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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공, 나의 진로

콘텐츠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입니다

경영대학 한규설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일상의 풍경처럼 만납니다.
요즘은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음악 콘텐츠의 유통이 보편화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저를 포함한 음악의 소비자가 아닌
음악을 제공하는 공급자의 입장에서
경영학적 관점으로 음악과 기술의 관계를 분석하고 사람들에게 음악을 전달하는 일을 하는
카카오 미래기술전략팀의 한규설 선배를 만났습니다.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새로운 기술이나 시장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이들이 카카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4개월 전까지 제가 일한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의 일을 예로 들어드릴게요.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주력으로 했던 콘텐츠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산업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기술이 미칠 영향에 대해 가능한 미리 분석하고 예상되는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 거죠. 대표적인 예로는 머신러닝 기술이 발전해 시장에 등장한 스마트스피커가 있어요. 아마존이 스마트스피커를 급속도로 시장에 보급한 것이 시작이었지만, 이로 인해 음악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잖아요. 우리가 음악을 스마트폰으로 듣는 방식과 스마트스피커로 방식은 되게 달라요. 그렇기 때문에 이에 맞춰 음악을 제작하고 공급하는 사람이나 전달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당연히 변화해야 하는 거죠. 스마트스피커뿐만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머신러닝 기술은 안무 창작이나 작곡하는 방식을 포함해 앨범 투자‧기획에서 흥행성을 미리 예측하는 데 영향을 줄 거예요. 경영학과 출신이라 기술적인 측면을 모두 알지는 못하더라도 시장 측면에서 이 기술이 고객의 실생활에 적용되었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회사에 도움이 되려고 하고 있어요.

방금 말한 요즘의 기술들이 대중문화 전반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그렇죠. 앞서 이야기했지만 가장 큰 변화는 우리가 대중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바꾼다는 거예요. 일례로 최근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 중에 하나가 유튜브입니다. 요즘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2~30대와는 완전히 다른 세대일 거예요. 유튜브에는 모든 방면의 콘텐츠와 지식이 담겨 있어요. 지금의 10대는 2~30대가 과거 10대일 때보다 더 넓은 세상의 더 많은 콘텐츠를 보고 배우고 느끼며 성장하는 거죠. 이런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도 달라요. 요즘의 아이돌 콘서트장에는 팬들의 응원봉이 음악에 맞추어 형형색색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거든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러한 아름다운 경험은 우리가 콘서트 현장에서 느낄 수 없던 거예요.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대중문화를 즐기는 일상을 멋지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만한 가능성을 점점 더 높여나갈 거예요.

회사의 하루 일과는?

출근하면 먼저 우리 회사와 관련된 국내외 기술, 시장, 기업들의 기사를 읽는 걸로 시작해요. 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쏟아지기 때문에 다 읽는 것은 어려워도 중요해 보이는 것들은 반드시 체크해둬야 해요. 하루만 밀려도 나중에 따라잡기 힘들 뿐 더러 잘못하면 정말 중요한 동향을 놓치기도 하거든요. 어떤 새로운 기술,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출시했는지 요새 고객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것들이 우리 회사에 기회인지, 위협인지 살펴야 미리 대응할 수 있어요. 그런 변화들을 분석하고 모아서 각 흐름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 레포트로 만들고 경영진에게 전달해요. 그럼 그분들의 시각에서 이 사안이 중요한지 아닌지 판단하게 되는 거죠. 시급하다고 판단하면 이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 것인지 각 사업부와 논의하고 업무를 지원하는 일도 하게 됩니다.

학창시절부터 문화예술이나 콘텐츠 산업에 관심이 많았나요?

중고등학생 시절에 게임을 정말 좋아했어요. 그 시절 제가 좋아했던 게임들이 주로 전략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이었는데 삼국지나 문명 등 여러분도 이름을 들어보았을 만한 게임들입니다. 그러면서도 대학에 가서는 경영학을 전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로 탐색을 하던 중 경영학 분야의 책을 읽어보니까 제가 평소 좋아하는 게임과 경영학이 본질적으로 비슷하다고 느꼈고 그래서 그 순간 경영학과를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대학생 때도 제가 즐기는 콘텐츠가 다른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거예요. 여유 있는 시간에 음악을 듣고 영화와 방송을 보고 게임을 하고, 문화콘텐츠를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죠. 하지만 조금 달랐다고 느끼는 건 ‘비하인드 씬’이 늘 궁금했어요. 내가 관람하는 무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거든요. 그걸 이해해야 내가 이 무대에 느끼는 행복감을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도록 좋은 콘텐츠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친구들이 물어본 것이기도 한데 그런 측면에서 가장 좋아하는 게임 분야로 진로를 정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해요. 게임에서 느끼는 감정은 희로애락 중에서 거의 쾌락이 대부분을 차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반면에 음악은 희로애락을 모두 느낄 수 있게 하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음악 쪽으로 첫 회사를 정하게 되었어요.

기술이 문화를 선도하는 시대입니다 기술이 문화를 선도하는 시대입니다

대중문화에 기술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나요?

사실 학창시절에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그러니까 2012년부터 한 1년 반 동안 ENS라는 학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였어요. ENS는 음악, 방송, 영화, 게임 콘텐츠 산업의 전략과 마케팅을 공부하는 경영대학의 학회예요. ENS를 할 때가 모바일 시장이 꽃피기 시작하던 무렵이었죠. 애니팡이라는 게임이 등장하며 비로소 사람들이 모바일 게임을 대중적인 게임으로 인식하기 시작하고 음악도 스트리밍 방식이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던 시절이었죠. 그때 친구들과 콘텐츠 산업에 대해 공부하면서 기술이 대중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어요. 또, 결정적으로 영향을 준 일이 있다면 졸업학기였던 2013년 가을학기에 삼성전자의 경영학특강을 들었던 일이었어요. 당시 삼성전자 각 부문을 담당하는 임원들이 직접 삼성전자가 현재 하고 있는 일과 미래 청사진을 보여줬어요. 예를 들면 삼성전자에 하루마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있는지와 그 데이터를 통해 어떻게 미래를 바꿔나가려 하는지 등을 설명해주는 강연이었어요. 그때 기술로 세상이 얼마나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가를 처음으로 상상해보게 되었어요. 이를 계기로 미래 TV‧디스플레이 컨퍼런스 같은 곳에도 참석해보며 조금 더 관심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그랬어요. 그때 TV의 스크린 기술 발전에 대해 업계 전문가가 전망하는 내용들을 들어보니 무척 흥미진진하더라고요. 그런 관심이 로엔으로 취업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그곳에 들어가서는 더 넓은 기술과 시장을 마주하게 되니 정말 배움이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경영대학 문화산업경영학회인 ENS 활동을 하셨다고 했는데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면?

음악이든 영화든 콘텐츠를 소비할 때 대게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소비자의 관점으로만 보게 돼요. 왜 이렇게 만들었지, 왜 이렇게 불편하지, 왜 비싸지 등등 소비자 관점으로 평가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죠. 하지만 ENS 활동을 하면서 공급자와 생산자의 입장 모두에서 콘텐츠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음악이라면, 왜 우리는 돈을 매달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서 음악을 듣는 것인지, 혹은 들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알게 되는 거죠. 그리고 기획사는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앨범을 기획하고 아티스트의 활동을 전개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거예요. 흐름을 이해하면 공급자 입장에 대해 너그러워지는 면도 있지만 한편 소비자의 입장으로서 콘텐츠를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는 점이 보여 아쉬운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어떤 콘텐츠를 감상하건 사업적 논리부터 떠오르게 되거든요. 그리고 각 콘텐츠 기업들과 간단한 산학 프로젝트를 하는데 업계 종사자의 생각을 듣거나 우리가 어떤 가치를 기업에 전달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것 같아요. 콘텐츠 산업을 두고 학생끼리만 논의하면 오로지 상상력의 날개만 펼치게 되는데, 기업들과 직접 이야기 나누다 보면 조금 더 현실적인 면을 고려할 수 있게 됩니다. 더불어 콘텐츠 사업에 창작자가 아닌 그들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더 명료하게 알 수 있어요.

경영학을 전공한 게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되고 있나요?

앞서 언급한 레포트를 작성할 때 대응 방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지식부터 경영진의 시각에서 이 사안이 중요한지 아닌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투자 관점이든 경쟁 관점이든 어떤 회사를 분석할 때 회계, 재무 관련 과목들이 도움이 돼요. 개인적으로는 학부 때 재무 관련 과목을 조금 등한시 했던 것이 아쉬워요. 또한 어떤 대응 방안을 수립하거나 사안을 바라보는 경영진의 관점을 이해하는 데에는 경영전략 같은 과목도 도움이 됩니다. 그 외에는 경영학과 수업이 학생들에게 팀플과 협업을 많이 시키는데 회사에서 일하는 방식이 대부분 협업이 필요한 직무들이 많아서 적응하는 데 조금 더 수월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어느 분야의 일이건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합리적 논리로 잘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데 팀플 발표를 준비하고 직접 다른 사람들을 상대 해보았던 경험이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소중한 기회였던 것 같아요. 저도 발표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싫어도 자꾸 해봐야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세상의 변화를 잘 이해하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변화를 잘 이해하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고등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아직은 진로 목표가 매순간 바뀌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선택할 전공에 대해 가능한 일찍 고민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대학교에 와서 전공 때문에, 그리고 전공으로 이어지는 직업 때문에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봤거든요. 전공이 아니라도 좋아요. 내가 평소에 뭔가 만드는 것이 좋은지, 공부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깊게 파는 것을 좋아하는지 널리 다양하게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지 등 자신의 적성과 성향을 파악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런 성향들이 전공의 적성과 연결되곤 하거든요. 나를 조금 더 알고 난 후 주변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감이 잡힐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의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더 관심을 가져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전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그 물건이 만들어진 것이 왜 그렇게 대단한 일이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어요. 물론 고등학생에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런 통찰력이 중요한 거 같아요. 세상을 엄청나게 바꿀 트렌드나 사회 현상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되거든요. 제가 로엔에 출근할 때 경험을 말씀드리면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단순한 사회 문제로 생각하고 끝낼 수도 있지만, 사실 저출산으로 인해 로엔의 수익이 감소할 위험이 있어요. 잠재적인 핵심 고객 수가 줄어드는 거니까요. 이런 식으로 내가 살고 있는 세상사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는 게 필요해요. 언제 어떻게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예전 어른들이 뉴스나 신문을 꼭 읽어 보라는 말이 전혀 의미 없는 얘기가 아닌 거 같아요. 공부하느라 바쁘겠지만 틈틈이 신문도 읽으며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변화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여러분의 미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사진양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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