에는 다른 전공을 하는 친구들이 많겠죠. 그래서 졸업 후에 같이 창업을 할 수도 있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것을 함께 만들어볼 수도 있는, 다양한 친구들을 많이 보유한 그런 학생으로 졸업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졸업 후에도 새로운 것을 늘 더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배우고 싶어 한다는 게 꼭 대학원을 간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이 창업이든 더 넓은 세계를 배우는 것이든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거리면서 졸업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찬)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가 진정 행복한 사람이 돼서 졸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월급을 많이 받는 사람이 아니라 월급을 많이 줄 수 있는, 즉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중장기적으로는 굳이 졸업을 하지 않아도 이미 학교에 몸담고 있는 과정 속에서 1단계, 2단계, 3단계의 꿈을 이루는 첨단융합학부 친구들이 속속 나와서 사회의 다양한 롤모델들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첨단융합학부 입학을 꿈꾸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송준호) 첨단융합학부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는 ‘자유로운 꿈의 공작소’입니다. 저희가 만들어 놓은 틀과 규칙에 따라 누가 더 잘하는지 보겠다는 그런 교육기구가 아니고요, 정말 학생들이 자기만의 생각과 방식으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데 있어서 교과와 비교과 그리고 다양한 인프라를 통해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가 준비한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있는데 꼭 첨단융합학부에 입학하셔서 그것들을 마음껏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첨단융합학부 신설이 처음 알려졌을 때 다양한 첨단 분야가 접목된 다섯 개의 전공과 자유로운 전공 선택권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첨단융합학부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보다 새로운 교육에 대한 방향성과 방법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학생들이 대학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고,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기존의 틀에서 풀기 어려웠던 고민들을 새롭게 정의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첨단융합학부 교육과정 곳곳에 담겨 있다.

개별 전공에 대한 지식과 초학제적 융합 역량을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변화를 선도하는 융합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첨단융합학부. 배움에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태도를 지닌 학생이라면 새로운 교육을 만들어가는 첨단융합학부에서 눈부신 성장의 기회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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