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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꾸는 진학지도 - 학생부종합전형과 면접지도를 중심으로

1. 도입
학생부종합전형이 도입된 후 학교 현장에서는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 역량¹이라는 대학의 평가 요소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수업 방식과 교내 활동이 생겨났습니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탐구'라 불리는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사실 평범한 고등학생들이 학교 수업과 정기고사 그리고 수행평가에 이어 자신의 진로를 위한 탐구활동까지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들은 '진로'라는 맥락을 형성해야 합니다. 학생들의 노력은 교사들에 의해 동기-과정-결과라는 틀에 맞추어 '평가'를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교사 중심의 일방적 수업 중에는 드러나지 않던 학생들의 빛나는 순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학생들이 평소 호기심 수준으로 대하던 전공에 대한 관심을 자신의 진로로 확정하여 점점 구체적이고 심화된 주제로 파고드는 모습을 볼 때면 대견하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바로 이 순간의 '감동'을 어떻게 하면 입학사정관과 면접관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고민은 제 진학지도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의 전공 선택의 중요성, 학생부 작성의 지향점과 강조점, 그리고 면접 지도에 대해 제가 경험한 내용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2-1. 전공 선택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의 필요성
고3 담임을 맡게 되면 담임교사는 여러 자료를 보게 됩니다. 교과 내신성적, 조합별 내신성적, 모의고사 성적 누계표, 이전 입시 성적, 그리고
학생부까지. 많은 숫자와 비교과 기록들은 학생들의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보통은 그 숫자과 기록들이 알려주는 방향대로 가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진학하고자 한다면, 특히 서울대학교 학생부종합전형에 도전하고자 한다면 기록에서 보이는 모습과 현실에서 보이는 모습을
반드시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제가 최근 경험했던 한 학생의 사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A학생은 내신 성적 1.대 초반의 우수한 학업능력을 갖고 있었고 학생부에는 경제학과를
염두에 두고 활동한 기록이 다수 보였습니다. 그런데 학기 초 상담에서 어떤 계기로 경제학에 관심이 생겼고 지금은 경제학의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기계적으로 느껴지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정확히는 그냥 누가 봐도 적당히 그럴만하다라는 내용의 답변이었습니다. 주변의 기대 속에서 본인의 관심 분야에 대한 학과 매칭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전공을 선택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과 선택이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최근에 관심을 가진 주제나 이슈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이 학생이 관심을 가졌던 주제와 활동들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공정'과 '빈부격차' 그리고 '정보비대칭성' 정도로 파악되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가진 실제
관심을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학생들은 학과 이름은 알아도 그 학과가 무엇을 다루는 학과인지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것은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모두에게서 발견됩니다. 결국 이 학생은 빈부격차를
포함한 계층 간 불평등을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 활동에 대한 정보 비대칭성'이 심화시키고 있는 현실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소비자학이라는 전공을 소개해주었습니다. 학생 스스로 대략 2주간의 탐색을 거쳐 그 학과로 전공을 정하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성적이라는 객관적
지표 역시 고려하였습니다.
관심 분야와 현실적 조건에 맞는 전공을 찾자 이 학생의 활동은 거침이 없었습니다. 그러자 '근본적 원인'에 대한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는 장점도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학생의 사례에서 보듯 우수한 성적을 가진 학생이라도 전공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는 생각과 주변의 기대를
복합적으로 반영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이 가진 실제 관심사는 본인이 믿어온 것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상담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학생부종합전형 자체가 '진성성'이라고 하는 학생의 모습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전형이기 때문입니다.
2-2. '활동'과 '기록'을 통해 무엇을 강조할 것인가? (feat. 대학의 인재상)
B학생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이 학생의 2학년까지의 성적으로는 학교장 추천을 받을 가능성은 제로였습니다. 물론 학업능력이 우수한 편에 속하는
학생이지만 일반고임을 고려하면 서울대 진학은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학생부를 자세히 보니 여러 선생님의 진심 어린 칭찬이 거의 모든 과목과
활동에 나타나 있었습니다. 학업능력도 꾸준히 상승 곡선을 보여주고 있었고 그것을 뛰어넘는 인성을 칭찬하는 내용이 너무 많았습니다. 실제 그런
학생이 있나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교실에서 마주한 학생의 모습은 왜 2학년까지 선생님들이 그런 평가를 하셨는지 수긍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훌륭한 인성을 어떻게 입시로 연결할 것인가? 담임교사로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때 다시 보게 된 것이 서울대학교 인재상이었습니다. 1. 학교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하고 2. 학교생활에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이며 3.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이 있으며 4. 다양한
교육적 문화적 사회적 배경과 경험을 지닌 학생 5.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심과 공동체 의식을 지닌 학생이란 인재상을 떠올리며 B학생과 짧지만
자주 대화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대화 속에서 그 인재상에 어울리는 경험을 찾아 나갔습니다. 바로 학생이 가진 활동과 선생님들의 기록이 가리키는
지점이 서울대의 인재상 어딘가에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 관심을 끌었던 것은 학생이 지역아동센터를 다녔던 경험을 언급한 부분이었습니다.
'서울대를 지망하는 학생 중에서 맞벌이 때문에 부모님이 일터로 가신 후 지역아동센터에서 하교 이후 시간의 대부분을 보낸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으로 이 학생만의 독특한 경험과 연계된 활동들을 추천해주었습니다. B학생은 그곳에서 만난 다문화 가정을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아이들이 하루하루 겪는 실제 현실의 모습들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또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에게 받았던 도움과 그분들이
겪고 있던 문제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른 학교가 아닌 서울대학교라면 우리 사회가 공공시스템을 통해 만들어놓은 구조 속에서 열심히 노력했던
학생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기 초 면담 시 B학생은 서울대학교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자신이 할 일은 그저 3학년
1학기 성적을 최대한 잘 받는 것 이외에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교과성적을 향상시키려는 노력도 중요합니다만 자신만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는 판단과 그것을 대학의 인재상과 연결하는 것은 학생 스스로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진학지도를 하는
담임교사가 학생과 소통하며 '활동'과 '기록'이 강조할 부분을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3. 면접도 '소통'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면접이 전형 요소로 반영되면 그 영향력은 생각보다 큰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단계별 전형을 하는 수도권 G대학 인문·
사회 계열의 경우를 보면 서류 1배수 합격률이 평균 50% 정도로 절반 정도가 면접 이후 최종합격자
명단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²
서울대 역시 명확한 자료로 검증할 순 없지만 경험적으로는 면접을 통해 최종합격자가 바뀌는 비율은 낮지 않다고 보입니다. 이런 순위변동의 발생은
학생들에겐 역전을 위한 중요한 기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면접을 학교에서 대비하는 과정은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대학을 미리 확정할
수 있는 학생들이 많지 않고 그런 학생들도 '당장' 해야 할 공부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원서 접수 이후에 며칠간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거나 학교 밖에서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면접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깊게 처음부터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현실적인 장·단기 대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면접은 평가이고 이 평가는 선발을 목적으로 합니다. 결국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대학이 더 어울리는 학생을 찾는 과정입니다. 이 당연한 사실
속에서 학생들은 어떻게 내가 더 우월한 학생인가를 어필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그런데 조금 더 본질적으로 생각해보면 면접 역시 소통의 일환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학생 자신이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내고 대학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면 그걸로 그 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은 끝이 납니다.
타인과의 비교에 집중할 필요가 없습니다. 학생은 자신이 무엇을 했는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스스로 질문을 하며 자신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특히 대학은 기업이 아니라 공부하는 학생을 뽑고자 한다는 당연한 명제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고등학교 교사의 눈에 빛나는 학생이라면 적어도
대학의 면접관 눈에도 빛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학교에서 학생이 보여준 장점을 면접관 앞에서도 자연스레 내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활동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수업 시간에 스스로에 대해서 말할 기회를 자주 주어야 합니다. 사실 면접을 대비한 준비는 짧은 시간에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특히 학생부
기반 면접은 준비할 영역이 다양하기에 학생부의 모든 부분을 다 대비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모든 공부가 그렇듯이 평소에 말하는 '경험'이
쌓여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경험은 단순한 발표가 아닌 자신의 탐구에 대한 질의-응답을 의미합니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진도의 압박과 학생 간 수준 차이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평소 수업 시간에 자신의 견해를 정리하고 타인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경험 자체를 자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탐구 과제를
발표할 때도 가급적 원고를 보지 않고 스스로 탐구한 과정과 그 안에서의 어려움과 해결했을 때의 성취감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업 중 교사의 발문이 중요합니다. 학생이 쉽게 답할 수 있는 직관적인 질문, 예를 들어 '과제를 본 순간 들었던 감정 혹은
막막함'에 관한 것에서부터 실제 해결해보고 느꼈던 '성취감'을 글이 아닌 말로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학생에 따라서는 비판적이고
논쟁적인 질문도 필요합니다. 물론 교실에서 정해진 환경(특히 일반고)에서 그것을 소화할 수 있는 학생들이 매우 소수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하여 시도하면 학생들은 빨리 적응하고 변화합니다. 수업에서 이런 발문들이 반영되면 좋겠습니다. 스스로의 과정을 돌아보고 말하는 경험이
쌓인 학생은 면접에서도 그 평소의 모습이 그대로 나오게 됩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전공과 관련이 있는 교사 혹은 입시 지도 경험과 학생의
장·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교사들을 모의 면접관으로 위촉하고 모의 면접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업 시간에 자주 교사의 발문을 경험한
학생들은 면접관의 질문을 파악하는 시간부터 훨씬 짧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많은 수의 탐구활동을
하기에 그 활동을 했을 당시의 기억이 부정확한 경우도 발생합니다. 수업 중 선생님 혹은 친구들과 질의-응답을 하며 자신의 탐구활동에 대해 말했던
경험은 그 자체를 생생하고 정확한 장기기억으로 만들어 주어 3학년 면접 대비에 큰 도움을 줍니다.
둘째로 발문이 있었다면 반드시 그 발문에 대한 피드백을 주어야 합니다. 적당한 어휘가 아니더라도 성량이 부족하고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더라도 긍정과 격려의 피드백이 주어진 순간 학생들은 성장합니다. 말을 잘한다는 칭찬을 자주 들었던 학생들도 실제 면접에서는 긴장감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도 칭찬과 함께 수업 시간의 많은 발문들을 처리했던 그 경험을 기억하라고 말해주면 아이들은 차분히 그
경험을 떠올리고 자신을 추스릅니다. 스스로에 대해 말하는 경험을 자주 하게 해주는 것. 그리고 그에 대한 교사의 긍정적 반응은 평소에 할 수
있는 면접 대비의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셋째로 학생들은 학생부 기록이 가진 '의도'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부에 담긴 교사의 기록은 학생의 활동에 대한 교사의 반응입니다.
기록이 명확한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교사의 평가를 학생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반드시 그 교사에게 혹은 같은 과목의 동료 교사에게라도
기록의 의도를 물어서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활동이 교사와 같은 교육활동 전문가에게 어떻게 보이고 파악되는가? 하는 부분을
학생들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면 답변을 준비할 때 어떤 부분을 강조하여 답변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면접 중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도 준비해야 합니다. 먼저 질문에 질문이 이어지는 소위 '꼬리' 질문이 이어진다면 이것은 면접관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말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흥미가 가지 않는 학생이라면 꼬리 질문이 이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학생은 면접관의 질문을
반복하면서 본인이 질문을 이해했다는 시그널과 함께 이전에 자신이 답한 내용에 빠진 것은 없는지 확인하고 질문의 의도에 대해 다시 빠른 속도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당황할만한 질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질문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학생의 대처 능력을
보고자 하는 의도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법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에게 '법'이 필요 없는 세상이 온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같은
경우입니다. 답변의 내용보다는 답변하는 과정 자체, 즉 얼마나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평소 생각을 드러내는가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럴수록
차분하게 말하는 '과정'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준비해간 내용으로 어떻게든 연결하여 준비한 내용은 다 말하고 나온다는 생각으로
답변하는 것도 요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4. 홀로 뛰고 있지 않다는 믿음, 담임은 같이 뛰는 페이스메이커

일반고 학급에서 의미 있게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손에 꼽아보면 대략 10명이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전공이 겹치는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는 7-8개 학과 분야가 학생들이 선택한 전공이 됩니다. 그래서 창체 시간 같은 경우를 활용해 학생들이 각자의 활동에 집중하는 동안 담임교사는 해당 학과 최신 연구 성과를 정리해 해당 학생들에게 전달합니다. 또한 각 대학의 홈페이지에는 그 대학 소속 연구진들이 달성한 성과들이 잘 정리되어 올라옵니다. 특히 이공계열 학과의 경우에는 소식들이 경쟁적이라 할 만큼 자주 올라옵니다. 이런 내용들을 선별해 약간의 응원 메시지와 함께 학생들에게 공유합니다. 실제로 이런 활동을 통해 면접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교사의 이런 활동은 입시를 위한 목적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복도에서 마주칠 때마다 과거에 보내준 내용을 확인해보면 아직 못 보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러나 졸업 후 찾아온 제자들이 하는 말은 메시지를 보내주어 고마웠다고 말합니다. 물론 모든 학생이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담임교사 역시 본인들과 함께 뛰고 있는 조력자(Pace maker)라고 느꼈던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고달픈 고3 생활에 조금이라도 덜 외롭고 위로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3. 맺음말
학생부종합전형의 도입 이후에 우리 입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제도 자체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서 실제 대입이라는 현실을 마주한 담임교사는 학생들을 준비시키고 진학지도를 하는 것이 결코 녹록한 일은 아닙니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해 학생들이 5학기 또는 6학기 동안 학교에서 쌓아온 기록을 마주하면 그 부담은 배가됩니다. 전공을 정하고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보고 그것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전형과 대학을 찾는 과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학생들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조금 더 담대하게 이 과정들을 밟아나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믿어주는 것이 우리가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정중히 사양했음에도 이 평범한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해주신 서울대와 고달팠던 고3 시기를 훌륭히 보내고 자신의 꿈을 위해 서울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A, B 두 제자에게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1) 최근 들어 전공 적합성은 진로 역량으로, 인성 및 발전 가능성은 공동체 역량이라 사용됨. 이 글에서 공동체 역량은 인성의 의미로 사용함.
- 임진택 외 10인, 「학생부종합전형 공통 평가 요소 및 평가 항목 안내」, 5개 대학공동연구, p8, 2022
2) 「2023학년도 G대학교 입시결과자료집」, p13, 2023
"윤여천 선생님은 저의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이십니다. 저는 선생님을 만나서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대학에 가서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진심으로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원서접수 기간에도 저의 선택을 믿고 지지해주셨습니다. 절대로 어떤 대학을 어떤 학과로
쓰라거나 하는 식으로 강요하지 않으셨고 대신 제가 마음을 굳히면 거기에 관해 항상 열정적으로 찾아보시고 도와주셨습니다. 나의 경험이 전공과
연결되는 순간, 그리고 내가 찾은 전공이 더 큰 꿈과 연결되는 순간 항상 선생님이 알려주신 것들이 곁에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또 다양한 선택지에 대해 알려주시면서도 최종 선택은 항상 제몫으로 남겨주셨습니다. 제자와 스승이라는 상하 관계가 아닌 하나의 동등한 주체로 저의
선택을 존중해주셨던 경험이 마음속에 깊게 남아있습니다.
선생님은 감정적으로 힘들 때가 많은 고3 때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안식처였습니다. 원서접수 기간, 끝나지 않는 자기소개서 수정과 지원할 대학을
정하는 과정에서 자존감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께서는 스스로 몰랐던 제 장점을 찾아서 '넌 이렇게나 잘하는 게 많아'하고 알려
주시고, 잘하고 있다고, 더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셨습니다. 친구들과 항상 "우리 반 선생님은 매번 1년을 열정적으로 애들한테 다 주시면
그다음 해에 애들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애들에게도 그만큼 주시는 게 힘들지는 않으실까"하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선배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선생님은 늘 그런 마음으로 매년 우리들의 선생님으로 곁에 계셨습니다. 내가 선생님이어도 나도 다른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받은 게 너무 많아서 그리고 누군가 이렇게 할 수 있다며 확고하게 말해주는 경험이 너무 오랜만이라 선생님의
기대에 맞추고 싶은 마음에 더 열심히 한 것도 있습니다. 이게 과연 될까-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하나씩 이뤄지는 걸 보며 어쩌면 되겠다 라고
마지막에는 마음을 굳힐 수 있었고 1년간 그렇게 저를 차곡차곡 채워준 믿음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되어 면접날 떨지 않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었습니다. 더 큰 꿈을 꾸게 해주시고 나에 대한 확신을 채워주신 선생님을 고등학교 3학년 때 만난 건 제게 있어 무엇보다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재학생 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