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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안내

음악대학

작곡과 작곡전공, 이론전공

서울특별시 관악구 관악로 1.
자줏빛 안개가 낀다는 연못 자하연에서 북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이 보인다.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호른 같은 악기 소리와 우렁찬 바리톤 음색이 들리는 이 곳
‘아, 여기가 음대구나!’ 하는 순간, 어디서 익숙한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그래, 이건… 연필 냄새?!

킁킁! 난다! 연필 냄새!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발을 디디면 보통 사람들에게는 무척 생소한 광경이 펼쳐진다. 악기들을 조율하는 소리가 들리고 성악가들이 음색을 고르는 소리가 음악대학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음악대학에서도 아름다운 선율보다는 거무튀튀한 연필 냄새가 더 강하게 느껴지는 곳이 있다. 바로 그곳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오늘도 많은 학생들이 밤을 새우며 과제를 하고 있고, 심지어 작곡과의 일부 전공(이론전공) 학생들은 음대 학생인지 인문대 학생인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책을 보고 글자로 빼곡히 차있는 과제를 쓰기도 한다. 연필 냄새가 나는 그 곳, 작곡과가 여기 있다!

작곡, 지휘, 전자음악, 이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는 네 개의 세부 전공으로 나뉜다. 작곡전공, 지휘전공, 전자음악전공, 이론전공이 그것이다. 작곡전공의 정원은 11명이고 이론전공의 정원은 8명이다. 지휘전공과 전자음악전공은 선발 과정이 독특하다. 작곡전공에서 학생을 뽑는 대신 지휘전공과 전자음악전공으로 각각 2명씩 뽑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원자들의 자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 경우가 흔히 있기 때문에 지휘전공이나 전자음악전공으로 학생들이 선발되기라도 하면 그 소식이 동네방네 쫙~ 퍼진다고 한다. 네 개의 세부 전공! 음악대학이라는 특수성! 10명 안팎의 소규모 학과! 그래서 베일에 쌓여있는 작곡과를 취재하기 위해 필자가 음악대학으로 뛰어들었다. 작곡과 사람들이 말하는 작곡과 이야기들을 ‘직접’ 들어보자! Let’s Go!

작곡과 정태봉 교수님

안녕하세요, 정태봉 선생님(작곡과 교수, 작곡전공).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개괄적인 질문부터 드릴게요. 작곡과에는 작곡전공, 지휘전공, 전자음악전공, 이론전공이 있는데요, 작곡전공은 어떤 전공인가요?
먼저, 작곡과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음악이 무엇인지를 알아야겠죠. 음악은 음을 소재로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입니다. 그리고 작곡전공에서 하는 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인 것, 감성적인 것을 음악적 매커니즘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오선지로 많이 작업을 하는데, 20세기에 들어서는 오선지를 이용하지 않는 작업도 생겨났죠.

지휘전공은 어떤 전공인가요?
지휘 전공에서는 오케스트라나 큰 악기 편성을 지휘하여 작곡가가 의도한 것을 표현하는 일을 합니다. 지휘자들은 음악의 기술적인 면을 단련해야 합니다. 악보를 볼 줄 알아야 하고, 악기도 다룰 줄 알아야 하며, 음악학을 하는 사람들처럼 음악에 대한 철학적 접근도 해야 합니다. 연주자들을 컨트롤하는 능력도 중요해요.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백 명 가까이 되는데, 그 중 몇 명이라도 엉뚱한 소리를 내거나 지휘자의 지시에 응하지 않으면 곤란하지요. 리더십이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많은 사람들을 조율하고 다듬어 하나의 모양을 만들어낸다는 게 나라를 경영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전자음악전공은요?
전자음악은 1940년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옛날부터 음악가들에게 고민이 있었어요. 많은 예술(장르)들이 있잖아요? 문학이라든지 미술이라든지요. 문학은 책을 통해서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하고, 미술은 작품을 보면서 어렵게 느껴질 수는 있어도 확 들어오는 무언가가 있죠. 심지어 연극도 대본만 보면 직접 전달될 수 있어요. 하지만 베토벤의 악보만 보면 뭔지 모르겠죠. 음악은 매개체가 필요한 거예요. 연주자가 필요한 것이죠.
그런데 점차 음악이 어려워지고 복잡해지면서 연주자들이 아무리 연주를 잘 해도 작곡가들의 생각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힘들어졌어요. ‘연주자들에 의해 작곡가의 의도가 왜곡될 수도 있겠다. 연주자 없이 바로 소통을 할 수 없을까? 소리를 바로 전달할 수 없을까?’ 그래서 등장한 것이 전자음악이에요. 처음에는 테이프 녹음을 이용했지만 컴퓨터의 개발 이후 이를 이용해 소리를 조합하고 변형합니다. 전자음악은 그런 면에서 컴퓨터 음악이라고 부르는 게 더 와닿을 수 있겠네요.
이론전공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이론전공은 음악학 전공이라고도 불립니다. 음악을 미학적, 철학적 측면에서 연구하죠. 가령, 베토벤의 작품이 어떻게 사람을 감동시키는가, 어떤 음악이 좋은 음악인가와 같은 것을 논합니다. 인문학적 성격을 강하게 지닙니다. 따라서 이론 전공에서는 음악적인 소양도 있어야겠지만, 인문학적인 소양도 함께 필요하겠네요.
전자음악전공은 2012년에 처음 만들어졌더라고요. 이전에도 대학원에서는 전자음악을 많이 다뤘다고 알고 있는데, 이제야 학부에 전자음악전공을 설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옛날에는 컴퓨터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일종의 유예의 개념으로 대학원에서부터 전자음악을 다뤘습니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성이 있는 학생이 있으면 학부 때부터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로 전자음악전공을 만든 거죠.
하지만 최근 3년(12년도~14년도)동안 전자음악전공에서 딱 한 명만 선발되었더라고요. 정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선발하지 않는 이유가 있을까요?
컴퓨터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더라도 예술적인 사고가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선발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음악을 하려면 꽤 어린 나이 때부터 두각을 드러내야 한다든지 어린 나이 때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는 편견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도 예술중학교, 예술고등학교 같은 특수목적 학교도 많아지고 있고요. 늦게 음악을 시작하거나 일반고에서 음악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음악을 배우기가 불리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이런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옛날부터 지금까지 작곡과에 들어온 학생들은 기악과에 비해 예술고 출신 비율이 낮은 편이에요. 예술고에서도 잘 지도를 해주긴 하겠지만, 작곡과에서 요구하는 것은 폭넓은 범위의 지식과 사고의 경험을 지닌 학생들입니다. 작곡이라는 분야 자체의 성격이 그러니까요. 문제는 지원자 간의 경쟁이지 예고에서와 같은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느냐는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창의적인 사고, 자유로운 상상력 등 이 작곡을 위해 필요한 소양들입니다.
어린 나이에 작곡을 공부하는 건 장단점이 있겠죠. 장점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시험 과목을 훨씬 효과적으로 공부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기초 사고 능력은 결국 스스로 쌓아가야 하는데, 너무 이른 시기부터 작곡을 공부할 경우 자율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많이 없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게 단점일 겁니다. 많은 음악을 들으면서 감상은 물론 생각도 많이 하고, 상상력을 펼쳐보는 시간도 충분히 가져야 하며, 좋은 책, 좋은 영화, 좋은 예술작품들을 많이 접하려는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면접을 보면 모범적인 대답을 하는 학생들은 많지만 기발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적은 편이에요. 교과서적이고 모범적이기만 한 게 아쉽죠. 물론 기발한 생각을 가진다는 게 어려운 일인 건 압니다.
작곡을 하는 데 중요한 게 있을까요?
주어진 과제들을 잘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악에 대한 폭, 예술의 폭을 넓히면 좋겠습니다. 깊이 있는 사고, 상상력, 감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많이 갖춘 사람이 작곡과에서 함께 공부하면 좋겠어요. 음악을 많이 듣고 책을 많이 읽는다든지 … 인간적인 사고의 폭을 넓히는 책은 많아요. 유행하는 베스트셀러를 말하는 게 아니라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고전들이 있죠. 입시에서 아쉬운 건, 자기소개서에 읽은 책 목록이 있는데 면접에서 거기에 있는 책에 대해 물어보면 학생들이 깊이 생각하면서 책을 읽은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예요. 좋은 음악도 많이 들어야겠죠. 하지만 좋은 작곡가가 되려면 위대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많이 들어야 하는데 학생들이 제대로 안 듣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많은 학생들이 입시 도구에 대한 것만 단련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죠.
학생들이 깊이 있는 사고력, 창의력, 상상력, 감수성에 대한 걸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게 본질이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철학자가 되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가 작곡으로 진로를 바꾸는 사람들이 좋은 작곡가가 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리학자나 철학자가 꿈이고 취미 삼아서 피아노를 쳤는데 갑자기 사춘기에 작곡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쭉 밀고 가는 사람이 있다면, 기술적인 작곡만 공부한 사람보다는 좋은 작곡가가 되지 않을까요? 정신이 없는 기술은 예술이 될 수 없어요. 그렇다고 정신만 가지고 있다고 해도 안 되고요. 그런데 정신적인 것은 어릴 때부터 소양을 길러야 해요. 좋은 책을 읽고 마음의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사람, 많은 걸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예술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연주가로 클 수 있는 사람과 작곡가로 클 수 있는 사람은 달라요. 연주는 일종의 스포츠랑 비슷할 수 있습니다. 조기 교육을 받고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기량이 쇠퇴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작곡은 그렇지 않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신 거 같아요. 보통 사람들이 예술을 하려면 영감이 있어야 한다고 하잖아요? 교수님은 그런 영감을 어디서 얻으시나요?
요즘에는 영감이라는 말은 잘 안 쓰고 음악적 아이디어라고 표현하죠. 나는 개인적으로 책 읽는 걸 좋아했고 눈에 보이는 사물에 대해 호기심이 컸어요. 반대를 무릅쓰고 음악을 한 거라 집에 피아노도 없었죠. 그런 핸디캡 때문인지 ‘눈에 보이는 건 다 아이디어를 던져줄 수 있는데 사람들은 모르고 지나치고 있고 나는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주어진 조건이 열악하니까 사람들이 못 찾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의도적으로 다가갑니다. 자연이라든가 앞서가는 사람들의 뛰어난 생각들을 말이에요. 아이디어의 원천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 그런 데서 하나둘씩 찾으면 되지 않나 싶어요. 또, 이렇게 작곡을 하다 보니 작곡을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습관이 몸에 배었어요. 좋은 피아노가 놓여있고 조용하고, 그런 환경일 필요가 없는 거죠.
좀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나는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게 역사적 문제에요. 종교에 대한 것도 좋아하죠. 크리스천인데 도교, 불교 같은 걸 배척하지는 않고 오히려 철학적으로 좋아하죠. 동양 사상에 대해 작곡과에 진학하기 전부터 좋아했고요.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작품의 제목이 단군이라든가 백두대간, 한강, 고구려 이런 식으로 나오기도 하네요.
좋은 예술가가 되려면 무엇이든지 생각하게끔 하는 것들이 필요하다는 말씀이군요. 작곡을 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일 거 같아요. 작곡을 포기하는 학생도 많겠네요?
매년 열 명 안팎의 작곡 전공생이 들어오는데 모두 작곡가의 길을 걷지는 않아요. 어떤 해는 작곡가로 남아있는 졸업생이 없기도 하죠. 학교에서는 음악적 상상력, 사고력을 가르쳐 줄 수는 없고 표현에 대한 것만 교육합니다.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음악적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찾기 힘들어지면 작곡하기 힘들어져요. 그래서 펜을 놓고 다른 일을 하게 되겠죠. 내 생각에 열 명 중에서 두 세 명만 작곡가가 되어도 좋지 않나 싶습니다.
꼭 작곡가가 되지 않아도, 작곡과 출신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서 능력을 발휘하는 건 참 좋다고 생각해요. 대중음악 같은 것도 원래는 터부시했는데 지금은 하고 싶으면 가서 하라고 이야기하죠. 대신 잘 하라고 하고요. (웃음) 어쨌든 작곡이라는 것은 의욕만 가지고 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디어도 사고를 넓게 해야 찾을 수 있는 거죠.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작곡과 입시를 치를 학생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요?
화성법이나 청음 같은 걸 등한시하라는 건 아니지만, 그 외에 작곡을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그것을 많이 한 사람들은 그게 진학한 이후에 많이 도움이 될 겁니다. 직접적으로 말하면 좋은 음악 작품을 많이 듣고, 음악이 아니더라도 어떤 계기에 의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깊게 하는 걸 많이 해야죠. 그러면 훌륭한 작곡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작고과 오희숙 교수님

안녕하세요, 오희숙 선생님(작곡과 교수, 이론전공).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곡과 이론전공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서울대학교 작곡과 이론전공은 음악학(musikwissenschaft)을 하는 전공입니다. 음악을 흔히 노래하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작곡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는 음악을 학술적으로 연구하죠. 음악학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왜 그런 연구를 하느냐는 질문에 답해야겠군요. 연주를 하거나 창작을 하는 등의 실기 영역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입니다. 음악에 관한 담론이나 문제를 제기하고 거기에 대해 설명을 하는 거죠.
음악학에서는 음악을 다양한 시각에서 다룹니다. 음악의 역사, 음악적 아름다움, 음악의 사회적 역할, 인간은 음악을 어떻게 들을까, 광고에서 쓰이는 음악은 어떤 것일까 같은 다양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공부합니다. 그래서 이 전공을 하려면 음악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겠지요. 악기 연주 경험도 있어야 하고 악보를 볼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하죠. 그런 음악적 토대를 학문적인 호기심과 연결시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공부하게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학교에 들어오면 음악학개론부터 시작해서 음악학의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게 됩니다. 음악사, 음악미학, 음악심리학, 음악사회학, 대중음악학, 음악이론 같은 것들에 대해 공부하게 되죠. 최근에 나온 흥미로운 논문들의 예를 드는 게 음악학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 같네요. 무서움을 유발하는 음악이 있는지에 대해 연구한 논문이 있고요… 또, 프로이트 이론과 슈베르트 가곡을 연결시킨다든지, 파울 클레라는 화가의 그림을 음악적 측면에서 연구한 논문도 있네요.
이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은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전공과 관련해서 음악학자가 되기도 하고, 신문사, 출판사, 방송국 같은 데서 음악 전문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음악에 관련된 책을 쓰거나 번역하는 일도 해요. 음악학을 다른 분야와 연결시키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가령, 뇌 과학과 연결시켜서 심리학과나 의대 쪽에 가서 연구하기도 하는 거죠. 미학과로 가서 음악의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적 측면을 연구하기도 하요. 음악 교육 쪽으로 진출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음악을 좋아하면서도 학문적으로 전개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전공이 될 거 같네요.
작곡과 이론전공 학생들과 대화하다보면, 자신이 상상했던 음악학과 실제의 음악학이 다르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왜 그럴까요?
음악학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조금 부족한 경우 같네요. 가령, 음악치료학 같은 건 음악학의 영역이 아니거든요. 음악학은 실용적인 분야는 아니에요. 순수학문에 가깝죠. 철학을 왜 할까요? 오로지 철학자가 되려고 철학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실용성을 생각하고 입학했다면 갭을 느낄 거예요.
고등학생들이 음악학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는 힘들 거 같아요. 고등학생들이 음악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을까요?
제 책을 읽어보면 될 거 같아요. (웃음) 《음악학 원전 강독》, 《음악학 문헌 강독》 같은 책이 도움이 될 거예요.
음악학을 하기 위해선 어떤 소양이 필요할까요?
예술에 대한 전반적인 소양과 관심은 물론이고 인문학적인 소양도 필요해요. 인문계열 학생들이 공부하는 사고력과 논리력 분야에 음악을 더한다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당장의 입시에서는 학교에서 배우면서 익히는 사고력과 논리력에 더해서 교양이 좀 있으면 좋을 거예요. 가령, 현대음악은 듣기 싫은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런 질문에 자기 생각을 조리 있고 차분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죠.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작곡과 이론전공 입시를 치를 학생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요?
특별한 걸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어요. 자기가 착실하게 공부한 걸 잘 정리하면 됩니다. 실기 시험을 보니까, 그런 건 열심히 준비하길 바라요. 열정과 꿈이 있는 학생들이 오면 좋겠습니다.

작곡과 학생들의 이야기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어떨까? 교수님들의 말씀에서는 이상적인 작곡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학생들의 이야기에서는 현실적인 작곡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곡, 지휘, 전자음악, 이론 네 가지 전공생들의 각기 다른 네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첫 학생 인터뷰네요! 작곡 전공생들의 학교생활은 다른 단과대학 학생들에 비해 특별할 거 같은데, 어떤가요?
(박정인, 작곡전공 11) 전공이 확실한 상태로 입학을 해서 학교생활이 전공에 특화되어 있어요. 전필 수도 많고 할 것도 많아요. 작곡전공, 지휘전공, 전자음악전공 학생들은 자기 실기를 제외하고는 수업을 다 같이 듣습니다. 처음 들어왔을 때 당황했던 건 다른 애들이 서로 거의 아는 사이라는 거였어요. 작곡과에 예고 비율이 적다고 해도 2/3 이상은 있는 편이거든요.
일반고 출신이신가보군요! 입시를 준비하는 게 예고 학생들보다 힘드셨을 거 같아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원래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아서 피아노와 국악을 했어요. 일반고에서는 고2 때 문∙이과가 갈리잖아요? 그 때 저는 음악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실 고2 때 그렇게 열심히 한 것 같진 않고, 고3 때는 입시 준비를 위해서 열심히 살았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을 후회 없이 쓰는 것과 주위에서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 학교는 다른 대학에 비해 실기가 많아요. 제가 입시를 치를 때는 9시간 동안 작곡을 하고 지금은 12시간 동안 작곡을 하죠. 저는 학원을 다니면서 입시 준비를 했어요. 기존 작곡가들이 곡을 쓰는 방식을 많이 모방했죠. 예를 들면, 베토벤이나 브람스 같은 선대 작곡가들의 화성 분석을 해보고, 곡을 써보는 거예요. 비슷하게 쓰려고 베끼듯이 쓰기도 하고요. 대학에 들어오면 현대음악을 배우지만 입시에서는 고전 스타일의 음악을 시험 봐요.
작곡과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과 행사라든가?
과 행사로는 연주회가 많이 열려요. 음대가 동창회로 끈끈하게 유대가 있는 건 아니지만, 구성원 수가 적다보니 서로 쉽게 알게 되죠. 작곡과 학생들이 쓴 곡을 기악과 학생들이 연주하는 수업도 있고, 다른 전공생들과 교류도 빈번한 편입니다. 음대가 공통적으로 다른 단대와 많이 다른 게 있는데, 음대 학생들은 전공교수님께 도제식으로 레슨을 받기 때문에 학생들이 교수님께 받는 영향이 많이 커요. 그리고 그 제자들끼리는 자주 만나는 편이에요. 선생님 생신 때라든지.
학생들이 대체로 동아리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저 같은 경우에는 아카펠라 동아리인 인스트루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동아리장도 했었고요. 동아리에서 편곡도 하고 악보도 만들면서 음악을 하는데 거기서 활력소를 많이 찾고 있죠. 사람 목소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알게 되고요. 실용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동아리에 들어가는 게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가벼운 질문을 드릴게요. 작곡과 학생들의 연!애! 라든지 사람들의 편견! 어떤가요?
CC는 정말 드물고요, 소개팅을 많이 해요. 동아리에서 인연을 만나기도 하고요. 작곡과 학생들은 밖에서 많이 찾아요. 은근히 미팅은 안 들어오더라고요. 편견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보통 음대 여학생들에 대해 환상이 있잖아요? 지갑은 든든할 것 같은데 뭔가 유별날 것 같다든지 지극히 에너지가 넘친다든지. 솔직히 악기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어 보이긴 하던데 … (웃음) 작곡과 같은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음악을 붙들고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아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비용이 드는 과는 아니에요. 오히려 배고픈 예술가여도 좋다는 친구들이 많아요. 작곡과에 들어온 이상 돈을 많이 벌기는 일찌감치 많이들 포기합니다. (ㅠㅠ)
안녕하세요. 몇 년 만에 뽑힌 지휘 전공생이라고 들었어요. 지휘전공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이규서, 지휘전공 13) 지휘전공은 과정이 개설된 지 20년 정도 되었어요. 학생을 선발할 때 작곡전공 정원에서 2명을 배정하여 선발하지만 충분한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학생을 뽑지 않습니다. 학부 졸업생은 10명쯤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최근 2년 간(13~14년도) 4명의 신입생이 들어왔다고 하네요.
지휘 전공생들의 수가 적다보니 학교생활이 평범하지 않을 거 같네요. 어떤가요?
일단, 지휘전공이더라도 작곡전공에서 배우는 건 다 배웁니다. 화성학, 대위법, 악기론, 총보독법 같은 것들 말이죠. 지휘 실기 과목을 듣는다는 게 다른 점이에요. 관현악 시간에는 지도교수님의 오케스트라를 돕습니다.
어떻게 지휘전공을 지망하시게 되었나요?
저는 원래 바이올린을 연주했어요. 살고 있는 지역에서 청소년 오케스트라 악장을 8년 동안 했죠. 악장은 지휘자와 가까운데 그 때 지휘자가 무엇인지 감을 잡은 거 같아요. 그러다가 베를린 필하모니 연주 실황을 보게 되었어요. 저는 악장이니까 바이올린 주자들이 연주하는 걸 보고 있었는데 상임 지휘자의 손짓에 베스트 플레이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걸 보고 감동을 했죠. 그 후로 지휘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거 같아요. 제가 지휘를 좋아하는 첫 번째 이유는 단원들과 소통한다는 점이에요. 연주를 준비하다보면 의견 충돌도 있을 수 있는데 서로 대화를 하면서 서로의 입장을 합리적으로 이해를 시키는 거죠.
음악을 전공하겠다는 생각이 든 직접적인 계기는 고등학교 1학년 때입니다. 보통 연주하다가 울지는 않잖아요? 고등학교 동문회 합창단이 정기연주회를 하는데 그때 제가 같이 했어요. CCM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연주를 하다가 눈물이 나더라고요. 음악이 주는 감동 때문일까요? 저는 무대 위에서 감동을 받을 수 있었고, 연주 후에 관객들이 많이 찾아와서 같이 울었다고 했어요. 그래서 ‘내가 음악을 해야 할 사람인가보다’라고 생각한 거죠.
부모님은 제가 음악을 하는 것에 반대를 했기 때문에 일단 저는 일반고에 진학해서 문과 공부를 했어요. 그러다가 고2 때 ‘이건 내 길이 아닌데’라는 회의가 들었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음악을 해야겠다고 진지하게 말씀드렸죠. 고3 앞두고 이러니까 부모님도 ‘얘가 괜히 이러는 게 아니구나’ 싶으셨나봐요. 그 때부터는 부모님도 제가 음악 전공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셨죠.
일반고에서 늦게 입시 준비를 시작해서 많이 힘드셨을 거 같은데, 합격한 비결이 궁금하네요! 지휘 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먼저, 연주회를 많이 가야돼요. 좋은 연주회를 많이 가세요. 그러면 좋은 주관이 생기고 좋은 지휘자가 되어 좋은 연주가 나올 수 있을 겁니다. 지휘란 누구에게 가르침을 받는다기보다는 혼자 습득을 해야 하는 거예요. 자기가 좋아하는 지휘자의 모든 걸 보고 배워야 하죠. 공연료가 비쌀 수 있지만 예술의 전당에 좋은 제도가 있는 게, 싹틔우미 제도라고 24세까지 반값 할인이 돼요. 또, 합창석을 애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지휘 공부를 어떻게 했냐. 입시를 준비하기 전에는 총보를 사서 12시까지 공부를 했고 유튜브에서 가릴 것 없이 클래식 영상을 다 봤어요. 아마 저는 유튜브에 있는 거의 모든 클래식 음악을 다 봤을 거예요. 거기서 지휘자가 어떤 모션을 취했을 때 거기에 단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봤어요. ‘저렇게 해도 말이 되네!?’하고 놀라기도 하고요. 입시를 준비할 때는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레슨을 받았어요. 그래도 이렇게 전에 독학했던 게 많이 도움이 되어서 빠르게 지휘테크닉을 익히고 음악을 심도 있게 접근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지휘의 매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려요!
한 지휘자의 해석이라는 게 그 지휘자가 자랐던 환경에 굉장히 큰 영향을 받아요. 어디서 공부했는지도 중요하고 누구한테 배웠는지도 중요하고, 한 지휘자의 삶이 그대로 녹아나온다고 할 수 있죠. 곡을 들었을 때 차이콥스키의 곡이면 차이콥스키에 더해서 지휘자의 인생관도 들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요. 작곡가가 자세히 쓰지는 않았지만 여기는 이 작곡가의 당대 상황을 봐서 이런 음악을 상징했을 거라는 해석은 사람마다 다 다를 거예요. 여기서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거죠. 이런 해석을 잘 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휘를 좋아하는 건 앞서 말했듯이 소통이 좋아서예요. 소리를 내는 주자가 편하게 연주해야 음악이 편하게 들리죠. 지휘자와 주자가 소통을 해서 주자가 어떤 게 힘든지 등을 알아내면 더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어요. 그게 지휘의 매력이죠.
반갑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유일한 전자음악 전공생이시네요! 전공에 대해서 간단히 몇 마디 부탁드릴게요.
(김가희, 전자음악전공 13) 우리 학교에서 가르치는 전자음악은 클래식 계열에서 본 전자음악이에요. 학부에서는 학구적인 걸 배우죠. 수업은 작곡전공과 똑같이 듣고요, 따로 듣는 건 전자음악 실기가 있어요. 교수와 일대일로 배우는 건데 교수님과 저 혼자 있으니까 이것저것 많이 시키시네요. (ㅠㅠ) 전자음악은 악기들이 낼 수 있는 악음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제가 현대음악에 대한 교양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전자음악이 상당히 어렵더라고요. 음악으로 된 논문을 보는 느낌이랄까? 전자음악이 재미…있나요…?
예술에는 수학적인 접근이 있고 직관적인 접근이 있어요. 교양 수업에서는 아무래도 학문적으로 가르치다 보니 수학적인 접근을 하죠. 현대음악, 전자음악에도 들었을 때 딱 좋은 게 있어요!
전자음악 전공이 소수 전공이다 보니, 전자음악을 전공하게 된 계기를 안 물어볼 수 없네요. 계기가 어떻게 되세요?
저는 예고 작곡과를 나왔는데, 1학년 때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서울 국제 컴퓨터 음악대회’를 간 적이 있어요. ‘이게 음악인가?’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종류가 다양해요. 일주일 내내 참석했는데 마지막 날에 내가 하는 음악이랑 전자음악을 접목한 것 같은 음악을 들었어요. 그 때 느낌이 좋아서 나중에 대학을 졸업하고 전자음악을 할 거라고는 생각했죠. 그런데 2학년 말에 전자음악전공이 생긴다는 기사가 나고 전공이 신설되어서 생각하게 된 거에요. 전자음악을 학부에서 배우는 건 서울대가 유일하고요, 정원이 2명이라고는 하는데 신입생은 교수님들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안 뽑아요. 3년 동안(12년도~14년도) 겨우 1명 뽑았어요.

전자음악전공자가 학부과정에 있는 국내 대학은 서울대가 유일하다 전자음악전공자가 학부과정에 있는 국내 대학은 서울대가 유일하다

전자음악이 뭔지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거 같아요. 본인이 좋아하는 작곡가나 곡을 소개해주세요!
좋아하는 곡으로는 Jodlowski의 'time & money'이 있어요. 타악기에 미디어를 입힌 건데 유튜브에 치면 조금 나올 거예요. 그 외에도 Francois Donato의 <천지창조> 같은 곡도 좋아하고요. 전자음악만 가지고 쓴 곡인데 소음처럼 들리는 소리들을 전자적으로 가공했어요. 그 소리들이 긴장을 끌고 나가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게 만들어요. 한국 작곡가로는 최지연 선생님 곡도 좋고요, 음, 다 좋아요♥
3년간의 입시에서 혼자 선발됐는데, 왜 전자음악전공 학생들을 뽑지 않을까요?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교수님들이 원하시는 건 작곡 능력이 갖춰지고서 전자음악을 재료로 쓰는 거예요. 1차 시험은 작곡전공 지원자들과 같이 작곡을 하는 시험을 보고 2차 시험에서야 전자음악으로 곡을 쓰죠. 제가 시험을 볼 때는 1차 시험에서만 12명 지원자 중에 11명이 떨어졌어요.
작곡 능력 자체는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군요. 본인의 합격 비결 같은 게 있을까요?
그냥 열심히 하고 열정이 있으면 되는 거 같아요. 학생들이 실기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면접에서 내면적인 것도 많이 보거든요. 지금 자기가 가지고 있는 걸 다 버리고 배울 수 있나, 그런 걸 봐요. 우리들 사이에서는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교수님들 눈에는 별 게 아니잖아요. 교수님들은 지금 잘 쓰는 거 보다는 배우고 싶어 하고 겸손하고 겸허하게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하세요. 자세가 중요한 거 같아요.
그리고 음을 전자적으로 변형하는 것 자체를 많이 해봐야 해요. 소리가 어떻게 바뀌는지 많이 들어봐야 하고, 곡을 만드는 건 나중의 일이죠. 이런 과정을 반복했을 때 얻는 게 많아요. 계속 반복하다가 어떻게 전자적으로 변형을 줘야 어떻게 바뀌는지 감이 잡힐 때 곡을 만들어 봐요. 곡을 만드는 건 3~4개월 전에 시작해도 돼요. 하지만 음을 바꾸어보는 건 굉장히 중요해요. 물론 작곡에 대한 베이스는 다 있어야 하고요. 2차 시험에서는 max/msp로 시험을 치니 참고하세요!
안녕하세요. 벌써 마지막 학생 인터뷰네요! 전공 소개 부탁드릴게요.
(김명혜, 이론전공 10) 작곡과 이론전공은 음악학을 배웁니다. 외국에는 음악학과로 되어있기도 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도 음악학과라는 이름을 써요. 다른 작곡과 전공은 졸업 연주를 하는데 작곡과 이론전공만 졸업 논문을 써요. 음악을 글로 배우는 느낌이에요. 그래서인지 저는 전공 공부가 재미가 없기도 해요. (ㅠㅠ) 외국에는 음악학이 인문대에 속해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론전공을 택한 계기가 어떻게 되세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악기를 다루다가 전공을 바꾼 거예요. 이론 공부가 재밌지 않을까 해서 온 거죠.
저는 음악학을 공부해서 어떻게 먹고 살지 잘 상상이 안 되네요. 학생들의 진로가 어떻게 되나요?
참 다양한 진로가 있어요. 대학원에 진학해서 지속적으로 음악학 전공을 하기도 하고, 다들 악기를 다루다가 왔으니 다시 연주 쪽으로 가기도 해요. 방송 쪽으로 나가서 PD나 작가가 되는 사람도 있고 공연기획을 하는 사람도 있죠. 심지어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어요. 행정고시를 치고 전공과 관련있는 분야인 문화체육관광부로 배정을 받는 거죠. 현실적으로 복수전공을 해서 기업에 취직하는 사람이 꽤 돼요. 전과하는 사람도 좀 있고요.
음악학에서 배우는 것이 음악을 하는 데 전반적으로 도움은 되지만 직접적으로 뭐가 되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다들 알아서 살 길을 찾아야 해요. 좋아하는 걸 동아리에서 많이 찾기도 하죠. 저 같은 경우에 대중음악에 관심이 있어서 뮤지컬 동아리를 하고 있어요.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악기를 다룰 일이 없으니 오케스트라 동아리 스누포에서 활동한 적도 있고요. 작곡과 이론전공은 음대지만 음대 같지 않은 전공이랍니다!

우리는 지극히 평범한 작곡전공자들이라고! 우리는 지극히 평범한 작곡전공자들이라고!

에필로그

길고 길었던 작곡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뒤로 하고 음악대학을 나섰다. 악기 소리도 잦아들고 사람도 적어진 음악대학의 모습을 조용히 보고 있자니, 서울대학교 캠퍼스만의 아름다움을 확 느낄 수 있었다. 까치와 다람쥐가 돌아다니는 대학 캠퍼스가 서울 안에 또 있을까? 봄이면 벚꽃이 활짝 피고, 여름이면 한없이 푸르고, 가을이면 형형색색의 낙엽이 지고, 겨울이면 눈이 소복이 쌓인 아름다운 캠퍼스가 있어서,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이고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구나 싶었다.

취재를 위한 자료 제공과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 주신 김가희, 김명혜, 박정인, 이규서(학생)님과 정태봉, 오희숙(교수)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작곡과 누리집 http://music.snu.ac.kr/
권순형    사진 박정인, 김가희, 이규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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