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영역 바로가기

나의 전공, 나의 진로

성스러운 물의 변증 ‘Amazing’한 맥주 한 잔

경영대학 김태경

맥주의 4대 주원료인 맥아, 홉, 효모, 물중에서 구성 비율이 가장 높은 재료는 단연 물이다.
물은 맥주 함량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무기질 함량과 산도에 따라 맥주 맛에도 영향을 끼친다.
결국 맥주의 맛은 물의 맛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물의 지배력을 맥주의 맛의 원천으로 삼고자
이름마저 ‘성스러운 물’이라는 뜻을 가진 성수동에서 첫발을 내딛은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첫 걸음을 내딛기 무섭게 큰 보폭으로 걸음을 옮기며 벌써 자체 매장 3곳을 운영하며 전국 150여 펍에 제품을 유통하는
맥주 회사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CEO 김태경 동문을 만나보았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는 사람들에게 ‘ABC’로 알려져 있던데 이름이 재밌고 외우기도 쉬운 것 같아요.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맥주 브랜드를 창업할 당시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에 무언가 놀랍고 대단한 일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감탄사로 사용하는 단어 중에 ‘amazing’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이름을 짓고 보니 ‘Amazing Brewing Company’가 됐고 사람들이 짧게 ‘ABC’라고도 불러 주시더군요. 2016년 4월에 성수동에 자리를 잡아 문을 열었으며, 지금은 강 건너 잠실점과 강을 따라 내려가면 도착하는 인천의 송도에서도 점포를 운영 중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만의 양조장과 콜라보한 새로운 맥주를 출시하며 사업의 양과 질적인 측면 모두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종종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수제 맥주가 우리나라 전체 맥주 산업에서 1% 정도 수준인데 어떻게 수제 맥주를 접하게 된 것인가요?

미국 유학 생활 중 현지 대형 마켓에 처음 갔을 때였어요. 마트에 진열된 맥주 종류가 정말 많은 걸 보고 놀랐죠. ‘맥주의 종류가 이렇게나 다양했다는 말인가!’라는 감탄과 함께 호기심이 발동하여 다양한 맥주를 맛보는 걸 즐기게 됐죠. 제가 원래 술을 잘 못 마시는 편인데 맥주 한 병 정도는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서 꾸준히 즐길 수 있었어요.

‘치믈리에’ 자격증만큼이나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게 맥주 자격증이라고 생각하는데 맥주 관련 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소지한 맥주 관련 자격증은 모두 3개입니다. 미국에서 씨서론(CICERONE)이란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맥주 전문가임을 인증하는 자격이에요. 와인은 소믈리에, 커피는 바리스타라 칭하는 전문가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맥주 스타일 시험인 BJCP(Beer Judge Certification Program)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준비했고 마지막으로 맥주 서빙 자격증은 2018년 7월에 땄어요. 맥주 자격증이 있어야만 이 분야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맥주와 관련된 이론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어요. 똑같은 정보를 접하더라도 틀이 잡혀있으면 받아들이기 쉽잖아요? 그리고 첫 자격증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때 준비했어요.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직접 부딪히면서 맥주를 알아갈 수 있는데 저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니 다른 방법을 찾은 거죠.

갑자기 선배님의 대학 시절이 궁금해지네요. 대학 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저는 학과 활동보다 동아리에 더 재미를 느끼던 학생이었어요. 3년 동안 컴퓨터 동아리 활동을 했고 마지막 4학년 때는 경영 전략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어요. 대학 시절 황금기를 꼽자면 일본에 있는 와세다대학교에서 1년 동안 교환학생으로 지냈을 때에요. 처음에는 마라톤이나 수영 같은 운동을 하다가 나중에는 3종 경기에 출전하기까지 했죠. 우리나라에서도 3종 경기가 개최되는 곳이 서울보다는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에서 많이 열리잖아요. 일본도 마찬가지라 아름다운 풍경을 한껏 즐길 수 있었죠.

미국에서 처음으로 맥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했는데, 유학을 결정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미국에 있는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시절 삼수를 해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들어오고 나서 조금 실망했어요. 경영학과는 경영자를 배출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판사나 검사, 변호사, 은행원이 더 많이 나오는 현실을 보게 된 거죠. 게다가 대학생들이 늘 긴장하고 무언가 위축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일본 교환학생 시절에도 똑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대학원은 미국에서 공부하며 아시아권과는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싶었죠.

그러면 한국 대학과 미국 대학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공부하는 방법이 달라요. 그 중에서도 수업 방식의 차이가 확연하게 달라요. 우리나라는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둔 수업이 많아서 교수님의 역할을 캡틴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 미국에서는 교수님의 역할이 마치 100분 토론의 사회자 같다고 생각했어요. 교수가 스태프(STAFF) 역할을 하면 여러 명의 학생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죠. 그런 수업 방식은 학생들이 더 많이 말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토론 중심의 수업이다 보니 미리 읽어가야 할 자료도 훨씬 많았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항상 경청했어야 했죠.

대학생 때부터 창업을 생각했던 것인가요?

네. 어렸을 때부터 큰 회사가 아니라 작은 회사라도 직접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버지가 사업을 하셔서 막연하게라도 사업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네요. 막연했던 제 꿈이 회사 생활을 하면서 비로소 확실해졌어요. 회사원으로 일하며 마케팅과 컨설턴트 역할을 했는데 모두 보람 있고 경험을 통해 배우는 점도 많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항상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제가 어디까지나 회사의 소속이지 회사의 주인이 아니잖아요.(웃음)

직장 생활에서 오는 갈증이 오히려 막연했던 꿈에 대한 시원한 답을 주었습니다 직장 생활에서 오는 갈증이 오히려 막연했던 꿈에 대한 시원한 답을 주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후 맥주 회사를 창업할 때까지 이어진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홈브루잉 커뮤니티에서 양조를 배우기 시작할 때 즈음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수제 맥주 관련 법률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맥주 산업의 구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웠어요. 그러다가 암스테르담에 파견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미국에서처럼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다양한 맥주를 더 맛볼 수 있게 되었고 비로소 창업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어요. 벨기에를 대표하는 맥주 중에 트라피스트라는 것이 있어요. 꽤나 유명하죠. 트라피스트회 소속 수도사들이 만들어서 수도원 맥주라고도 불려요. 이 맥주를 만드는 수도원들이 모두 도시 외곽에 있어서 찾아가기가 꽤나 힘들었지만 시간을 내어 모두 찾아다녔고 이를 이야기로 묶어 ‘비어 투어리스트’라는 책도 썼어요.

대학교 그리고 미국 유학길에서도 경영학 공부를 꾸준히 했는데 실제 사업을 하면서 배운 것들이 도움이 되었나요?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경영학도로서의 마인드’를 배울 수 있었어요. 제가 말하는 ‘마인드’는 다른 학과 전공자가 직업을 선택할 때도 해당하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식품 공장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공장에 대해 모든 것을 알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아요. 하지만 식품에 대한 마인드를 갖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전공을 공부했던 사람보다 더 쉽게 이해하고, 업무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죠. 미국에서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면 “이 맥주 맛있다!”가 아니라 “한국에 가져가서 팔면 대박 나겠는 걸?”이라고 해요. 똑같은 맥주를 마시더라도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거죠.

사업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하던데요.

사람들이 SNS로 제가 만든 맥주를 많이 홍보해 줘서 유치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사업 초창기에는 직원 채용이 오히려 더 어려웠어요. 저는 주점을 개업한 것이 아니라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라는 맥주 회사를 차렸는데 말이죠. 여러 사람들이 단순히 맥주 가게 정도를 낸 것이라고 생각했죠. 회사가 더 발전하고, 성장할거라는 확신을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했죠.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몇 년 안에 공장을 세울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함께 회사를 키워나갈 사람을 찾았고 그들과 함께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를 만들고 있습니다. 2002년만 하더라도 구글은 야후의 벤더 그룹이었어요. 그런 작은 회사가 불과 10년도 지나지 않아 야후보다 몇 만 배가 더 큰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됐죠. 미래는 꿈꾸는 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사업을 하면 스트레스가 따르기 마련인데 어떻게 해소하는지요?

멍 때리기? 저는 하루에 10분, 20분, 30분이라도 명상을 하려고 노력해요. 바빠서 멍 때릴 시간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좋은 아이디어를 샤워할 때 많이 얻어요. 아무 생각하고 있지 않을 때 우연히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죠. 요즘 고등학생들이 여유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럴수록 더 명상하라는 말을 하고 싶네요. 공부하거나 친구들과 노는 시간도 좋지만 그럴 때는 내가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과 같이 나를 위해 나를 생각하는 시간을 내어 볼 것을 권합니다. 나에게 집중하며 다양한 생각이 많을수록 큰 자산으로 남게 되고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맛있고 다양한 맥주를 생산하는 ‘컴퍼니’를 만들고 싶어요 세계에서 가장 맛있고 다양한 맥주를 생산하는 ‘컴퍼니’를 만들고 싶어요

이 기사를 읽고 있을 고등학생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 중요해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잘 먹고, 잘 자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죠. 사람들이 쉽게 무시하고 있는 게 잠자기인 것 같아요. 저는 새벽 1~2시부터 9시까지 자요. 사업하는 사람치고 적게 자는 건 아니지만 저는 충분히 잠을 자야 일 할 때 꼭 필요한 생각하기, 말하기, 글쓰기를 모두 잘 할 수 있게 돼요. 학생들도 항상 공부를 하잖아요. 공부의 주체는 뇌이고요.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잘 쉬고, 잘 자야 관리할 수 있어요.

앞으로의 꿈을 한 문장으로 말씀해 주세요!

세계에서 가장 맛있고, 다양한 맥주를 만드는 크래프트비어컴퍼니를 만들고 싶습니다!(웃음)

글·사진문진경

퀵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