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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에 오기까지

왁자지껄 친구들! 공대 3인방

박단아 공과대학 조선해양공학과
송원욱 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최현웅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인터뷰 사진

이제 막 중간고사를 끝낸, 단풍이 막 들기 시작하던 날.
서울대생 5명 중 1명이라는 공대생, 그 덩치에 어울리게 3명을 한꺼번에 만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새내기스런 새내기 너무나도 톡톡튀는, 왁자지껄한 그들!
“어휴, 니네 어느 고등학교 나왔어?”라는 질문에
일제히 “하나고등학교요!”라고 대답한 이 친구들 대체 어떤 친구들일까?

신입생 생활도 8개월이나 지나갔는데요. 먼저 새내기로써 대학생활은 잘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특별하게 했던 활동이나, 기억에 남는 경험들 뭐가 있을까요?

박단아(이하 박) 오케스트라에서 활동을 했어요. 고등학교부터 오케스트라를 했는데 이번에 고등학교 동문회 오케스트라를 만들게 돼서 오케스트라 활동을 했고 공부 살짝 하고, 펜싱동아리도 했어요. 또 과외아르바이트도 해보고, 멘토로 강연도 고등학교에서 두 번했어요.
송원욱(이하 송) 햇빛봉사단 활동으로 방학 때 1박 2일이나 2박 3일로 봉사를 많이 나갔어요. 춘천이랑 진주의 건축현장에 여러 번 방문하면서 집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어요. 하우스파트너라고 하는데, 해비타트가 하는 활동이 집이 없는 분들을 위해 저비용이나 무상으로 혹은 엄청나게 긴 시간 동안 무이자로 상환하게끔 해서 그분들께 집을 드리는 거였어요. 정말 뿌듯했어요. 지금은 햇빛봉사단의 임원진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1학기 때는 과대표로 MT나 장터 등 여러 가지 행사를 기획하고 사람들을 이끌어나가면서 리더십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어요.
최현웅(이하 최) 공대야구동아리를 하고 있어요. 가깝게 지내는 선배들이 전부 공대생이라 진로와 관련해서 많은 걸 물어볼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또 지금 창의공학설계수업을 듣고 있는데, 친구들 여럿이 모여 로봇을 만드는 일종의 대회인데, 이런 수업을 들으면서 과 친구들과 많이 친해질 수 있었어요. 그 외에도 일일호프나 MT 등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보람찬 활동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상상한 대학생활과 직접 겪어본 대학생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박 1학년 때 전공을 많이 들을 줄 알았는데, 과의 특성상 못 들어서 그게 가장 아쉬웠어요. 그래도 이과 수업이 많아서 좋고, 동아리 활동 같은 게 생각보다 많이 활성화되어 있는 것이 좋았어요.
최 저는 누나가 2년 먼저 대학생활을 하고 있어서 누나한테서 대학 오면 어떻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화려한 것을 꿈꾸지는 않았기 때문에 아쉬운 것은 없었어요.

대학생활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어요? 공부라던가,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라던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박 진로고민이 가장 큰 것 같아요. 과가 특성화된 과여서 정해져 있는 진로가 싫으면 다른 것을 찾아야 되는데 그와 관련해서 정보가 부족해요. 아직 전공수업도 듣지 못한 상태라 제 /적성에 맞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같아요. 또 통학이 힘들어요. 고등학교 3년 동안 기숙사에 살았는데, 그 때는 기숙사에서 나오면 교실까지 1분 거리였거든요. 근데 지금은 왕복 2시간이라서, 시간이든 체력이든 교통비든 소모되는 게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송 병역인 것 같아요. 많은 남자 대학생들이 고민할 만한 주제인데, 병역 때문에 불확실함, 불분명함이 겹치면서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이번에 카투사도 떨어져서 고민의 깊이가 더해진 것 같아요.

2013학년도 입시에서 신생 학교인 하나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서울대를 비롯하여 명문대학에 많은 합격자를 배출하면서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여러 분 세 명 모두 하나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영국의 명문학교 이튼칼리지를 지향한다는 하나고등학교, 어떤 학교인지 먼저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박 아, 제가 소개해드리자면, 2010년에 하나금융그룹에서 설립한 자율형사립고예요. 그 당시 서울에 있는 유일한 자사고였어요. 입학부터 시험을 통해 학생들을 뽑아서 문이과 통합형교육, 전인교육을 통해 우수한 학생들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자율형학교예요. 학교 슬로건이 “세계가 나를 키운다. 내가 세계를 키운다.”이고요.

하나고에 입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최 저는 과학고 준비생이었어요. 근데 아버지께서 과고를 가면 이과 쪽 공부만 하게 되는데 문과 쪽도 배워야 하지 않겠냐는 권유를 하셨어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던 찰나에 하나고를 알게 된 거에요. 과학고 준비를 하면서 하나고도 같이 생각하고 있었죠. 마지막에 부모님과 긴 대화를 한 후에 문과적 소양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깨닫고 하나고가 더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어요. 특히 인문과 자연계열이 통합된 교육과정이 장점이라고 보고 과학고에는 아예 지원하지 않게 되었어요.
박 어머니가 아시는 분을 따라가셨다가, 우연히 입학설명회를 다녀와서 제게 알려주셨어요. 그 당시 저는 중국에 있었고, 한국으로 돌아올지 고민하던 시기였었거든요. 때마침 알게 된 학교의 커리큘럼이 맘에 들었고, 이것저것하면서 재미있게 고등학교를 다녀보자는 생각으로 지원하게 되었어요. 특히 학생 스스로의 자율성이 존중된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좋았던 것 같아요.

 

 

 

 

수업프로그램은 일반 고등학교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송 자율적으로 수강신청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인 듯해요. 시간표를 자발적으로 짜서, 인터넷으로 수강신청하게 돼요. 원하는 과목을 이과, 문과에 상관없이 들을 수 있어요.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진로를 고려해서 복합적으로 다양한 과목을 들을 수 있는 거죠. 그리고 교과교실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곳이라 하나의 학급 개념이 있긴 하지만 대학처럼 학생이 교실을 옮겨 다니면서 수업을 듣도록 되어 있어요.
박 심화교육이 잘 되어 있어요. 고 3때 대학교 수준의 수학도 원하면 수강할 수 있어서 들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두루두루 여러 과목을 배우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부분을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어요. 또 발표수업도 많고, 과제연구를 하는 수업도 많고요.

수업프로그램이 독특한 만큼, 하루일과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 하루일과는 어떻게 구성되어있었나요?

송 7시 아침 점호 시간에 산책을 하게 되어 있어요. 북한산을 주로 산책했었죠. 그리고 7시 40분부터 아침을 먹고 8시에 학교를 가요. 먼저 학급 개념인 홈클래스로 가서 조회를 하고 흩어져요. 오전, 오후 수업을 자신만의 시간표로 들은 뒤 4시부터 6시까지 1인 2기 시간을 가져요. 1인 2기는 주 4회로 이루어지고, 나머지 하루는 명사를 초청해서 특강을 들어요. 그 때 오셨던 분들이 김난도 교수님, 한비야 씨, 홍명보 감독님, 김병만 씨 등 다양한 분들이 오셨죠. 1인 2기는 1주일 2번은 체육, 나머지 2번은 음악이나 미술관련 수업을 듣게 되요. 이게 다 끝나고 저녁을 먹고 나서는 자습 1타임을 9시까지 하고, 9시부터 9시 40까지 간식 시간이에요. 좀 쉬고 나서 11시 반까지 자습 두 타임을 한 뒤, 그 후로는 기숙사에 무조건 들어가게 돼요. 기숙사에 가서는 놀기도 하고, 자기도 하고, 공부하기도 하고, 자율적으로 시간을 쓰도록 되어 있어요.
박 자습시간에 원하는 학생에 한해 심화 · 보충수업을 들을 수도 있고요. 아니면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 조별로 공모전을 준비하거나, 연구 활동을 하기도 해요.

새로운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시도했던 학교의 교육방침이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기는 했지만,
당시 그 현장에 있었던 여러분은 불확실함에 대한 불안함이나 두려움은 없었나요?

박 음… 제가 초대 학생회장이었는데요. 학교 역사가 없다 보니 모든 것이 처음 하는 일이 되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학생회 활동도 무엇을 해도 되는데, 뭘 할지를 모르겠는 거예요. 규칙도 확실히 제정되어있지 않아서 규칙회의도 매번 정할 때마다 달라졌고요. 또 시간표를 짤 때도 무엇이 대학 입학에 도움 되는지도 모르고, 선배도 없어서 조언은 오직 선생님한테만 듣기 때문에 선생님께 자연스레 많이 의지하게 되었죠. 3학년 1학기까지 1인 2기를 했었는데, 그걸 하고 있으면 지금 이걸 하고 있어도 되나, 회의가 든다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그래도 같이 고민하고 다 같이 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생활자체가 재미있어서 잘 놀고, 열심히 살고, 그랬던 것 같아요.

여러분들의 부모님은 학교의 교육시스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던가요?

송 학교에서 정책을 내놓으면 반발하시는 분들도 물론 계셨지만,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어요. 상황에 따라 많이 달랐던 것 같네요.
최 학부모님도 선생님 말씀을 전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박 이미 입학하기 전에 이런 학교라는 걸 다들 알고 왔기 때문에, 다들 도전하는 마음으로 와서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다른 특목고에 비하면 자퇴율도 정말 낮거든요.

여러분은 어떤 대학입시과정을 거쳐 왔는지 궁금한데요,
어떤 전형으로, 어떤 준비를 통해 입학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물론 ‘학교 공부 열심했다’ 뭐 이런 거 말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특별한 무엇이 있었다면요(웃음).

최 저희 셋 다 일반전형이고, 저는 우선선발로 합격을 했었어요. 저는 수시에 모든 걸 건 상태였어요. 모의고사성적 잘 안 나와서…(웃음). 서울대에 가려면 모든 과목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특별히 자신있는 분야인 수학과 물리를 집중적으로 공부했어요. 학교 선생님들께서는 공부할 거리도 구해주시고, 문제를 풀고 나면 첨삭해도 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어요. 또 중학교 때부터 수학, 물리 대회 나가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고등학교 때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꾸준히 실력을 키운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박 워크샵이라는 수업이 있는데, 수학 심화수업이거든요. 거기서 저희끼리 문제은행을 만들어서 풀고, 발표해보고 그랬는데 그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또, 저는 해양 분야에 관심 있어서, 에너지 환경관련 동아리를 했고, 조선해양공학 캠프 등도 참여했어요.
송 저도 캠프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활동 주제는 ‘거중기에 대해 답사’하는 논문을 하루 만에 완성시켜야 했어요. 그 때 세 명이서 참여했는데, 역할을 분담해서 과제를 해결하며 많은 것을 배웠고, 논문으로 상도 타서 많은 보람을 느꼈던 것 같아요. 자연계열 관련 주제로 한 토론대회에도 참여했고 실력을 점검하기 위해 했고요.

하나고가 귀족학교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을 봐도
학생들이 다니기에는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나요?

박 다른 학교보다 학비가 비싼 편이라는 사회적인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만큼 장학금도 많이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학생들의 50퍼센트가 장학금을 받고 있고, 사회적 배려대상자는 전액 장학금을 받아요. 반액장학금제도 잘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또 주변에서 기부도 많이 해주시는 바람에 크게 학비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은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간혹 부담을 느끼는 친구들은 선생님들이 따로 챙겨주시더라고요. 등록금, 생활비는 재단 측 부담이 훨씬 많아요. 앞으로는 저희가 잘 돼서 저희가 학교에 기부해야죠. 동문회 재단을 만들어서 후배들이 좋은 교육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도우려고요.

앞으로 언제든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현재 여러분의 장래희망, 진로는 무엇인가요?

박 원래는 환경공학CEO가 꿈이었는데요. 지구환경과학부의 해양학과 수업을 듣고는 공부를 좀 더 오래 해보고 설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대, 공대 두 개를 같이 해서 두 가지 시선으로 해양 쪽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송 저는 이공계 경영인이 꿈이었어요. 고등학교 때 경제과목을 수강 했던 이유가 이공계 경영인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현재 전공인 컴퓨터 공학공부를 하면서 배우다가 그쪽 분야 관련한 경영을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은 목표에 다가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나중에 MBA과정을 미국에서 할 계획도 갖고 있어요.
최 기계항공과가 3학년 때 나누어지는데, 기계과를 생각하고 있어요. 로봇이나, 반도체에 관심이 많아서요. 그리고 공학자로서 경영을 꼭 들어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경영학도 공부해보려고요. 미국으로 유학할 생각도 좀 해봤고요. 우리나라도 물론 발전했지만 미국 가서 배우면 좀 더 폭넓게 배우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에요.

마지막으로 새내기 시절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꼭 해보고 싶은 일이나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일이 있나요?

송 오랫동안 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다른 대륙으로요!
최 창의공학설계에서 다음 주에 대회를 하는데, 1등을 하면 아프리카를 보내준대요. 지금은 1등을 목표로 열심히 만들고 있어요.
박 특이하게 기획해서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UCC를 찍는다던지, 계절 학기를 듣기보단 이것저것 도전해 보고 싶어요.

도전과 실험정신으로 이미 다져진 그들이 관악산 꼭대기와 가장 가까운 공대에서 다시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내딛은 대학생활의 힘찬 첫발이 저마다의 자리를 찾아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김아라 사진김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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