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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과정의 CORE 과정 설계와 필요성

1. 문제의 배경
고등학교 교육활동에서 ‘탐구활동’의 강조가 이루어지면서 ‘소논문 활동’, ‘주제 탐구 프로젝트’, ‘리서치’ 등 각종 다양한 명칭의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보고서’를 작성하는 활동을 수행합니다. 이 흐름은 오랜 시간 고등학교를 지배해왔던 수능 중심 문제풀이식의 삭막한 교실 현장을 개선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사회를 둘러싼 대입환경의 과도한 경쟁은 언제나처럼 또다른 부작용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을 위한 ‘보고서’ 작성이 양산되다 보니 그에 따라 학생들이 겪는 부담도 늘어났습니다. 또한 결과만이 아닌 학생의 성장 과정에 주목하면서 학생들이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대한 반성적 성찰의 모습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탐구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주제를 선정하고 자료를 찾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탐구 과정일까?’, ‘과정을 통한 학생의 성장이 아닌 결과 중심의 학생부 기록을 위한 주제 선정에만 너무 천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많은 학생들이 겪는 당황스러움은 지금까지 ‘탐구 과정’이라는 것을 학습한 적도, 누군가가 ‘탐구 과정’을 진정성있게 가르쳐준 적도 없다는 점입니다. 많은 학생들은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단시간의 특강으로 ‘보고서 작성 방법’에 관한 내용만을 사전 교육으로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탐구 과정=보고서 작성 활동’이라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주변에서 마주하는 사소한 지식을 직접 논증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 사고하고 증명하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직 겪어보지 못한 진로 희망 분야의 거대 담론에 대해 거창한 제목을 생각해내고 각종 논문과 도서, 인터넷 자료 등 다른 사람의 지식을 검증 없이 수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탐구는 ‘과학’적 지식을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현상에 대한 자연‘과학’의 지식과 사회현상에 대한 사회‘과학’의 지식을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지식을 발견하는 과정에 대한 연습을 통해 학습자는 탐구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교과 교육과정에서는 탐구 역량의 향상을 위해 정보 활용 능력과 함께 비판적 사고력을 강조합니다. 비판적 사고력이란 현상을 분석적으로 평가하고 자신의 사고 과정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합니다. ‘탐구 과정’을 학습하기 위해서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과 함께 비판적 사고를 중점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입니다.
2. 고등학교 교육과정 교양 교과(군)에 대한 성찰
교육과정 편성에서 학교급별 교과(군) 구성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고등학교에는 교양 교과(군)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고등학교에는 제2외국어/한문 교과(군)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고등학교의 교양 교과(군)은 중학교의 선택 교과(군)과도 그 성격을 달리합니다.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를 포함해 2015 개정 교육과정 도입 이전부터 많은 일반고에서 교양 교과(군)의 선택 과목을 활용해서 학교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습니다. 2015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보통교과 교양 교과(군)의 선택 과목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 교과영역 | 교과(군) | 공통 과목 | 선택 과목 | |
|---|---|---|---|---|
| 일반 선택 | 진로 선택 | |||
| 생활ㆍ교양 | 교양 |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학, 진로와 직업, 보건, 환경, 실용 경제, 논술 | ||
고등학교 교양 교과(군) 과목은 담당 교과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교원자격증을 소지한 모든 교사가 담당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교양 교과(군)의 개설 목적이 모호한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교과 구분없이 모든 교사가 담당할 수 있으나, 각 과목의 내용 체계를 살펴보면 오히려 해당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위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용 체계에 근거해 판단할 때는 교양 교과(군)의 각 선택 과목은 ‘교양’의 성격을 갖는다기보다는 오히려 심화 수준으로 각 과목 하나 하나가 독립적인 ‘교과’를 구성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고등학교 교양 교과(군)은 학교의 편의에 따라 운영되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학생이 직접 과목을 선택하지 않았던 2015 개정 이전 시기에는 주로 수능 시험을 위해 필요한 교과목의 보충적 수업시수를 확보하는 성격으로 운영되었습니다. 학생이 직접 과목을 선택하는 2015 개정 시기에는 심리학, 교육학, 보건과 같은 과목은 진로를 위한 심화 과목 성격으로, 그 외 과목은 교과별 교원 정원의 수업 시수를 확보하는 차원으로 대개 활용되었습니다. 학생의 경우 교양 교과(군)의 과목을 선택하는 동기는 심리학, 교육학, 보건과 같이 관련학과를 진학하기 위해 선택하는 측면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교양 교과(군)의 평가 결과가 ‘P’로만 산출되어 평가 부담이 적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런 측면은 다른 한편으로 과목 선택의 왜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는데 성적이 등급 혹은 성취도로 산출되는 교과 과목을 기피하고 오히려 교양 교과 과목의 선택자 수가 더 많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분명 교양 교과(군) 과목의 내신성적 산출 방식에 따라 평가 부담이 적다는 점은 수업 혁신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학교가 교양 교과(군)을 운영해왔던 방식, 접근해왔던 방식을 벗어난다면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많은 가능성을 가진 과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탐구 과정’을 학습하기 위한 과목을 교양 교과 과목으로 새롭게 만들어서 운영해보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학교가 학교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학생들의 역량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목으로 주목해서 바라보니 교양 교과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3.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한 중핵 과목의 필요성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에서 삶과 연계한 학습, 교과 간 연계와 통합, 학습과정에 대한 성찰을 통해 교과의 핵심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한 깊이 있는 학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강조점은 이해중심교육과정을 기반으로 내용 구성을 하는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된다는 측면은 교과 학습의 질적 측면에서 깊이 있는 학습을 지향해야한다는 점과 맥락을 함께 합니다. 전체적인 학교교육과정이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학습을 지원하는 교육과정이 되지 못한다면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도 실질적으로 무의미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전체적인 학교교육과정이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각 교과 교육과정의 학습 원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진로와 적성에 따라 각기 다른 학생들의 교과목 이수 현황 속에서 얻어진 배움들이 삶과 연계한 학습, 교과 간 연계와 통합, 학습과정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핵 교과목’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학교교육과정 속에서 ‘중핵 교과목’의 구성 형식은 IBDP의 ‘CORE 과정’ 시스템을 통해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IBDP는 6개의 교과 과정 이외 3개의 CORE 과정을 운영합니다. 6개 교과 과정 내에서는 학생들의 선택이 이루어지지만, DP 이수를 위해서는 3개의 CORE 과정은 모두 필수로 이수해야만 합니다. 또한 45점 만점으로 이루어지는 IBDP 최종 평가에서 3개의 CORE 과정은 TOK와 EE는 평가를 통해 총 3점의 범위에서, CAS는 완료 여부를 통해 이수 여부가 결정됩니다. PASS와 FAIL의 형태로 평가 결과가 구분되는 것인만큼 IB교육과정에 있어서 CORE 과정은 우리나라 교육과정으로 치면 일종의 교양 교과(군)의 성격을 띄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교양 교과(군)은 평가의 성격만 P/F의 형태를 띌 뿐(사실 이 부분도 평가를 통한 P/F가 아닌 수업일수에 의한 P/F일 뿐입니다.), 전체적인 교육과정을 뒷받침하는 과목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IBDP에서의 깊이 있는 학습은 학문적 수준에서 교과 학습 과정을 통해 심화 학습을 제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개별 교과 학습 과정은 CORE 과정으로 보강됩니다. 이 3개의 CORE 과정이 전체적인 IBDP의 과정을 어떻게 뒷받침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CORE 과정 | 설명 | 내용 | 학습의 전이 (Transfer) |
|---|---|---|---|
| TOK(Theory of Knowledge) | 지식이론 | 비판적 사고력과 탐구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과목이며, 지식 자체를 배우는 것이 아닌 지식을 알아가는 과정에 초점 | 비판적 사고 |
| EE(Extended Essay) | 소논문 | 자신이 선택한 주제를 직접 연구하며 실제적인 학습을 경험하고, 독자적인 연구 및 에세이 작성능력 강조 | 인지적 학문 능력 |
| CAS(Creativity, Activity, Service) | 창의, 활동, 봉사 | IB의 교육목표 및 IB 학습자상에 포함된 윤리 원칙에 따라 학생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개발하고, 배운 것을 내가 속한 공동체(지역, 국가, 세계)에 적용하는 것이 중점 | 공동체 연계 |
4. 학교교육과정에 깊이 있는 학습의 철학 넣기
우리 학교에서는 작년에 2024학년도 입학생 대상 학교교육과정을 논의하면서 IBDP에서 모티브를 얻어 CORE(중핵) 과정을 설계하고 CORE 과정 이외에 학교 지정 과목을 최소화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탐구 역량을 기르기 위한 교양 과목으로 문해력 향상과 탐구 과정의 학습에 중점을 두는 우리 학교만의 새로운 교양 교과(군) 과목을 학교교육과정의 CORE 과정 과목으로 자체 개발하는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마침 우리 학교가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제주형 자율학교였기 때문에 교육감 승인 없이 학교장 승인으로 과목을 개설할 수 있는 특례 권한이 있어서 더욱 수월하게 이런 과정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교양 교과(군) 과목의 개발과 함께 학교교육과정의 각 학년별 CORE 과정 과목을 다음과 같이 학교 지정 과목으로 설정했습니다. 각 학년별 CORE 과정의 과목 설계는 앞에서 설명한 IBDP의 CORE 과정에서 시사점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 교과 | 과목 유형 |
세부 교과목 | 운영 학점 |
1학년 | 2학년 | 3학년 | |||
|---|---|---|---|---|---|---|---|---|---|
| 1학기 | 2학기 | 1학기 | 2학기 | 1학기 | 2학기 | ||||
| 사회 | 진로 | 사회문제 탐구 | 4 | 2 | 2 | ||||
| 교양 | 진로 | 비판적 사고 기초 | 2 | 2 | |||||
| 진로 | 비판적 사고 탐구 | 2 | 2 | ||||||
| 진로 | 과제연구 | 2 | 2 | ||||||
| 학년 | 과목명 | 운영학점 | 운영 내용 및 계획 |
|---|---|---|---|
| 1학년 | 비판적 사고 기초 (1학기) | 2학점 |
▸내용체계 및 성취기준 학교 자체 개발 후 학습자료 제작 ▸비판적 사고 개요, 분석적 사고, 추론적 사고, 종합적 사고, 대안적 사고로 구분하고 각 영역별 프로젝트 학습 활동으로 수업 및 평가 설계 운영 ▸기초적으로 필요한 탐구 역량과 문해력 향상을 목적으로 운영 |
| 비판적 사고 탐구 (2학기) | 2학점 |
▸내용체계 및 성취기준 학교 자체 개발 후 학습자료 제작 ▸2ㆍ3학년 선택중심교육과정 이전 단계에서 각 교과별로 필요한 사고력과 지식을 접근하는 방법 및 태도 등의 학습을 목적으로 운영 |
|
| 2학년 | 사회문제 탐구 | 4학점 |
▸2015 개정교육과정 보통교과 사회과 진로선택 과목 ▸1학년 학습과 연계해서 비판적 사고의 학습 경험을 기반으로 실생활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찾아보고 탐구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할 수 있는 과정으로 운영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의 책임을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태도 함양이 목적 |
| 3학년 | 과제연구 (1학기) |
2학점 |
▸각 교과별 선택과목으로 구분된 과제연구 과목을 하나로 통합해서 학교지정과목으로 운영하며, 내용체계 및 성취기준은 각 교과별 과제연구 과목의 표준화된 내용을 활용 ▸1학년과 2학년의 학습한 내용을 종합해서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연구 주제를 선정하고 연구과정 진행 |

5. 비판적 사고를 중점으로 한 과목 개발 및 운영
작년 1년 동안 선생님들과 함께 2024학년도 입학생부터 학교교육과정의 CORE 과정 과목으로 운영될 새로운 교양 교과(군) 과목 개발을 논의했습니다. 학습공동체를 통해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비판적 사고를 기르기 위해 어떤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사고 과정을 접근해야 할 것이며, 또한 이를 어떻게 학습 과정으로 설계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했습니다. 여러 논의와 수정 및 보완 과정을 거치면서 〈비판적 사고 기초〉, 〈비판적 사고 탐구〉라는 과목으로 다음과 같이 내용 체계와 성취기준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비판적 사고 기초 과목의 내용 체계〉
| 영역 | 내용 요소 |
|---|---|
| 비판적 사고 개요 |
∙ 비판적 사고의 구성 요소 ∙ 비판적 사고의 의미와 특징, 필요성 ∙ 경험주의와 합리주의 |
| 분석적 사고 |
∙ 분석적 사고의 의미와 특징 ∙ 분석적 사고의 요소 ∙ 분석적 사고를 통한 문제 해결 ∙ 분석적 사고 습관 |
| 추론적 사고와 논리적 오류 |
∙ 추론적 사고의 의미와 특징 ∙ 직접 추론과 간접 추론 (연역추론, 귀납추론) ∙ 추론적 사고 습관 ∙ 형식적 오류와 비형식적 오류 ∙ 다양한 사례에서의 논리적 오류 분석 ∙ 논리적 오류 방지 방법 |
| 종합적 사고와 대안적 사고 |
∙ 종합적 사고의 의미와 특징 ∙ 대안적 사고 과정의 적용 ∙ 열린 생각과 태도, 대안적 사고의 사회적 의미 |
〈비판적 사고 탐구 과목의 내용 체계〉
| 영역 | 내용 요소 |
|---|---|
|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 |
∙ 분석적 사고 과정 적용하기 ∙ 창의적 사고 과정 적용하기 |
| 과학적 탐구 방법 |
∙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의 의미와 특징 ∙ 연구방법의 패러다임 ∙ 과학적 탐구 설계 |
| 비판적 사고와 교과 관점 접근 |
∙ 교과의 특성에 따른 비판적 사고 ∙ 비판적 사고를 통한 문제 해결 과정 ∙ 교과 간 융합적 문제 해결 |
|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
∙ 교과별 비판적 사고의 의미와 특징 ∙ 교과 간 비판적 사고 평가 ∙ 학습 과정의 비판적 사고 적용 |
기본적인 내용체계와 성취기준을 마련한 후에는 새학년이 시작되기 전에 학급별로 과목을 담당할 교사를 미리 선정했습니다. 과목 성격이 2ㆍ3학년 선택 교육과정 이전에 1학년 단계에서 각 교과별로 필요한 사고력과 지식을 접근하는 방법 및 태도 등의 학습도 목적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각 교과에서 1명씩, 총 5명의 교사가 과목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5명의 과목 담당 교사가 함께 모여 성취기준에 따라 학습의 전 과정을 프로젝트 학습 과정으로 디자인한 후 수업자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학기 동안 이루어질 전체적인 수업 운영 계획도 마련했습니다.

올해부터 수업을 운영하며 지난 6월에는 사전 신청을 받아서 지역의 선생님 100명을 대상으로 〈비판적 사고 기초〉 과목을 담당한 5명의 교사가 동시에 수업 공개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당시 참여했던 많은 선생님들께서 좋은 의견과 격려의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참여한 선생님의 소감 중에서 수업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몇 가지 의견을 소개해봅니다.
| 학생들이 자신의 삶의 내용을 즐겁게 탐구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이 삶을 어떻게 이해해나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선배처럼 보였습니다. |
| 학생들의 삶과 연계된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하게 구성되고 운영된다는 점에서 그동안 선생님들의 고민과 노력의 흔적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게 결과로 오롯이 실현되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자신이 배운 지식으로 경험에 대해 분석하고 활용하는 진정한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보였습니다. 공개 수업을 진행하신 모든 선생님들께 고생 많으셨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
| 가설을 설정하고 문항을 작성할 때 고려해야할 변인 통제들이 많은데 학생들에게는 많이 어려웠을 것 같고, 변인 통제가 잘 되지 않음으로 인한 결과의 오류에 대해 추수지도가 필요할 듯한데 시간 확보가 가능한지 궁금했음. 단편적으로 하나의 수업만 본 것이라 전체적 흐름 안에서 학생들의 비판적사고가 길러질 수 있기를 기대함. |
| 과학적 절차에 맞게 주제(가설검증)에 다가가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고 교사와 학생들의 상호작용이 자유롭고 활발히 진행된 것도 좋았습니다. |
| 참관한 수업 이후에 에세이 쓰기 활동이 이어진다는 차시 예고를 듣고, 학생들이 생각하기, 요약하기, 실행하기, 글쓰기 등 다양하게 입체적으로 활동하는 것 같아서 잠재 능력 성장에 도움이 많이 되는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업그레이드, 발전시켜서 학교의 핵심 활동으로 자리매김되길 바랍니다. |
| 비판적사고에 대한 생각을 보다 쉽고 우리주변에서 처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소재를 가지고 수업에 적용하였다는 점이 의미가 있었고 학생들이 보다 더 수업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생각됩니다. |
6. 나가며: 학교교육과정의 CORE 과목으로서 교양 교과(군) 활용
탐구 역량을 중심으로 그동안 이루어져왔던 고등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문제 의식, 고등학교 교양 교과(군) 운영에 대한 성찰,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한 중핵 과목의 필요성 등을 토대로 한 논의의 결론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학생들의 탐구 역량을 성장시킨다는 것은 곧 교육과정의 깊이 있는 학습을 추구하는 것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 활용 능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토대로 주변의 사소한 지식을 과학적 탐구의 과정으로 직접 발견해보는 학습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가장 기본적인 교육과정의 형태로 제공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학생들의 교과 선택학습 이전에 각 교과의 특성에 맞춰서 지식을 접근하는 관점과 방법론에 대한 학습을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진로 학업 설계와 별개로 이런 교과별 차이점을 이해할수록 학생들의 교과 선택의 의미가 더욱 빛날 것입니다.
셋째, 학교교육과정의 최종 단계로서 깊이 있는 학습을 통한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확인하기 위한 형태로 자기주도적인 연구 활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과 학교 자율시간 등과 함께 연계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우리학교의 사례에서는 탐구 역량의 강화를 중점에 두었지만, 각 학교의 특성에 따른 학교교육과정의 철학과 방향성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방향으로 학교교육과정에서 CORE 과정을 설계하고 과목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마다 서로 다른 교과목 이수 과정을 학교교육과정의 철학에 따라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중핵 교과목의 형태를 고민하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학생의 선택권과 학교의 자율권은 이런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명확한 학교교육과정 철학의 바탕 위에서 활용될 때 학생의 배움이 더욱 깊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곳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서울대학교 입학본부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