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전공, 나의 진로
고민해결사의 고민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고민이 있을 때 친구나 가족 혹은 지인에게 조언을 구하곤 한다.
스스로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그들과 함께라면 쉽게 해결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혹은 그저 누군가가 내 고민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해나갈 힘을 얻는다.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주는 친구와 같은 일을 하는 직업이 있다.
‘문제해결에 아주 능숙한’ 친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컨설팅 업계에서 일하며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세 명의 졸업생들을 만나보았다.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수인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12학번 김수인입니다. 보스턴 컨설팅(BCG)에서 1년 정도 근무해오고 있습니다. 학부시절에는 주로 경영대 학회(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는 인액터스, 컨설팅 업계와 유사하게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맥사 등)에서 많이 공부하고 전공으로는 경영학과 금융경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주로 실생활에 유용한 것들 위주로 많이 다뤄왔네요.
형민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외교학과 12학번 진형민입니다. 저는 맥킨지 컨설팅(McKinsey & Company)을 다니고 있어요. 이분들과는 경영대 학회인 맥사에서 인연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사람만나는 걸 좋아해서 CMP(Campus Mentoring Program : 새내기와 재학생이 1:1로 매칭하여 학교생활을 공유하는 멘토링 활동), 친목동아리(주체적으로 함께 놀거리를 찾아다니는 동아리) 등에서 활동했어요. 아직도 그 사람들과 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많이 놀아본 덕분에 취업준비 시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재구 안녕하세요. 저는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 12학번 안재구입니다. 저는 경영학을 복수전공 했고, 현재 베인 앤 컨퍼니(Bain & Company)에 다니고 있어요. 대학생활에서는 동아리가 큰 부분을 차지했던 거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스누버디(서울대학교에 파견된 교환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재학생과 교환학생을 매칭하여 함께 학교생활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예요. 저는 사람을 좋아하고, 특히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에요. 또 그로 인해 생각이 열리게 되었달까요? 그리고 이분들처럼 맥사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세 분이 인연을 맺게 된 맥사(MCSA)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수인 저희는 맥사 활동 전까지는 서로 몰랐는데 31기 동기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같이 활동을 하면서 친해졌는데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공통점이 친해지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서로 진로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하고, 걱정을 나누고, 응원을 나누었죠. 상호발전을 하는 건강한 관계였던 것 같아요.
우연이네요! 세 분의 인연을 만들어준 맥사(MCSA)에서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으셨을까요?
수인 저는 인액터스라는 경영대 학회에서 활동하면서 컨설팅이라는 업계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집중하고 또 성취를 이뤄내는 면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는데, 이 업이 어떤지, 제게 잘 맞는 지 궁금해서 체험해보기 위해 들어갔어요. 실제로 들어가보니 재밌고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직업으로 삼아 시작하게 되었네요.
형민 저는 맥사 지원 전에 인턴을 하고 있었어요. 뱅킹(금융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인데, 제가 인턴하던 자리에서 이전에 일하셨던 분이 맥사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으셨는데, 제게 추천해주셨어요.
재구 저도 수인이와 마찬가지로 컨설팅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선택하게 되었어요. 당시에 BCG에서 인턴을 하고, 스타트업에서도 인턴을 2회 정도 해보면서 내가 전략적인 사고를 하는 방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졸업을 미루고 지원했어요. 더 많이 배우고 싶어서요. 사실 컨설팅 업계에 관심이 없더라도 대학생활에서 한번쯤 해보는 걸 추천해요. 선후배 간의 끈끈한 네트워킹이 가능하고, 같이 발전해나갈 동료가 생기기 때문이에요.
컨설팅 업계 종사자가 말하는 컨설팅이란 무엇일까요?
재구 사실 컨설팅도 종류가 굉장히 다양한데, 저희가 일하고 있는 분야는 구체적으로 전략 컨설팅 그룹이에요. 전략이란 기업의 큰 의사결정 방향성과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 대한 로드맵이라고 보면 돼요. 소위 경영에서 자주 다루는 where to play and how to win에 대해서 답을 해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인수합병 시 미래의 향후가치를 산정한다던가하는 일을 하면서 기업 내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보조합니다.
수인 좀 더 보편적으로 말하자면, 저희 대표님의 말씀을 차용해볼게요. 문제를 푸는 조직이에요.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이죠. 조직이라 하면 뭐든 될 수 있어요. 정부, NGO일 수도 있죠. 조직이란 차원에서 가진 서로 다른 문제들이 있는데, 그것을 다룬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지, 모금을 어떻게 잘하고 관리할지와 같은 일이죠. 그런 문제들을 컨설팅 업체들이 함께 고민하고 자문을 해주는 것이죠.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셨을까요?
형민 저는 컨설턴트가 웨딩플래너와 같다고 생각해요. 신랑신부가 결혼을 하려고 하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부수적인 것들을 정리하고 최선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돕는 과정? 다만 그 대상이 회사일 뿐인데, 그런 부분에서 웨딩플래너가 좋은 결혼식을 보면서 기쁨을 느끼잖아요. 그리고 명함이 두껍습니다. (웃음)
수인 먼저는 성장이죠. 다양한 산업, 사람을 경험하고 지식이 늘어나요. 저는 1년차인데도 벌써 몇 개의 산업을 경험하면서 굉장히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있는 기회를 가졌어요.
재구 저도 스펙트럼이 넓어진다는 측면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복잡한 문제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이 길러지고 계속 학습하고 다른 문제를 접하다보니 전략적 사고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프레이밍 하는 능력이 길러지는 것 같아요.
형민 덧붙이면 지루하진 않은 것 같아요. 계속 새로운 일을 접하게 되기 때문에 재밌어요.
재구 아 또 저희가 글로벌 펌에서 일한다는 것도 매력이네요. 저는 글로벌에 대한 니즈가 있어 왔는데, 학창시절에 영어공부 열심히 한 거 안 쓰면 억울하잖아요. 글로벌 펌이다보니 해외로 출장 나가는 경우도 많고, 글로벌한 구성원으로 조직된 팀도 많고, 해외전문가와 접할 일도 많아요. 교환학생처럼 해외 오피스에 파견되어서 그 소속으로 일하면서 현지 클라이언트를 돕는 경우도 있어요.
수인 첨언하자면, 그러다 보니 시야가 넓어지고 넓은 관점에서 세계적 트렌드나 고급정보를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전 세계의 기업이 이슈화하는 것들을 알 수 있으니까요.
계속해서 다루는 산업이 바뀌는데, 전문성이 약해지진 않을까요?
재구 그런 과정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충분히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어요. IP(Information Property)라고 내부에 지식자료가 쌓여있어요. 문제해결 과정에서의 정수? 꿀팁이라고 할까요. 이런 업은 이렇게 접근하는구나를 간략하게 정리해둔 파일이 있어서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거죠. 또 회사 내외로 전문가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어요. 특정 산업의 전문가로 만들어주진 않지만 사회 초년생으로서 다양한 기업의 문제를 경험하고 나면, 향후 새로운 산업에 전문가가 되기까지 단축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인 덧붙이자면 컨설팅에서 일하는 과정에서 전문성이 생기기도 해요. 다만 특정 산업에 대한 지식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한 전문성이 생기죠. pattern recognition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기업이나 조직에 문제가 있을 때 패턴을 보고, 해결책을 빠르게 내는 것을 말해요. 이를 테면 의사가 반복되는 환자의 증상이 있을 때 빨리 체크해서 진단할 수 있는 느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산업이 변화하고 있는데, 컨설팅 업계의 미래는 어떨까요?
수인 저는 컨설팅 업계의 기회라고 생각해요. 산업의 변화가 빠를수록 컨설팅에 니즈가 생기기 때문이에요. 특히 BCG는 공대생의 비율을 늘리고 있고 내부적으로 감마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프로그래머를 뽑아 테크기업으로 변화하려고 노력중이에요. IT 기술로 직업을 대체할 수 있느냐라고 했을 때 컨설팅은 패턴분석 뿐 아니라 감정적, 논리적인 것들을 종합적으로 다루어야하기 때문에 어떤 직관을 기계로 대체하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형민 그렇죠. AI가 도래했지만, 기계적으로 패턴화하고 기계적으로 솔루션을 제시할 정도로 문제가 단순하지 않아요. 또 기업의 중요한 부분을 다루는 문제 상황이 쉽게 공유되지 않아서 빅데이터가 잘 형성되지 않는 것 같아요. 아직은 빅데이터의 기반이 될 케이스들이 많이 쌓여야할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으실까요?
재구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글로벌 펌이다보니, 해외출장을 갔던 것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두바이에 있는 오피스에 다녀올 일이 있었는데, 프로젝트 진행상 관련 지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컨설턴트가 서로 교환되기도 해요. 저는 중동에서 비즈니스 환경이 어떤지를 경험하고 또 여행과 달리 일하러 해외로 가는 것이 신선했어요. 제일 좋았던 건 출장이다 보니 비즈니스를 탈 수 있고, 호텔에서 숙박하는 것이요. (웃음)
수인 전 반대 경험, 외국 오피스 전문가가 필요해서 외국에서 오셔서 같이 팀으로 작업했는데, 재밌었어요. 문화권이 다르다보니 소통이 걱정되기도 했는데, 언어가 원활하지 않았음에도 목적이 비슷해서 의사소통이 잘된다고 느꼈어요. 글로벌 오피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해외의 전문가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 것도 장점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네요.
세 분이 서로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계신데, 각 회사의 특징을 말씀해주시겠어요?
재구 저희 회사의 컬러는 RED, 키워드는 ACTIVE! 회사 내에 동아리가 다양해요. 밴드, 북동아리 등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서로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인적 네트워킹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요. 가끔씩 금요일에 베인 클럽데이라고 해서 클럽활동을 하게 해주기도 해요. 그리고 산업 분야에서 베인은 사모펀드 그룹의 컨설팅을 잘하고 있어요. 기업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CDD(Commercial Due Diligence)를 실사하는 자문을 주고 잘하는 편이죠.
형민 저희 회사의 컬러는 파랑, 모두가 아는 장점으로는 역사가 깊다는 거죠. 맥킨지가 최초의 전략 컨설팅이다보니 역사가 길고, 쌓여있는 내부 정보가 양질입니다. 회사 색깔도 예쁘고. 초록색은 좀 그렇잖아요?
수인 저희 회사는 컬러가 초록이에요. (웃음) 3사가 모두 좋지만, 저희만의 장점을 굳이 하나만 따지자면, 독립적인 것을 들 수 있겠네요. BCG에서 좋은 게 개인의 사생활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아 그리고 저희는 최근 산업 중에서 디지털 쪽에 선두주자라고 알고 있어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을 중시하면서 관련 측면에서 조직도 견고하고, 디지털 분야에서 케이스별로 중요한 정보들을 잘 쌓고 있죠.
각자의 학과 전공과 현재의 업무가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형민 사실 전공과 직업의 연관성은 크게 없는 것 같아요. 공대나 케미컬 전공이 아니면 전공을 살리기 어렵죠. 사실 공대나 케미컬이어도, 기술 일부에 대한 지식만 이용되고 주로 필요한 것은 생각하는 능력이에요.
수인 공감하는 게 컨설팅 업계의 특성상 특정 전공이 문제를 푸는데 부가적인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메인 포인트는 아닌 것 같아요. 경영학을 전공했음에도 전공지식 보다는 글 쓰고, 생각하고 인과관계를 중시하는 과정들이 논리적으로 접근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재구 실제로 출신이 굉장히 다양한 업종이에요. 의사, 변호사, 약사, 각종 전공의 박사 출신도 많고, 특이한 전공으로는 종교학과도 있어요. 글로벌로는 군인 출신나 선생님 출신도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전공에 대해 열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컨설팅을 진로로 결정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형민 저는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한 사람인데 대기업 신입사원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 같았어요. 컨설팅의 경우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이다 보니 거리낌 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실제로 업무상 지위가 높으신 분들에게 상대적으로 편하게 의견을 전할 수 있어요.
수인 나의 결정권과, 결정권에 영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보니 권한을 갖고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에 매력을 느꼈어요. 조직의 위계가 강하면 효율적인 업무를 할 수 있겠지만, 신입일 때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개인에게 주어지는 권한과 영향력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컸어요. 물론 그에 따르는 책임감이 있고 압박도 있지만 저는 그게 좋았어요.
재구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는 경우,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지원자가 정말 많은 것에 비해 정말 소수만 함께해요. 검증된 사람들이 매일 치열하게 살기에 본보기로 삼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벤치마킹할 수 있죠. professional development라고 하는 일종의 멘토링이 회사 내에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멘토가 먼저, 주도적으로 멘토링해주기도 합니다. 좋은 데이터와 좋은 사람들이 있는,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이 갖추어져 있죠.
학부시절 경험할 수 있는 진로 관련 활동이 있을까요?
형민 동아리도 좋지만, 산업 경험을 빨리 해보기 위해 인턴십을 추천해요. 가장 먼저는 자신이 지닌 삶에 대한 태도와 자세 등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요. 취업을 하니, 못 하니도 중요하고 급한 문제이지만, 자신의 신념을 알고 일을 시작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재구 의견을 덧붙이자면, 내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파악하는 게 첫 번째여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여행을 해보는 걸 추천하고 이외에도 동아리나 취미 등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다음에 내가 현실적으로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수인 저는 진로고민을 정말 고통스럽게 했었어요. 자유전공학부이다 보니 입학 당시 선택지가 넓었어요. 그 선택지 중에서 줄여나갈 때, 실제 정보를 알아볼 필요가 있어요. 신문기사나 유튜브 같은 매체를 통해 직업을 이해하고, 아닌 것들은 제거하는 방식으로 정리해갈 수 있어요. 정보를 얻기 위해 실제로 선배님을 만나보거나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자아성찰을 추천해주셨는데, 자아성찰의 결과 본인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재구 지루한 걸 싫어하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활동, 역동적이에요. 직업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저는 뭔가 밝고 발전적인 환경에 노출되어있는 것을 좋아해요. 세상을 나아가게 만드는 일과 유지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업이 유지되기 위해 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것들을 하고 싶은 니즈가 있어 진로로 이어졌어요.
형민 저는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하는 타입인데, 직업을 갖고부터는 제약이 많아요. 이를테면 위계질서 혹은 공동체 주의가 너무 강한 직군의 경우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에 제약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내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존중받는 상황이 좋아서 이 직업을 선택한 것 같아요.
재구 첨언하자면, 파트너라고 컨설팅 회사에서 높은 지위가 있는데, 신입사원의 입장에선 경험도 많고 전문성이 있는 분들이니 부담스러울 수 있잖아요. 그럼에도 속된 말로 그들과의 ‘맞다이’를 뜨는 게 권장되는 업이라,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전달하고 놓친 디테일을 파악하는 사람이라면 이 직군을 좋아할 것 같아요.
다시 대학생활을 한다면 어떤 걸 해보고 싶으신가요?
재구 뮤지컬 동아리요. 하고 싶었는데, 못했어요. 졸업이 늦어지게 생겨서 못했네요. 기자도 해보고 싶었어요. 글 쓰는 경험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재밌고 유용하니까요.
수인 인액터스나 맥사라는 학회를 하면서 그렇게 보낸 대학생활의 시간을 후회하진 않지만, 저도 첫 번째는 대학신문을 고민하게 되네요.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또 교내의 스누버디요. 글로벌한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의 문화나 가치관을 존중할 수 있는 일이 좋은 것 같아요.
형민 저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났으면 어땠을까 생각해요. 자아성찰이죠. 낯선 곳으로 떠나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요. 자아 안에서 가끔 갈등이 있을 때가 있어서요.
재구 수인 형민 운동하는 습관을 대학 때 들였다면 어땠을까 해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취미가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함께 일하시는 분들 중에 취미가 없다는 볼멘 소리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경우 일에 매여서 일과 분리된 내가 없는 것 같기도 해요. 내가 뭘 즐길 수 있는지 잘 모르니까 술 마시는 것이 쉬는 날 주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인 것 같아요. 일을 시작하면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기가 어렵기도 하니 미리 많이 찾아두면 좋은 것 같아요.
휴가 동안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나를 위한 프로젝트!
재구 실제로 기업 내에 LOA(Leave of Absence)라는 게 있는데 2달 정도 쉴 수 있는 시간을 줘요. 사람들이 다양하게 활용하는데 주로 여행, 취미생활을 하고 특이하게는 장사를 시작하는 등 그 때 자기를 위한 시간을 보내요.
수인 여행 혹은 자기계발을 할 거 같아요. 코딩 같은 거. 여행을 다니면서 툴을 배우고 싶네요! 시베리아 횡단 열차 괜찮겠다. (웃음)
형민 일상을 찾고 싶어요. 카페 알바도 해보고 싶어요. 모든 시간을 쏟아 붓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일하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재구 진짜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싶어요. 그때 바짝하면 습관이 배지 않을까 해서요. 공연도 많이 하고 싶어요. 연습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때 해야 할 것 같아요.
향후 계획이 있나요?
재구 고민을 하고 살겠습니다. 삶이라는 것이 방황하고 고민하고 갈피를 잡고 목표를 잡고 계획하고 실행하고 노력하고 이루거나 이루지 못하거나의 반복인 것 같아요. 저희는 삶에서 입시라는 시기를 지났고, 취업이라는 시기를 지나왔는데, 첫 취업인거지 끝이 아니잖아요. 근속연수가 짧고 새로운 진로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더라구요.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그게 구체화되면 실행하겠죠. 고민하는 중이지만, 컨설팅 끝나고 나면 사업을 해보고 싶어요. 제게 사업은, 말랑말랑하게 들릴 수 있지만 몰두할 수 있는 일이에요. 가치 있다고 생각이 들지 않으면, 몰두가 쉽지 않은 사람이라 일과 삶을 분리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그걸 같이 이뤄나가는 사람에게 좋은 울타리를 제공하고 싶은, 그런 조직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컨설팅에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수인 저도 지금은 컨설팅 1년차이기 때문에, 적응하느라 많은 고민을 못했는데, 다음 스텝이 무엇이 될지 컨설팅에서 얼마나 있을 지 고민하는 상황이에요. 저도 생각하는 것은 제 조직을 만들고 싶고 사업을 하고 싶은데, 소셜임팩트와 관련이 있었으면 하는 막연한 바람이 있어요. 실제로 많은 선배님들이 소셜 섹터에서 엑셀러레이팅(스타트업 혹은 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이라던가 하는 기여를 하고 계시고 시장을 만들고 있어요. 저도 이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어떤 단계로 구체적으로 할지 고민 중이에요. 사업은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있고, 내가 생각하는 좋은 시스템을 구성해보고 싶어요.
형민 저는 뭐든지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을 좋아해요. 실패하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면서 그려나가겠죠. 작가 같은 거 해보고 싶네요. 여행작가도 좋을 것 같아요.

세 분을 만나 숨겨진 컨설팅 업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만큼이나
그분들이 하고 있는 양질의 고민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고민 해결사로 보이는 컨설팅 업계 종사자들도 그들만의 고민이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는데,
우리는 삶에서 끊임없이 고민을 마주하고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반복하는 것 같다.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겠지만 가장 먼저는 스스로에게 좋은 고민거리를 던져줄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