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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하는 기록의 의미

수업 시간에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착실하게 교사와 눈을 맞추며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온몸을 비틀며 괴롭게 앉아 있거나, 이미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친 자기 세상 속에 있는 아이들도 있다. 그야말로 같은 수업 시간이라도 아이들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수업을 디자인하고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도달한 정도를 측정할 평가 계획까지 살뜰히 준비했건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화를 내거나 달래다 보면 한 시간 수업은 그야말로 잠깐이다. 이렇게 수업 시간에 격렬한 전투를 치르는데 기록이 중요하다고? 잘 쓰라고? 긍정적으로 쓰라고? 아이 인생을 망칠 생각이냐고? 여차하면 온갖 지청구를 듣기도 한다.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기록은 그야말로 고역 중의 고역이다.
앞으로 대학입시에 자기소개서가 사라지고, 수상 경력, 독서 활동 등도 반영되지 않는다고 한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는 그야말로 기록에 의지해야 하니, 아이들의 특성이 잘 드러나게 써야 할 텐데 걱정이다. 교사가 무슨 작가인 줄 아남. 아, 기록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저절로 푸념이 나온다.
이 글에서는 학생부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학교교육활동을 담아가는 과정, 그리고 학생부에 담아야 할 주요 요소를 살펴보기로 한다.
학교교육활동과 기록의 의미
학생부는 초·중등교육법 제25조,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근거로 작성한다. 초·중등교육법 제25조①항에는 학생부 내용, 기록 방법은 물론이고 활용을 언급하고 있다.
사례 1)
제25조(학교생활기록) ① 학교의 장은 학생의 학업성취도와 인성(人性)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하여 학생지도 및 상급학교의 학생 선발에 활용할 수 있는 다음 각 호의 자료를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작성·관리하여야 한다.
학생부의 내용은 학생의 학업성취도, 인성(人性) 등이고, 기록 방법은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한다고 했다. 학생 지도와 상급학교 학생 선발에 사용하고, 작성·관리하는 이는 학교의 장이다. 그러니까 학생부는 학업성취도와 인성 등 학생이 재학기간 중 학교교육활동의 과정과 성과를 교사가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평가하여 기록한다.
학생부는 왜 기록하는가.
학교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여 만든 교육과정 속에서 학생이 어떻게 성장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학생의 성장 이력을 기록하여 그 학생의 재학 기간 동안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문서인 셈이다. 교사들은 보지 못한 학생의 행동을 기록할 수 없다.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기록한다. 그러니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을 담게 된다. 학교 밖에서 개인적으로 한 학생의 행동은 기록되기 어렵다.
대입 전형에 학생부를 반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학교생활을 어떻게 했나를 보겠다는 것이다. 학업성취를 보기도 하지만 고등학교 3년 동안 참여한 교육활동을 종합적으로 살펴 성실성, 지속성, 변화의 추이 등을 파악한다.
학생부는 교사가 보는, 학교교육과정 안에서 학생의 행동(반응) 변화를 기록하는 장부이다. ‘학생부를 잘 관리하라’는 말은 곧 학교생활을 적극적으로 하라는 의미이다. 수업 시간에 열심히 참여하고, 학교 안에 개설된 프로그램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프로그램이 없다면 친구나 선생님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한 단계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우리 아이는?
그러나 학교교육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눈에 쉽게 뜨이면 좋은데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사례 1)
A는 독특한 아이이다. 교사가 제시하는 방법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신만의 방법을 찾고 이를 수행한다. 혼자서만 다른 길로 간다. 왜 그쪽으로 가는지, 다들 저쪽으로 간다고 말하거나 그쪽은 길이 아니라고 해도 혼자서 간다. 자신이 가는 길도 맞다고 그걸 증명하겠다고 말하며 결국 혼자서 간다.
B는 참 열심히 한다. 모든 실험에서나 발표수업에서도 활발하다. 마치 자신을 보아달라는 듯 늘 화려한 언변과 몸동작으로 교사들 앞에서 자랑한다. 어렸을 때부터 칭찬을 많이 듣고 자랐다고 한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어 자기가 가야 할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모든 자리에는 나서지만, 기본적인 과제조차 하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수업 시간에 A와 B는 교사 눈에 쉽게 띈다. 수업을 할 때 교사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A가 더 많다. 그러나 개인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경우도 A이다. A는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도전정신이 강하다. 반면에 B는 남에게 잘 보이려고만 하지 정작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다. 교사는 한 학기 또는 1년 동안 학생을 관찰하여 기록한다. 여러분이라면 A와 B의 어떤 면에 주목하고 기록할 것인가.

<그림1>은 학생의 참여 정도와 교사의 관찰 정도를 3단계로, 관찰 시 주로 보게 되는 학생의 성장 요소를 6단계로 나타냈다. 1단계는 학생들이 소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단계로 교사는 수업 주제에 대한 학생의 관심(흥미)와 태도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학생들의 교육활동 참여도가 2단계(적극적)와 3단계(창의적)로 갈수록 교사의 개입(피드백)이 더 많아진다. 따라서 기록의 정밀성도 높아진다. 학생의 성장 요소는 1단계에서는 학생의 관심(흥미)과 태도, 2단계에서는 학생의 탐구과정과 표현과정에서의 다양한 시도와 성과로 나타난다. 3단계에서 배움(깨달음)이 일어난다. 이 단계를 지나면 학생은 자기주도성, 창의성 등을 발휘하여 자신의 배움을 새로운 주제로 확장하거나 융합하는 형태로 성장하게 된다.
교육활동은 어떻게 기록으로 담기나
교사는 교육활동 설계를 ‘성취기준-수업-평가’라는 고리로 연결한다. 교사의 수업 디자인과 평가 전문성은 작게는 해당 수업의 성취기준 도달로, 크게는 학생의 성장으로 나타난다.
고교학점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학생은 자신의 희망과 흥미에 따라 ‘선택 → 학습 → 도달 → 이수’과정을 밟고, 교사는 ‘진단 → 수업, 평가 디자인 → 확인 → 피드백’을 기본으로 교육활동을 설계한다.
이러한 활동은 학교 교육과정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성장단계에 따라 지식 기반 역량을 갖추도록 구성되어 있다. 즉, 기초교육(지식습득) → 이해교육(개념이해) → 창의성 교육(삶의 방식)으로 편성된다.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을 디자인할 때 제일 먼저 자신의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진단’하여 교육과정 중 어느 단계에 도달했는지를 확인한다. 이 과정이 생략되면 자칫 학습결손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학교의 교육활동은 교과수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규교육활동은 ‘교과수업+창의적체험활동’으로 구성된다. 창의적체험활동은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을 말한다.
학생들의 진로선택을 돕기 위해 학교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문제는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이 정규교육활동의 어느 부분과 연결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규교육활동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교육프로그램은 서로 맥락을 갖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학교에서 1년 계획을 설계할 때 모든 교육프로그램의 교육적 역할과 기능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대입에 유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교육공동체의 번아웃을 불러올 수 있다. <학교교육과정 운영계획>을 세울 때 그 학교의 역량을 충분히 검토하고 모든 프로그램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아울러 어떻게 기록에 반영할 것인지를 사전에 함께 논의해야 한다.

<그림2>는 교과를 중심으로 창의적체험활동과 결합한 교육활동이다. 그리고 이를 교사의 디자인과 기록 활동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 작업이 반복되어 학교 전체 교육계획으로 이어질 때 앞에서 말한 <학교교육과정 운영계획>이 비로소 살아있는 문서가 되고 유기적으로 운영된다. 이는 어느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올 수 없다. 모든 교사들이 함께 논의해야 가능하다. 언제 할까. 주로 학기 초(2월)에 교과계획과 학교연중계획을 수립할 때 해야 한다. 먼저 각 교과별 수업-평가 계획이, 학교 전체에서는 연간 교육활동계획이 대략적으로라도 수립되어야 가능하다. 물론 함께 논의하는 과정에서 수정·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덜어내기와 넘나들기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일어나야 한다.
기록의 의미

<표> 교과학습상황 평가 및 관리
교과수업과 관련된 내용은 교과학습발달상황에, 창체수업과 관련된 내용은 창의적 체험학습상황에, 학교생활 전반적인 내용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기록된다는 정도는 교사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각 항목별 기록자는 누구일까.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는 작성자가 지정되어 있다(<표>).
학생부는 다수의 관찰자가 서술한 내용을 서로 비교하는 일이 가능하다. 특히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다수의 교과 교사가 학업 역량을 근거로 작성하기 때문에 이를 종합한다면 학생의 역량을 읽어내는 일이 가능하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생 평가가 가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대학에서 어떻게 판단할까를 걱정하며 학생부를 작성할 수는 없다. 간혹 ‘이렇게 기록해야 유리하다.’ 또는 ‘이런 어휘가 들어가야 한다.’ 등을 내세워 컨설팅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믿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
흔히 기록은 학생의 활동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교사가 무슨 수업을 했냐보다는 학생이 해당 수업에서 어떻게 배우고 무엇이 부족한지, 우수한지를 알고 싶다는 말이기도 하다.
학생부 기록은 ‘학교’에서 ‘수업시간’이나 ‘창체시간’에 교사와, 또 다른 학생들과 어떻게 활동했나를 담는다. 교과수업에서는 학업성취와 함께 학습하는 과정을 기록하니, 평소 수업 과정에서 학생이 받았던 피드백은 중요한 내용이 된다. 창체 시간에 교사들은 다른 학생들과 함께하는 행동을 지켜볼 기회가 많다. 이러한 기록이 쌓여 학교에서의 일상이 학생부로 남고, 선발자는 여러 항목의 기록에서 학생의 모습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된다.
사례 2) C 학생의 기록
[창의적체험활동상황:자율활동] 주제별 체험학습에서 ‘0000’팀의 숙소관리부장을 맡아 숙소 탐색 및 예약 등의 일정을 주도적으로 진행하였으며, 팀원들이 숙소에서 쾌적하게 쉴 수 있도록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솔선하는 모습을 보임. 팀별 기획 회의를 통해 주제 탐색 방향 모색, 2박3일 여행 전체 일정 및 이동 동선 짜기, 예산 편성 등 전 과정을 팀원들과 협의함. 체험학습 기간에는 소녀상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인터뷰 및 UCC 제작 활동, 00 디자인 센터, **탐방, 경찰관 인터뷰 등을 기획하여 진행함으로써 일제 강점기 시대의 고통과 여성 인권, 올바른 한일 관계 등에 대해 고민해 보았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진로 분야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하였음.
[교과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교과수업] 주제별 체험학습을 다녀온 후 준비단계부터 완료까지 과정 중에 느꼈던 사실과 본인 만의 관찰을 중심으로 ‘화이팅’이라는 제목으로 자신만의 감성을 담은 사진과 내용이 잘 어우러지는 성찰적 글쓰기를 완성함.
[교과세부능력 및 특기사항:학교 특별프로그램]‘역사 속 시간과 공간’ 강의를 듣고, 학생 스스로 기획하여 떠나는 주제별 체험학습을 앞두고 여행의 역사, 종류, 준비, 위기 상황 대처법 등을 알게 됨.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담임교사 관찰] 주제별 체험학습에서 팀원들의 요구사항과 지리적 조건을 고려하여 최적의 숙박시설을 예약함.
사례 2)는 한 학생의 학생부 기록을 ‘주제별 체험학습’이라는 키워드로 모은 것이다. 여러 항목 중 공통된 내용으로 학생의 모습을 재구성하면 C가 주제별 체험학습을 준비하는 과정, 체험학습 중 팀원들과의 관계, 활동, 그리고 다녀와서 마무리 활동까지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여러 항목에서 나온 기록이니 항목마다 기록자는 다를 것이다. 서로 다른 기록자들이 남긴 학생의 활동으로 C의 모습을 잘 파악할 수 있다. 학생부 기록은 이렇게 학생의 학교생활 3년을 드러내는 비밀의 열쇠이다.
학생부 기록에 담겨야 할 요소
특기사항은 글자 수 제한이 있다. 제한된 글자 수로 학생의 교육활동을 담기 때문에 평소에 많은 관찰을 누가, 기록하더라도 다 쓰기는 어렵다. 전략적인 취사선택을 해야 한다. 즉, 교사는 기록하기 전에 학생의 특성이 드러나는 글쓰기를 할 것인가, 아니면 학생의 폭넓은 관심과 참여를 보여줄 것인가 선택한다.
학생부 기록은 사실의 단순한 나열이 아니다. 하나하나가 교사의 평가이고 피드백이다. 학교의 모든 활동은 도달해야 할 목표와 성취기준이 있다. 기록자는 이 목표와 성취기준을 의식하고 학생의 활동을 평가한다. 학생이 참여한 교육활동을 나열하는 데 그친다면 그 기록은 학생을 파악하는 데 크게 의미가 없다.
그러면 학생부 기록은 어떠해야 하는가.
일반적으로 전반부에 관찰, 활동에 대한 요약 또는 교육여건과 교육과정을 고려한 기본 학업 역량과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제시하고, 후반부에 구체적인 사례와 결과물 산출, 심화된 학업 역량을 배치한다.
사례 3)
[A] 활동 과정에 참여하는 태도가 의욕적이며 과제 몰입도가 우수하고, 수업 활동의 본질적인 의미를 잘 파악함. 아름다움의 가치를 발견하는 프로젝트 활동으로 사진 찍기, 미학서 읽기, 가면 만들기를 함.
[B] ①심미안으로 찾은 주변의 아름다움으로 음수대의 수도꼭지를 소재로 사진을 찍은 후 사진의 일부분을 활용하여 일상에서 탈출하여 휴양지에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즐기는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함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예술적 상상력과 창의적 융합 능력을 발휘함.
②주광첸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중 ‘노송을 보는 세 가지 태도’를 읽고, 자동차에 비유하여 실용적 관점과 과학적 관점, 심미적 관점을 각각 기술함.
③가면 만들기를 통해 내면의 페르소나를 표현하는 활동에서 자아를 진지하게 탐색한 후,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의 캐릭터 우디를 소재로 만듦. 유년 시절부터 본받고 싶었던 캐릭터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큰 모자와 환한 미소를 나타냄으로써 주제를 돋보이게 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임.(필자 재구성)
사례3)은 한 과목의 세특이다. [ ]안이나 원문자의 기호는 편의상 붙인 것이다. 실제 학생부에는 기호 없이 줄글로 나타난다. [A]는 교육과정을 고려한 요약을, [B]는 [A]에서 제시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사례 ①, ②, ③을 들고 있다. 교사는 이 학생이 한 학기 동안 했던 많은 활동 중 큰 의미를 부여한 활동을 중심으로 기록한다. 그리고 참여 태도가 ‘의욕적’이며 과제 몰입도가 ‘우수하다’는 전제와 이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를 ①, ②, ③으로 보여주고 있다.
선발자는 이 과목 하나만 보고 평가를 하지 않는다. 이 과목의 사례와 다른 과목의 서술을 함께 검토한다.
일반적으로 세부특기사항을 읽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첫째, 학생의 모습이 드러나는가
둘째, 구체적인 문장이 있는가
셋째, 배움을 심화(확장)한 내용이 있는가
마지막으로, 찾아낼 수 있는 학생의 역량은 무엇인가
단, 마지막 질문에 해당되는 학생의 역량은 기록자가 명시적으로 표시할 필요가 없다. 이 부분은 선발자의 몫이다. 자, 그러면 사례를 분석하여 이 질문이 어떻게 글에 담기는지 살펴보자.
사례 4)
[A] 적정기술을 적용한 장치 고안하기 활동에서 페트병 램프를 만들고, 상자 안의 밝기를 반복적으로 측정하여 오차를 줄이려는 모습을 보이며, 실험활동을 통해서 과학의 즐거움을 깨닫고 더 관심을 두게 되는 계기가 됨.
[B] ①연대별 한반도의 기후 변화 경향성을 파악하기 활동에서 국가기후데이터센터에서 6개 지역의 40년간 평균 기온과 강수량의 자료를 검색하여 증감량을 구하여 신속하게 처리하는 능력을 보이며, ②자신의 정보 수집 능력을 활용하여 자료 수집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을 도와주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임. 구강 가글액과 탈취제의 살균 효과를 알아보기 활동에서 실험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③시료액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실험을 수행하며 실험 결과를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실생활에 적용하려는 노력을 보임. 곰팡이 제거에 흥미를 갖고, ③곰팡이 특징 및 생활사 등 관련된 자료를 조사하여 빛의 파장에 따른 곰팡이 살균 작용을 주제로 탐구활동을 함.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탐구 설계가 좋으며, 탐구 과정 및 활동 결과를 자세히 기록함. 실험과정에서 변인 통제가 아쉽지만, ②모둠원끼리 협력하여 개선하려는 노력과 ④반복적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활동하여 연구보고서를 제출함.(필자 재구성)
분석]
1. 전반부 + 후반부 : [A] 적정기술을~ 계기가 됨. / [B] 연대별 ~ 제출함
2. 학생의 모습 : ① 신속하게 처리하는 능력 ② 친구를 도와줌 ③ 탐구활동 ④ 끝까지 활동함
3. 구체적인 문장 :
① 국가기후데이터센터에서~ 증감량을 구함
② 자신의~ 도와주는 등 / 모둠원끼리~개선하려는 노력
③ 시료액을~ 실험을 수행 / 곰팡이~ 탐구활동을 함
④ 반복적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음
4. 배움을 심화(확장) : 실생활에 적용하려는 노력
5. 드러나는 역량 : 학업역량, 문제해결력, 협업
사례 5)
[A] 평소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친구의 학업 문제나 교육 관계 문제 등에 대하여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능력을 지녀 주위에 친구들이 많은 편임.
[B] ①이를 바탕으로 학급 내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며, ②소외되고 외로운 친구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함. 발달 장애 친구와 짝을 이루었을 때 수업 시간에 산만한 그 친구가 말을 걸어와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워 힘들어하기도 하였으나 ②-①그 친구의 상태를 선생님에게 문의하고 학습 도우미를 자처하여 학습 노트를 작성하게 하는 방법으로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책무를 다함.
또한 그 학생과 사이가 좋지 않은 다른 학생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도록 ①-①중재하는 역할을 하여 1년 동안 그 학생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줌.(교육부, 2017)
분석]
1. 전반부 + 후반부 : [A] 평소에~ 많은 편임. / [B] 이를 바탕으로~ 도움을 줌.
2. 학생의 모습 : ① 중재자 ② 친구를 보호함
3. 구체적인 문장 :
① 중재하는 ~ 도움을 줌.
② 그 친구의 ~ 책무를 다함.
4. 배움을 심화(확장) : 드러나지 않음
5. 드러나는 역량 : 공감 능력
사례 4)는 교과세부특기사항을, 사례 5)는 행동특성 및 종합평가의 사례를 재구성하였다. 살펴보고자 하는 내용은 같다. 요약과 구체적인 사례가 나타나는지(1)를, 그 항목에 해당하는 학생의 모습을 찾아내고(2), 구체적인 근거를 찾아 진실성을 확인(3)한다. 그리고 배움이 심화 또는 확장한 형태(4)를 살피고 마지막으로 선발자는 학생의 역량을 읽어낸다(5).
사례 하나를 더 살펴보자.
사례6)
[A] ①자신의 생각을 말로써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다양한 언어형식의 완전한 문장을 사용해 ②단락 수준으로 쓸 줄 아는 학업 성취 능력이 뛰어난 학생임.
[B]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교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주장하는 글을 쓸 때, ②-㉠근거 제시를 위해 하루에 매점에서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배출되는지 일주일간 직접 관찰하고 조사해 자료로 활용하는 적극성을 보임. 글을 쓰는 과정에서 모둠 구성원들과 적극 협력하고 피드백을 잘 이용해 ②-㉡몇 번에 걸쳐 글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간결하고도 논리적인 글을 완성함. ‘영화 소개하기’활동으로 ‘죽은 시인의 사회’를 2분간 영어로 발표 시 ①-㉠책상 위에 한 명씩 올라가는 장면을 자세히 묘사했으며 좋은 교사의 자질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조리 있게 발표함. ①-㉡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여유롭게 급우들의 눈을 골고루 맞추며 자신의 생각을 알아듣기 쉬운 발음으로 잘 전달하며 수준 높은 의사소통능력을 보여 줌.(교육부, 2017)
분석]
1. 전반부 + 후반부 : [A] 자신의~ 학생임. / [B] ‘쓰레기를~ 보여 줌.
2. 학생의 모습 : ① 논리적으로 표현 ② 단락 수준으로 쓸 줄 아는 학생임.
3. 구체적인 문장 :
①-㉠ 책상 위에~ 발표함. ㉡ 자신감 있는~보여 줌.
②-㉠ 근거 제시를~자료로 활용 ㉡ 적극 협력하고~ 글을 완성함
4. 배움을 심화(확장) : 드러나지 않음
5. 드러나는 역량 : 학업 역량
대학에서 학생부를 읽고 선발에 반영한다는 것은 각 대학마다 설정한 기준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어느 한 항목의 기록에 좌우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기록은 학생의 성장을 담는다
학생부 기록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실제 학생의 활동을 중심으로 서술하되, 대입에 유리한가를 판단하여 기록하는 게 아니라 학교교육과정을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하였는가를 담아야 한다.
학교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생이 이수한 내용을 확인하면 그 학생의 특성이 드러난다. 교사는 학생의 활동을 단편적인 ‘장면’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맥락’ 차원에서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학생의 성장을 끌어내야 한다. 학생부 기록 역시 교사의 평가이자 피드백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다. 이런 상호작용을 문서로 담은 것이 학생부이다. 학생부는 상급학교 학교 선발에 활용하기 이전에 교사가 학생의 성장을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하는 문서이다.
기록자는 세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첫째, 사실을 담아야 한다.
둘째,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활동을 담아야 한다.
그러나 풍부한 소재와 정직한 글쓰기가 좋은 글을 만든다는 것은 틀림없다. 학생부 기록의 출발은 학생에게 달려 있다. 3년 동안 성실하게,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학생의 기록 이상 더 좋은 기록은 없다.
[참고문헌]
김덕년, 교사교육과정(교육과실천, 2022)
교육과정-평가-수업-기록 일체화(에듀니티, 2017)
교육부,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2022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예시. 2017
※이곳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서울대학교 입학본부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