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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이슈이슈!

나의 거꾸로 수업 이야기

김준형 강일여자고등학교 교사

1. 거꾸로 수업을 시작하계 된 계기

2010년 3월, 수학 교사로서의 첫 수업을 아직 잊지 못합니다. 잘 가르치는 교사이고 싶어 한 차시 수업을 위해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평소 수업 중 긴장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를 이겨내기 위해 수업 대본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개그콘서트를 돌려보면서 유행어를 연습하는 등 강의를 했다기보다 일종의 수업 연극을 한 셈입니다. 다행히 학생들은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열강하는 26살 총각 선생님의 수업을 잘 들어주었고 준비해갔던 유행어도 이따금씩 잘 먹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1년여를 목이 터져라 수업하면서 나름의 수업 노하우가 생긴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강의에 대한 자신감이 무르익던 어느 날, 어김없이 전날 작성했던 수업 대본을 통째로 외운 후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준비했던 농담들에 잘 웃어주며 제가 묻는 질문에 답도 잘 해주었기에 ‘이번 수업 역시 성공적이었다.’ 자평하며 수업을 마친 후 교무실에 내려와 잠시 휴식을 취할 겸 SNS에 접속했습니다. 그런데 실시간으로 방금 제가 수업에 들어갔던 반의 한 학생이 현 교실 상황이라며 사진 한 장을 올렸습니다.

그림 1 잠든 아이들 그림 1 잠든 아이들

머릿속이 하얘지며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저와 ‘함께’ 즐겁게 수업했다고 생각했는데 쉬는 시간이 되자 지쳐 쓰러져있는 학생들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댓글에는 ‘웃긴다’, ‘애쓴다’, ‘안쓰러워서 잘 수가 없다’, ‘재밌긴 한데 머릿속에 남는 건 없다’ 등의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거꾸로 수업을 4년째 운영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돌이켜보면 당시 아이들은 즐겁게 제 수업을 관람했던 것 같습니다. 학생 내부로부터의 배움이 일어났다기보다 수업하는 저를 구경했던 것이지요. 그 날 이후 많은 생각이 들었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즐겁게 웃으며 제 질문에 대답을 잘하는 것에 속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 수업 연수를 찾아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흥미로운 수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2. 거꾸로 수업의 개념과 시행착오

거꾸로 수업: 학생이 교사가 미리 만들어 배포한 최소한의 개념 동영상(디딤영상)을 집에서 미리 학습한 뒤 이를 바탕으로 친구들과 함께 교실에서 비워진 시간을 토의·토론 활동으로 채워나가는 수업 방식


위 문장은 제 뇌리를 강타했습니다. 그리고 분명 효과가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거꾸로 수업을 알기 전에 정기 고사 복습용으로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50분 전체 수업을 녹화해서 제 개인 블로그에 업로드를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넷 강의처럼 판서하면서 강의하는 모습만을 녹화해서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업하는 반의 학생 전체가 활용하진 않았지만 몇몇 아이들은 정기 고사 전에 개념 정리 용도로 잘 활용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학교 수업을 다시 듣는 것이니까 친숙하고 복습하는 것에 불편함이 없다는 코멘트와 함께 말이지요. 수업동영상 블로그가 나름의 효과가 있었으니 이제 문제는 간단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수업 때 찍는 영상을 집에서 미리 찍어서 학생들에게 보고 오라고 한 후 교실에서는 문제 풀이를 모둠 활동으로 진행하면 되겠구나.’
그리고 바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대형 마트에서 화이트보드를 구입하여 집에 설치했습니다. 학생들에게 간단하게 오리엔테이션을 한 후 다음 주부터 수업을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처음 학생들의 반응은 아주 좋았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이 동영상에 등장하여 수업을 해주니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으며 자신이 원할 때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강의식 수업을 할 때보다 자는 아이들이 현저하게 줄었고 본인 스스로 공부해보려는 시도가 여기저기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신선한 변화의 물결과 함께 그렇게 두 달여가 흘러갔습니다.
그러다가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동영상 시청률이 처음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것이었습니다. 당시 수업에선 동영상을 보고 오지 않으면 개념 학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전 날 영상을 보고 오지 않을 경우 본 수업 시간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동영상 시청률이 낮아진 원인을 파악해보니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처음 수업을 설계할 때는 flipped classroom 말 그대로 뒤집힌 교실 즉, 단순히 학습이 일어나는 장소가 뒤집힌 것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숙제를 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완벽한 개념 학습을 이뤄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아이들이 보고 올 개념 동영상을 제작하는 것에 모든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고 제가 알고 있는 교과 지식을 최대한 자세하고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당시 아이들이 한 차시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서 보고 와야 할 동영상입니다.

그림 2 너무 자세한 개념 동영상 그림 2 너무 자세한 개념 동영상

위에 제시된 4개의 동영상은 [2014-기하와 벡터-벡터-평면의 방정식] 부분의 개념 설명과 예제 풀이를 담고 있습니다. 다음날 수업을 위해선 동영상을 모두 보고 와야만 했는데, 재생 시간을 모두 합치면 40분 29초 입니다. 물론 시간을 투자해 동영상을 모두 보고 온다면 다음 날 학교에 와서 문제풀이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이러한 방식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 영상의 길이가 너무 깁니다. 각종 학원, 자율학습, 과외, 독서실 등을 마치고 학생들이 집에 귀가하는 시간이 대략 23시를 넘어가는데 40분이 넘는 개념 동영상을 보고 필기를 해오기에는 성실한 학생들을 제외한다면 다소 무리가 있었습니다. 꾸역꾸역 영상을 보고 필기를 해온 아이들은 다음 날 문제 풀이를 하면서 교사에게 질문 할 수 있으니 본 수업 시간에 여유가 생기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예전의 강의식 수업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수업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영상이 너무 자세합니다. 당시 저는 교과 내용을 잘 가르쳐야하는 교사로서의 본분에 충실해야한다고 생각했고 영상을 자세히 만들어도 아이들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테니 수업 시간에 활발한 토의, 토론과 질문들이 오고 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제 기대와는 달리, 영상을 보고 온 아이들끼리도 동영상의 아주 자세한 개념 설명과 예제의 상세한 풀이 덕에 굳이 옆 친구와 얘기를 해보지 않아도 문제 풀이에 지장이 없었습니다. 즉, 당시 만들었던 동영상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볼 여백이 없었던 겁니다. 영상 자체가 쉽고 자세한 설명과 풀이를 담고 있기 때문에 굳이 내가 탐구하고 고심해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였고 이것이 오히려 본 수업 시간에 아이들의 대화를 단절시키고 수학 개념에 대한 갈증을 유발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거꾸로 수업에서의 디딤영상의 역할은 다음 날 수업에서 아이들이 수학 개념에 대해 토의할 수 있도록 모둠원에게 공통분모를 제시하는 일종의 발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4명의 학생이 그 전날 같은 드라마를 보고 오면 서로의 대화 주제 중 겹치는 부분이 있으니 모두 함께 얘기해 볼 수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디딤영상도 학생들의 대화 주제에 공통분모를 만들어줌으로써 보다 정확한 개념 이해를 모둠원끼리의 토의, 토론을 통해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본인 스스로 그 개념에 대해 말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것에 대해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놀라운 경험들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아래 사진은 최근에 사용했던 디딤영상입니다.

그림 3 핵심만 담은 디딤영상 그림 3 핵심만 담은 디딤영상

교과서 본문을 그대로 담았고, 굳이 자세히,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 쉽게 설명하려고 하지 않고 일종의 결핍을 주어 다음날 수업 시간에 서로 토의하고 토론하며 질문할 수 있는 여백을 남겨 두었습니다. 지금껏 경험해본 결과 '결핍이 개념을 완성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디딤영상은 교과서를 다시 보고 다시 봐서 이 차시에서 학생들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최소한의 핵심만을 담아주고, 교사가 판단했을 때 이것은 수업 중 학생 스스로 토의ㆍ토론을 통해 발견할 수 있겠다 싶은 것은 과감하게 영상에서 배제시킵니다. 저는 최대한 7분을 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어쩔 수 없는 부분에서 7분을 넘는 경우도 있지만 되도록이면 7분을 넘지 않도록 다이어트에 다이어트를 거듭합니다. 그러다보니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쪽지도 받게 됩니다.

그림 4 디딤영상의 역할 그림 4 디딤영상의 역할

이 쪽지는 우리 학교 학생이 아닌 어떤 남자 분께서 보내주신 것인데요. 이 쪽지를 받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 내가 디딤영상을 제대로 만들고 있구나. 잘하고 있다.'
교사가 설명해준 만큼 아이들이 얻어간다는 생각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결핍을 주어 본인 스스로 사고하고 탐구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아이들은 분명 조금씩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어른들도 그런 적 있지 않나요? 어떤 재밌는 퍼즐이나 문제가 있어서 막 해결해보려고 의지가 불타고 있는데 옆에서 누가 답을 말해버리면 확 김새버리는 것. 우리 아이들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교사로서 답을 알려주고 싶어 입이 막 근질근질 할 때 허벅지 한 번 꼬집는 인내심을 발휘한다면 다함께 재미있는 수업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금부터는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거꾸로 수업 모델을 소개하겠습니다. ‘대개의(general) 거꾸로 수업’과 ‘특별한(specific) 거꾸로 수업’으로 나누었는데 전자는 평상시 일반적인 개념 수업(필수 개념 + 예제)을 할 때의 모델이고, 후자는 중단원ㆍ대단원 마무리 평가와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부분을 수업 할 때의 모델입니다.

3. 대개의(general) 거꾸로 수업

그림 5 수업 설계 그림 5 수업 설계

1) 수업 설계
가. 수학 씹어 먹기(~15분)
이 시간에는 수업 전에 보고 온 디딤영상을 토대로 친구들과 함께 자신이 이해한 내용 또는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서로 공유하며 말해보는 시간입니다. 말 그대로 이번 시간에 알아야 할 핵심을 '씹어 먹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딤영상을 보며 노트 필기 해 온 것을 친구와 공유하며 얘기해 볼 수도 있고 자신이 이해한 방법대로 이 날 배워야 할 핵심적인 내용을 친구들과 함께 얘기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가 가르쳤다고 해서 학생이 배웠다고 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사들도 학교 다니면서 많이 경험했을 것 같습니다.

관련 사진

아무리 훌륭한 선생님의 훌륭한 강의를 들어도 한 번 갖고선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물론 이해력이 빠르고 수업 시간에 집중력이 뛰어나 단번에 정확히 본인의 것으로 만드는 학생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학생들은 교실에 굉장히 극소수로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왜 이것을 배워야하는지에 대한 의문만 머릿속에 잔뜩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교사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강조해도 그 학생의 입장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날 우리가 배워야 하는 핵심에 대해 말해보자는 것입니다. 'Say something' 그냥 말해보는 것입니다. 모두가 한 번쯤은 경험해보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것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하니까 말을 버벅거렸던 일, 아니면 어떠한 것에 대해 말해보면서 그 개념이 아주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딱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던 일. 즉, 말해 본다는 것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이 시간에는 자신이 느낀 대로 디딤영상에서 교사가 전달하려고 했던 핵심을 친구들과 함께 서로 설명해보고 말해보며 개념을 공고히 합니다. 자신의 궁금증에 대해 말해보고, 궁금한 내용을 교사에게 바로 질문하면서 개념을 명확히 했다면 이제 교과서에 제시된 필수 예제를 모둠원들과 함께 해결합니다. 팀원 전체가 필수 예제까지는 모두 해결해야 합니다. 필수 예제는 핵심만을 정확하게 이해했다면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모둠 구성원 모두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팀 점수 3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 학습지 풀기(~50분)
'수학 씹어 먹기' 시간에 핵심에 해당하는 필수 예제를 모두 해결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교탁에 놓인 수준별 학습지를 가져가서 모둠원과 함께 해결합니다. 이때, 본인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딤'은 교과서 필수 예제 수준의 문제이고, '도약'은 모의고사 3점짜리 수준의 문제이며, '도전'은 모의고사 4점짜리 수준의 문제입니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교과서 필수 예제 수준의 문제를 다시 한 번 풀어봐야 할 것 같다면 '디딤'을, 교과서 필수 예제 수준의 문제는 정확히 이해했으니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문제를 풀어보고 싶다면 '도약'을, 아주 높은 난이도 문제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도전'을 선택하여 해결해보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들의 자발성에 근거하여 자율적으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그 학습지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문제 풀이 과정을 교사가 별도로 제시해주지 않아도 놀랍게도 그들 스스로 서로 협력하며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하게 됩니다. 거꾸로 수업의 묘미가 이런 데에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굳이 교사가 100을 제시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들 스스로 협력하며 101을 얻어 간다는 것 말입니다.
이렇게 '학습지 풀기 시간'에는 자기 스스로의 학습 상황을 진단하여 선택한 학습지로 핵심 개념을 다지고 이를 활용하여 보다 다양한 문제를 친구 또는 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풀어보는 시간입니다. 수업 시간이 다소 자유롭고 그 분위기가 부드럽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 의문점을 자유롭게 표현해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학습 의욕을 되찾고 주어진 수학 문제에 대해 고심해보며 학생 입장에서는 그냥 듣기만 하면 50분이 가버리는 편안한 수업이 아니라 다소 머리 아프고 골치 아픈 시간들을 보내게 됩니다.
각 학습지를 해결하면 '1점' 씩을 받을 수 있고 이 점수를 그대로 팀 점수에 합산합니다.

<거꾸로 수학 수업 모형>
1. 수학 씹어먹기(~15분): 팀(도장 3개)
- 서로의 질문에 대한 토의(코넬식)
- 친구에게 설명해보기
- 교과서의 필수 유형 문제 해결
2. 학습지 풀기(~50분): 개인(각 1개)
- 디딤, 도약, 도전 중 학생이 선택하여 해결
그림 9 고민상담소 운영 그림 9 고민상담소 운영

그런데 한 번이라도 토의식 수업을 진행해보신 선생님들은 아시겠지만 모둠으로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모둠 내에서도 진도가 생기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그 모둠의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면 결국 중간에 포기하거나 '역시 나는 안 돼'하면서 좌절하는 학생들이 생기게 되는데요. 저도 처음에 거꾸로 수업을 시작할 때 이 부분이 몹시 안타까웠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고민상담소'라는 활동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수업 중 제 필요에 의해서 시작된 것이지만 이렇게 이름 붙인 이유는 모둠의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 입장에선 그것이 고민일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즉, '고민상담소' 활동이란 그 날의 핵심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했거나 '개념 씹어먹기' 시간에 풀어야 할 필수 예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 교사가 그 학생들만을 다시 칠판 앞으로 불러 모아 좀 더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설명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수업에서 일종의 안전망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학생들 입장에서는 친구에게 물어보는 것이 오히려 더 쑥스럽고 불편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교사가 그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그 날의 공부를 포기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시간인 것입니다. 저희 반 학생이 거꾸로 수업을 하고 있는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통계 자료가 있는데요. 그것을 소개하겠습니다.

거꾸로 수업 설문1 거꾸로 수업 설문1
거꾸로 수업 설문2 거꾸로 수업 설문2

2번 항목을 보시면 많은 아이들이 수학에 어려움을 느낄 때 '고민상담소'가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결국 한 번에 개념을 이해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는 하나의 방증일 텐데요. 그만큼 이를 수업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다시 한 번 본인에게 수학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끔은 '고민상담소'가 이런 역할도 합니다.

그림 12 고민상담소의 역할 그림 12 고민상담소의 역할

이 날은 제가 깜빡하고 디딤영상을 늦게 업로드해서 아이들이 약간의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인데요. 네모 칸을 보시면 '고민상담소'가 디딤영상을 보고오지 않았더라도 그날 학습할 수학 개념을 선생님을 통해 수업 시간에 배울 수 있는 시간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즉, 거꾸로 수업하면 많은 선생님들께서 걱정하시는 부분 중 하나가 '디딤영상을 보고 오지 않은 학생은 어떻게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가'인데 이러한 장치가 있다면 디딤영상을 미쳐 보고 오지 못한 학생들도 그날 공부해야할 부분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라. 제법인데er 활동 모둠 수업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고민 중 하나가 '이미 그 내용을 다 알고 있어 빠르게 학습지를 해결해버리고 노는 학생들이 발생하면 어떠한 과제를 던져줄 것인가' 일 텐데요. 저도 처음 시작할 때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다가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된 활동이 바로 '제법인데er'입니다. '고민상담소'는 교사가 주도한다면 '제법인데er'는 학생이 주체가 되어 활동하는 것인데요. 그 날 교사가 제시한 과제를 모두 해결한 학생들 중 자원하여 다른 친구들의 학습을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학생들을 말합니다. 즉, 일종의 또래 교사로서 본인은 오늘 해결해야할 과제를 모두 끝냈기 때문에 친구의 학습을 도와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 활동을 전개할 때 한 가지 유의해야할 점은 가르치는 사람은 소위 '갑'이고 배우는 사람은 '을'이 되어 상하 관계 속에서 먼저 그 개념이나 문제를 이해한 친구가 이해하지 못한 친구를 무시하며 가르치는 상황으로 이 활동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제법인데er' 활동을 하고 싶은 학생은 칠판에 본인의 이름을 적고 아래의 명찰을 교사로부터 받아 가야 합니다.

그림 13 제법인데er 명찰 그림 13 제법인데er 명찰

이 명찰을 걸어주면서 그 학생에게 꼭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네가 공부한 내용을 말하면서 확인하는 시간이야."즉, '제법인데er' 활동은 그 날의 과제를 다 했다고 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본인의 선택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데 만약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친구를 가르치는데 있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친구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공부한 내용을 소리 내어 직접 말해봄으로써 메타인지를 작동시켜 본인이 정확하게 이해했는지를 확인해보는 시간으로 활용하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이 시간에 '제법인데er' 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 명찰을 달고 친구에게 설명해주다가 다시 저에게 교과서를 들고 찾아와 그 개념에 대해 묻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본인이 안다고 착각했던 내용을 직접 말해봄으로써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음을 본인 스스로 발견하고 다시 교과서를 보거나 교사 또는 친구와 토의, 토론하며 완전 학습을 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과정을 통해 굉장한 성장을 이루는 학생들을 많이 보았고 이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로부터 본인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는 게 아니었다는 얘기를 아주 많이 들었습니다. 교사가 이 활동을 통해 의도하는 바를 아이들이 이해한다면 보다 충실하게 본인의 것을 완성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2) 수업 도구
가. 코넬식 필기법

201 년 월 일 교시   단 원 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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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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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학생들은 수업 전 날 디딤영상에서 보고 배운 내용을 정리해 보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을 다음 날 친구들과의 토의 토론을 위해 간략하게 필기를 해 와야 합니다. 위 표는 그 양식에 해당합니다. 세로 줄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디딤영상에서 제시한 해당 차시의 핵심 키워드나 물어보고 싶은 내용을 적고 오른쪽에서 디딤영상의 내용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간략하게 필기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토대로 다음 날 친구들과 ‘수학 씹어먹기’ 시간에 상호 토의 토론을 진행합니다. 교사는 수업이 시작 되면 학생들이 노트 필기를 해왔는지의 여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이를 기록합니다.

번호 성명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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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체크리스트 1-1



정기 고사 전에 개인 체크리스트에 합산 된 개인별 노트 필기 여부를 정산하여 1회 필기를 해오지 않은 경우마다 –1점씩으로 계산하여 이를 팀 점수에 반영합니다.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노트 검사를 통해 교사가 디딤영상을 보고 오라는 별도의 안내를 하지 않아도 팀 점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노트 필기를 해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나. 팀 점수 합산 방식
‘수학 씹어 먹기’ 시간에 팀원 전체가 필수 예제의 문제를 모두 해결한 경우 팀 점수 3점을 부여받고 해당 조의 모둠 판에 교사가 준비한 도장을 3번 찍습니다. 이 때, 필수 예제의 문제를 팀원 전체가 모두 해결했는지를 교사가 확인하는 시간은 없습니다. 학생들 스스로의 판단에 맡기고 있습니다. 부당하게 모둠 점수를 늘려가는 조가 발생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수업 안에서 다른 조 친구들을 통해 발각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 스스로 정직하게 팀 점수를 관리해 나갑니다.

그림 14 팀 점수 합산 모둠판 그림 14 팀 점수 합산 모둠판

‘수학 씹어 먹기’ 시간에 제시된 필수 예제 문제는 팀원 모두가 해결한 경우 도장 3개를 받을 수 있는 반면에 ‘학습지 풀기’ 시간에 해결하는 문제들은 개별 점수로 계산하여 팀 점수에 부여합니다. 위 사진처럼 자신이 해결한 과제 수만큼 자신의 학번을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점수를 받은 날짜를 구별하기 위해 해당 차시에 받은 점수를 모두 기록한 후 날짜를 적어줍니다. 수업 종이 울리고 교사가 교실에 들어갔을 때 모둠을 만들어 놓고 팀원 모두가 자리에 앉아있는 경우 자리 점수로 2점을 부여했었는데 교사가 “모둠 책상을 만들어라.” “자리에 앉아라.” 등의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팀 점수를 받기 위해 알아서 자리 정돈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수업 활동을 통해 받은 점수를 정기 고사 직 후 팀별로 정산하여 학급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상위 3개 팀에게 그 활동 내용을 학교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기록하는 근거 자료로 활용했습니다. 아이들이 학생부 기록만을 목적으로 수업 활동에 참여했다고 볼 수는 없으나 비자발성이 몸에 배어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자신의 배움을 본인 스스로 결정하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하나의 유인책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개인이 받은 점수를 팀 점수에 합산함으로써 나 혼자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둠의 많은 친구들이 함께 주어진 과제를 해결할 경우 팀 점수 추가에 보다 많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도록 하여 학생 상호간 능동적으로 함께 공부하고 자신이 아는 것을 친구들과 나누는 공부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4. 특별한(specific) 거꾸로 수업

1) 우리가 만든 수업
사전에 4명 정도 미리 신청자를 받아서 교사가 만든 디딤영상을 보고 미리 공부한 후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B4용지에 정리해 와서 이 결과물을 교실 곳곳에 붙여 놓고 본 수업 시간에 반 친구들에게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성적이 좋은 친구들만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고 본인이 원하는 경우, 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아이들이 주도하여 수업에서 중요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관련사진

물론 친구의 설명을 통해 학습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 활동에서 가장 크게 배우는 학생은 전날 미리 나름대로 공부해 본 내용을 토대로 친구들에게 설명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아이들입니다. 이 활동이 끝나고 활동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정말 완벽하게 이해했다'는 표현을 자주 하였는데요. 그만큼 배움에 있어서 설명해보는 것, 말해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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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설명을 듣다가 교사의 디딤영상을 다시 보고 싶은 경우 언제든지 영상이 담겨있는 노트북을 활용하여 다시 돌려보며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습니다. 개별 학습이 가능한 학습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전체적인 수업 모습은 이렇습니다. 교사의 입을 통해 나오는 딱딱한 교과 지식이 아니라 바로 옆 자리에 앉아있던 친구의 부드럽고 친절한 설명이 있기 때문에 굳이 교사의 입장에서 잔소리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수업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예상하시는 것처럼 친구가 설명해주다보니 오 개념을 전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다행인건 이 교실엔 교과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든든한 선생님이 있다는 것이죠. 친구와 논쟁을 벌이다가 누가 맞는지를 물어볼 수 있는 수학 선생님이 교실에 있는 겁니다. 강의식 수업에선 질문을 하려면 사실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데 이 수업 분위기에선 얼마든지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친구의 설명을 듣고 이해가 잘 됐다면 '감사함'의 의미로 하트 스티커를 붙여줍니다. 일종의 보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티커를 붙이는 아이들도 기쁘고 성심 성의껏 설명해주고 스티커를 받는 아이들도 기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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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친구야 우리 같이 대학가자
사전에 4~5명 정도의 입학 처장을 지원 받아 입학 처장들에게 A, B, C, D, E 계열로 나누어진 문제 군을 하나씩 분배하여 미리 풀어보게 한 뒤 본인이 원하는 대학 명찰을 제작하여 책상에 세워두고 본 수업이 시작되면 자신이 맡은 계열의 문제의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친구들이 물으러 올 때 그 문제에 대한 설명 또는 확인하는 활동을 합니다. 각 계열별로 최소 2문제 이상을 해결한 경우 각각의 대학에 합격 처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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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목 게임
한 모둠에서 묵찌빠를 통해 2인 또는 3인을 흑팀, 적팀으로 나눕니다. 흑팀이 먼저 시작합니다. 3명인 경우 적팀으로 참가하고 인원이 동일한 경우 가위, 바위, 보로 흑팀을 정합니다. 각 칸에 자신의 색으로 표시하려면 그 칸에 해당하는 답을 구해야 합니다. 누구든지 한 칸을 고르고 먼저 수렴, 발산을 판정하고 수렴하면 값을 적습니다. 각자는 개인 오목판에 계산하고 모둠 오목판에 대표가 답을 적습니다. 모둠원 모두의 결과를 비교하여 상대팀의 결과가 맞는지 확인합니다. 정답이면 칸에 표시를 하고, 틀렸으면 오목 칸에 표시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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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능력자 게임
개인의 능력차를 인정하고 모둠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수준별로 경쟁하는 게임입니다. 수준별로 다른 문제를 제시합니다. 제한 시간 안에 빨리 해결하는 순으로 점수를 부여합니다.(1, 2등 : 10, 9점 / 3, 4등 : 8, 7점 / 5, 6등 : 6, 5점 순). 개인이 받은 점수를 모둠 점수에 합산하여 순위를 발표합니다.

그림 28 능력자 게임 그림 28 능력자 게임

5) 스티커 은행 게임
게임 규칙은 도우미에게만 사전 공개하고 나머지 학생들에겐 수업 당일에 공개합니다. 수업 전 차시에 학급당 도우미를 5~8명 정도 선발합니다. 도우미에게 사전에 학습지를 제공해서 풀어오게 합니다. 풀이와 답을 모두 제공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강조합니다. 도우미에게 학생 수 만큼 복사한 문제들을 미리 제공하여 오려오게 합니다. 수업 당일 날은 도우미를 제외한 학생들에게는 색지를 한 장씩 나누어 주고 1번 문제부터 색지에 붙여줍니다. 문제 풀이는 개인별 노트에 하도록 안내합니다. 1번 문제가 붙은 색지를 받은 학생들은 각자 또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문제 풀이를 한 후 도우미에게 가서 자신의 답을 제시하고 정답을 확인 받습니다. 이 때, 풀이 방법을 도우미에게 올바르게 설명해야 합니다. 정답일 경우 도우미가 색지의 해당 문제 옆에 자신의 서명을 해줍니다. 서명 한 개 당 교사가 스티커 한 개를 배부합니다. 도우미에겐 김준형 스티커(자체 제작) 1개씩 지급합니다. 정답을 맞히면 새로운 문제를 교사에게 받아가서 색지에 풀로 붙인 후 다시 문제를 해결하고 위 과정을 반복합니다.

6) 거꾸로마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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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고사 2~3차시 전에 시험에 나올 법한 문제 중 본인이 풀고 설명할 수 있는 교과서 문제의 페이지 수와 문제 번호를 5~6문제씩 골라 포스트잇에 적어서 위 말판의 빈 칸에 붙입니다. 주사위를 던져서 말을 놓은 후 해당 칸에 적힌 문제를 출제한 학생에게 답과 풀이를 설명하게 한 뒤 정답인 경우 그 칸에 머무르고 답이 틀린 경우 다시 원래 말이 있던 자리로 돌아갑니다. 위의 과정을 반복하여 가장 먼저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오는 학생이 승리합니다. 게임의 결과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과서 내의 문제를 해결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을 진행합니다.

7) 우리 선생님은 어떤 문제를 냈을까?
거꾸로마블 게임과 같이 정기고사 2~3차시 전에 시험에 나올 법한 문제를 모둠 원과 함께 교과서에서 유추해 보는 활동입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양식에 정기고사에 나올 법한 문제를 모둠원과 토의하여 교과서에서 찾아낸 후 해당 문제가 나온 페이지와 문제의 번호를 적게 합니다. 완성이 되면 개인별로 자신의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그렇지 못한 문제를 분류한 후 풀이 과정을 잘 알지 못하는 문제의 경우는 토의 활동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정기 고사가 끝나면 학생들이 예상 했던 문제들 중에서 실제로 정기 고사에 출제된 문제를 찾아 표시한 후 각 모둠에 그 결과를 알려줍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모둠에서 예상했던 문제들이 실제 정기 고사에 출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집단 지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음 활동 시 보다 진지한 태도로 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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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거꾸로 프렌드 활동
학생의 신청을 받아 디딤영상을 학생 스스로 만들어보는 활동입니다. 거꾸로 프렌드가 만든 디딤영상을 학급 전체의 학생들이 시청합니다. 활동에 참여한 학생은 영상을 제작하며 스스로 설명해보는 과정에서 해당 개념에 대한 이해를 보다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학생에게 활동 소감문을 작성하게 한 후 이를 토대로 교사는 관련 내용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기록하는데 참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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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문제 만들기 후 공격과 수비하기
해당 차시에 풀었던 문제를 학생 스스로 변형하여 문제를 만든 후 주변의 친구에게 풀어볼 것을 제안(공격)합니다. 제안을 받은 학생이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한 경우 수비 성공, 실패한 경우 수비 실패가 됩니다.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문제를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문제의 구조를 이해하게 되고 게임 요소가 가미되어 있기에 약간의 긴장감을 활용하여 재미있게 활동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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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고3 거꾸로 수업

그림 38 고3 거꾸로수학수업모형 그림 38 고3 거꾸로수학수업모형

보통 고3 수업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범위까지 모든 진도가 끝났을 경우 EBS 수능 연계 교재를 다루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이 EBS 교재를 소화해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학생 개인에 따라 수학이라는 과목 자체가 본인의 진학에 아무런 관련이 없을 수 있고 설령 필요하다고 해도 아직 교과서에 제시된 기본적인 문제들도 본인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고3 이라는 입시 상황을 맞이하면서 촉박한 마음과 함께 다른 친구들이 실전 모의고사 문제지 등을 해결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마음이 급해져서 기본적인 개념 정리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모범답안지를 참고하여 공부하곤 합니다. 그러나 사실상 이러한 공부 방법은 학생의 학업 성취도 향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지속적으로 붓는 상황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래서 학기 초 수업 설계를 하며 ‘5단계 거꾸로수학수업 모형’을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수업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는 교과서를 다시 보는 활동입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1단계: 기본정리 외우기 → 테스트
・2단계: 필수예제, 기본문제(교과서 필수 예제 밑에 있는 문제)
・3단계: 기본문제(교과 서 뒤 수준별 문제)
・4단계: 중단원, 대단원 마무리
・5단계: 발전문제(교과서 뒤 수준별 문제)
・1~3단계: 외우기
・4~5단계; 유형 파악
・각 단계별로 4과목을 모두 완료해야 함 (수Ⅰ→수Ⅱ→미적분Ⅰ→확률과통계 순)
・1~5단계를 완료하면 위 4과목을 총 5번씩 복습하게 됨
・1~5단계 단계별 완료자에게 배지 수여(DIY)

1단계에서는 교과서에 나와 있는 기본 정리들을 수학Ⅰ→수학Ⅱ→미적분Ⅰ→확률과 통계 순으로 공부합니다. 이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필수적인 개념에 해당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일종의 암기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무턱대고 암기를 하다보면 기억에 오래 남지 않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디딤영상입니다. 디딤영상은 해당 차시의 개념을 핵심적인 부분만 설명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영상 재생 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고3 수험생 입장에서는 효율적으로 개념 정리를 하면서 1단계를 공부해 나갈 수 있습니다. 교과서를 참고해서 아래와 같은 양식으로 4종류의 테스트지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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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1단계의 기본 정리들을 모두 알고 있다고 판단되면 교탁에 비치되어 있는 테스트지를 자율적으로 가져가서 자체 시험을 치릅니다. 교과서를 다시 열어볼 수 없으며 본인이 공부를 한 것을 토대로 개인 점검을 하는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면 해당 페이지의 교과서를 다시 펴서 공부합니다. 이렇게 1단계를 완성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교과서의 기본 정리들만 복습합니다. 디딤영상을 보거나 교사 또는 친구들에게 질문하며 개념을 익혀나갑니다.
2단계에서는 다시 수학Ⅰ→수학Ⅱ→미적분Ⅰ→확률과 통계 순으로 필수 예제와 필수 예제 밑에 있는 기본 문제들만을 해결하면서 넘어갑니다(나머지 단계에서도 위 교과서 복습 순서를 따릅니다.). 필수 예제를 풀었는데 명확히 아는 유형의 문제일 경우 기본 문제들을 건너 뛸 수도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필수 예제 유형의 풀이 과정을 기억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3단계에서는 교과서 뒷부분에 배치되어있는 수준별 문제 중 기본 문제만을 해결합니다. 교과서에 따라 보충 문제가 없는 경우 별도의 문제집으로 대체가 가능합니다.
4단계에서는 중단원, 대단원 마무리 평가만을 해결합니다.
5단계에서는 교과서 뒷부분에 배치되어있는 수준별 문제 중 발전 문제만을 해결합니다. 5단계까지 모두 완료한 경우 각 교과서 별로 총 5번씩 복습을 하게 됩니다. 5단계까지 학습이 잘 이루어진 경우 수능 기출 문제의 2~3점짜리 문제들은 실수 없이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5단계 거꾸로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을 통해 명확히 증명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모의고사의 4점짜리 고난도 문제 유형도 본인 스스로 해결하려는 학습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기본 유형의 문제들을 본인 스스로 가볍게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기초를 단단히 다졌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고난도 문제에 대한 도전 정신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학기 초 학생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1~3단계까지는 입시를 위해 암기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4~5단계는 유형 파악만 하더라도 고난이도 문제를 접할 때 훨씬 부담이 적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각 단계를 완료할 때마다 보상의 의미로 DIY 무지 배지에 네임 펜으로 직접 적은 후 아래와 같이 만들어 교복에 달아주었습니다.

그림 41 DIY 배지 그림 41 DIY 배지

저는 인문계열 전담 교사였고 우리 학교는 인문계열 학급이 한 복도에 모두 몰려있어서, 학생들이 이 배지를 달고 복도를 지나다니면서 친구들의 단계를 확인하면 약간의 경쟁심을 느껴 좀 더 분발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 동안 아이들의 반응은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처음엔 배지를 교복에 달고 다녔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자 배지를 필통이나 가방에 옮겨 달았습니다. 원인 파악을 해보니 여고생들 특유의 섬세함과 감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배지의 투박함 때문이었습니다. 원인을 알게 되었으니 이를 해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문 업체가 배지 제작을 의뢰하였습니다. 아래 사진은 그 결과물입니다.

그림 42 1~5단계 완료자에게 각각 부여되는 배지 그림 42 1~5단계 완료자에게 각각 부여되는 배지

각 단계별로 다른 색깔을 배경에 넣었고 마지막 5단계 배지는 좀 더 특별하게 무지개로 만들었습니다.

그림 43 실제 착용 사진 그림 43 실제 착용 사진

배지가 바뀐 이후로는 얘기가 달라졌습니다. 학생들은 교복에 자신의 단계를 나타내는 배지를 달고 다니며 복도에서 만나는 친구들의 수학 공부 상황을 확인하고는 서로 웃음 짓곤 했습니다. 일종의 자극제 역할도 했고 공부 문화가 되기도 했습니다. 서로 웃고 떠들었지만 마음 속에선 자신의 현재 단계를 서둘러 완료하여 새로운 배지를 받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저 작은 배지가 뭐라고. 굳이 수능최저학력기준 등의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수학이 필요한 학생들은 5단계까지 완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실제 모든 학생이 대수능 전까지 5단계를 완료하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학생 스스로 배움 결정권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모르는 내용이 생겼을 경우엔 자연스럽게 친구 또는 교사에게 물었습니다. 배움의 의지가 생겨난 아이들에게 교사는 조력자의 역할을 담당할 뿐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요청으로 EBS 연계교재 풀이를 하는 방과 후 수업을 개설하여 모든 연계 교재를 풀어주었습니다.

6. 디딤영상 제작 방법

1) 직접 촬영하기
디딤영상 제작법 중 가장 쉬운 방법으로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을 이용하여 제작하는 것입니다.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거나 조작법을 배우지 않더라도 바로 제작해 볼 수 있어 처음 거꾸로 수업을 접하는 선생님들께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가. 준비사항 : 스마트폰

나. 제작의 흐름
① 수업 구상하기
가) 핵심만을 담기
나) 학습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구성하기
다) 기존의 수업 자료를 잘 활용하기
라) 선생님의 필기를 적절히 활용하기

② 수업 촬영하기
가) 직접 들고 촬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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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인터넷 강의처럼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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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지난 4년 간 느끼고 배운 것

1) 자세히 알려주려고 노력할수록 아이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알든 모르든 본인 스스로 직접 말하다보면 메타인지가 작동하여 학생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간다.
2) 수업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졌다.
예전엔 아침에 눈을 뜨면 한숨부터 나왔지만 지금은 학생들과 싸울 일이 없기 때문에 마음이 훨씬 편하다. 대립각은 사라지고 친밀한 관계로, 학생 개개인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을 좀 더 도와주고 싶어 졌다.
3) 디딤영상은 공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학부모로부터 연락을 자주 받았다. 어느 순간부터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디딤영상을 시청한다고 한다. 학교 수업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수학 학원을 그만 둔 학생들이 여럿 생겼다.


혹여, 거꾸로 수업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셨다면 포털사이트에 ‘강일여고 김준형’을 검색해주세요. 글 남겨 주시면 답을 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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