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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이슈이슈!

제가 한 하브루타(Havruta) 수업, 누구나 할 수 있기를

이준만 충주예성여자고등학교 교사
충주예성여고 이준만

들어가며

오직 어떻게 하면 ‘일타 강사’처럼 수업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강의식·설명식·일제식 수업의 최고수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주로 ‘일타 강사’들의 인강 강의를 보며 그들의 강의 기법을 흉내냈습니다. 결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만족스러웠습니다. 학생들이 제 수업을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어떤 학생은 “지루하고 딱딱하고 재미없는 국어 문법 수업도 선생님하고 하면 좋아요. 재미있어요. 내년에도 가르쳐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우쭐했습니다. ‘이 지역의 국어 일타 강사는 바로 나야, 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2015년, 중간고사 후 고3 수업.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교육과정의 편성 과목(아마도 ‘화법과 작문’이었던 듯합니다.)과 상관없이 수능 특강 문제집을 침을 튀기며 미친 듯이 풀어주고 있었습니다. ‘일타 강사’에 빙의해서……. 문득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1/3은 자고, 1/3은 다른 공부를 하고 있고, 겨우 1/3만 제 수업을 듣고 있었습니다. 아니 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은 1/3은 되리라고 믿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해도 상황이 특별히 다르지 않았을 텐데, 왜 그제야 그런 상황을 인식하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요즈음 말로 ‘현타’가 왔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재미있게 수업을 하는데 왜 다른 공부를 하고 있고 왜 잠을 자고 있지?’라는 의문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1/3은 이미 수능 특강 문제집을 거의 다 푼 학생들이고, 1/3은 수능 특강 문제 풀이 수업을 들어도 잘 이해할 수 없는 학생들이었습니다. 그동안은 제가 그런 학생들을 애써 외면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다른 수업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혼자 일방적으로 막 떠들지 않고 학생들이 떠들게 하는 수업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이미 수많은 방법이 있었습니다. ‘학생 활동 수업’, ‘학생 참여 수업’, ‘배움 중심 수업’이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처음 제가 접한 수업 방법은 ‘거꾸로 수업’이었습니다. 접하자마자 ‘아 이 수업은 나는 할 수 없겠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업 내용에 관한 영상을 만들어 수업 전에 학생들에게 미리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저는 수업 영상을 만들 줄 몰랐기에 바로 포기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배움의 공동체’ 수업에 관해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혁신학교에서 이 방법으로 꽤 알찬 성과를 거두고 있었습니다. 한번 해보자 싶은 마음에 관련 책을 여러 권 사서 읽었습니다. 결론은? ‘아, 이것도 힘들겠구나.’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 ‘배움의 공동체’ 수업은 기본적으로 교실 책상 배치를 ㄷ자로 해야 했습니다.(물론 이는 저의 오해일 수도 있겠습니다.) 만약 저만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한다면 제 수업 시간에는 책상을 ㄷ자로 배치했다가, 다른 선생님 수업 시간에는 평소와 같이 다시 배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아니면 다른 선생님들에게 다 함께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하자고 설득해야 했습니다. 그 어느 것도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포기했습니다.

하브루타(Havruta)를 만나다

‘배움 중심 수업은 참 어려운 거로구나.’라는 생각에 낙담하고 있을 때, 아주 우연히 ‘하브루타’를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특별한 준비 없이도 소위 말하는 ‘배움 중심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브루타에 관한 책 몇 권을 읽고 나서, 2016년부터 무작정 하브루타 수업을 했습니다. 그때도 고3을 맡았었습니다. 수능 특강 문제집을 풀어주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하브루타 수업을 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진짜 하브루타 수업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제가 하브루타 수업이라고 믿는 방식대로 수업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설명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설명하도록 했습니다. 설명을 들은 학생들에게 궁금한 점이 있으면 설명한 학생에게 질문을 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마지막에 부족한 부분만 제가 보충 설명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을 보았습니다. 결과가 나왔습니다. 제가 강의식으로 수업한 지난해와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용기를 내어 하브루타 수업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의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쓰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발표와 질문을 최대한 살려서 기록하면 세특은 자연스럽게 쓸 수 있었습니다. 2017년에도 고3 수업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브루타 수업을 활용하여 수능 특강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그러나 문제집 풀이 수업에서 하브루타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과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2018년에는 자원하여 1학년을 맡았습니다. 제대로 된 하브루타 수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해 1학년 국어 과목은 3명이 담당했습니다. 학년 초 교과협의회를 통해 각자의 방식대로 저는 하브루타 수업, 다른 한 분은 전통적 수업, 또 다른 한 분은 배움 중심 수업과 전통적 수업을 절충한 방식의 수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수업하는 데에 대한 걱정이 약간 있었으나 정기고사 문제를 출제할 때 최대한 공통분모를 찾아 출제하여 문제점을 해결하기로 하고 진행했습니다. 중간고사를 치른 결과 다행히 각 학급의 평균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3명이 자기 방식대로 1년 내내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정기고사를 치를 때마다 각 학급의 평균을 유심히 점검해 보았습니다. 매 시험에서 각 학급의 평균은 비슷했습니다. 배움 중심 수업이 학생들의 학력을 크게 신장시키지도 못하지만, 학력을 크게 떨어뜨리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물론 2018년 그 당시 우리 학교 1학년에 국한하는 이야기입니다.)

다음은 2018년에 제가 하브루타 방식으로 진행한 <허생전> 수업 사례입니다.

[1차시]
<수업 흐름>
*인사, 수업 분위기 조성 <5분>
*본문 낭독 <25분>
-분단 별로 한 장면씩 큰소리로 읽기
*16개 장면을 절반씩 읽고 요약 <10분>
-요약 활동지 활용
*책과 활동지를 덮고 자신이 읽은 부분 학습 짝에게 설명 <5분>
*수업 마무리 <5분>

<허생전> 본문 낭독으로 1차시를 시작했습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수업을 하면 아이들이 본문을 잘 읽지 않습니다. 교사만 읽습니다. 그래서 좀 길지만 <허생전> 전체를 낭독했습니다. 장면 전환을 기준으로 <허생전>을 16부분으로 나누어 분단별로 돌아가며 낭독하게 했습니다. 약 24~25분 걸렸습니다.

그런 다음 학습 짝끼리 <허생전>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요약하게 했습니다. 요약한 다음 자신이 요약한 부분을 학습 짝에게 설명하게 합니다. 이때 본문을 보지 말고, 핵심어만 보며 설명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학생들이 교과서를 그냥 줄줄 읽고 맙니다. 설명 듣는 학생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설명하는 학생에게 그때그때 질문을 합니다. 당연히 설명하는 학생은 대답을 해 주어야 합니다. 이러면서 학습 짝끼리 대화를 하게 됩니다.

물론 활동을 하기 전에 미리 학생들에게 활동 요령을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학습 짝에게 설명할 때는 교과서를 덮고 자신이 선택한 핵심어만 보고 설명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은 <허생전> 본문을 또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 요약하는 데 10분, 설명하는 데 5분가량 시간을 줍니다.

[2차시]
<수업 흐름>
*인사, 수업 분위기 조성 <5분>
*각각 2개 이상의 질문을 만들고 자신의 답과 짝의 답 정리하기 <10분>
-질문지 작성 활동지 활용
*모둠 대표 질문 선정하고 칠판에 쓰기 <10분>
*모둠 대표 질문 중 하나를 택하여 대답 논의하기 <5분>
*모둠 대표 질문을 가지고 질의 응답하기 <15분>
*수업 마무리 <5분>

2차시는 각자 2개 이상의 질문을 만들고 자신의 학습 짝과 질문하고 대답하는 활동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때 '질문 작성 활동지' 양식을 활용합니다. 10분 정도 시간을 줍니다. 학생들의 활동 상황을 살펴보고, 시간이 부족하다 싶으면 2~3분 더 시간을 줍니다.

그런 다음 Havruta 2차 좌석 이동(4명이 모둠을 만듦)을 한 다음, 토론을 통해 모둠 대표 질문을 정하고 답을 생각해서 정리하게 합니다. 좌석 이동이라고 해서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 학생이 뒤로 돌아앉아 4명이 모둠을 만들면 됩니다. 모둠별 대표 질문이 정해지면 대표 질문을 칠판에 쓰게 합니다. 이 활동은 약 10분 정도 시간을 주면 됩니다.

모둠별로 마음에 드는 하나의 질문을 선택해 모둠원들과 함께 답을 생각해서 정리하게 합니다. 약 5분 정도 시간을 줍니다. 그런 다음 첫 번째 모둠 대표 질문부터 답을 생각해 본 모둠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만일 첫 번째 모둠 대표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본 모둠이 하나도 없다면, 첫 번째 모둠 대표 질문은 그 시간의 이야기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두 번째 모둠 대표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두 번째 모둠 대표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한 모둠이 있으면 그 생각을 발표하게 합니다. 이때 그 생각에 궁금한 점이나 다른 생각이 있는 학생이 발표한 학생에게 질문하도록 합니다. 질문을 받은 학생은 당연히 대답을 해야 합니다. 의문점이 해소될 때까지 계속 질문과 대답을 계속하게 합니다. 질문과 대답을 통해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이 활동이 잘 이루어지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10분이 걸릴 수도 있고, 20분이나 30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합니다. 서로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교사는 개입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교사가 수업을 이끌어 가지 말고, 학생들 사이에서 배움이 일어나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만든 질문>
-왜 사람들은 허생을 보고 비렁뱅이라고 했을까?
-허생은 사재기가 나라를 병들게 한다는 것을 알고도 왜 그리하였는가?
-허생은 과연 아내를 사랑할까?
-허생은 마지막에 왜 갑자기 떠났을까?
-이천 명이나 되는 도적이 한 명도 늦지 않고 어떻게 아내가 될 사람을 빠짐없이 데리고 왔을까?
-변 씨는 왜 허생의 이름을 묻지 않았을까?
-허생은 왜 오십만 냥을 바닷물 속에 던졌을까?
-허생이 도적들을 섬에 데리고 가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허생은 왜 이완 대장을 밖에서 기다리게 했을까?
-허생의 사재기는 정당한가?
-만약 변 씨가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면 허생은 어떻게 했을까?
-변 씨는 왜 허생의 성씨가 허 씨인 것을 알고 탄식하며 돌아갔을까?
-왜 다른 장사꾼들은 허생이 사재기한 것처럼 장사하지 않았을까?
-허생이 집 나간 뒤, 남겨진 처는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
-허생전의 결말을 어떤 의미이고 왜 그렇게 했을까?
-허생은 마지막에 어디로 갔을까?

(학생들이 만든 질문들을 일일이 다 모아 놓지는 않았습니다.)

<모둠 대표 질문>

<1학년 1반>
-허생이 나온 뒤, 섬에 살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허생은 과연 아내를 사랑할까?
-변 씨는 왜 허생의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을까?
-이튿날 다시 허생의 집을 찾아갔을 때 집은 텅 비어 있었다. 허생과 그의 아내는 어디로 갔을까?
-허생은 왜 변 씨에게 오십만 냥을 줄 생각을 안 하고 바다에 버렸을까?
-변 씨는 왜 허생의 성이 ‘허’라는 것을 알고 탄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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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2반>
-허생이 도적들을 섬에 데리고 가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만약 변 씨가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면 허생은 어떻게 했을까?
-허생은 왜 돈은 벌지 않고 오로지 책만 읽으며 살까?
-허생이 간 곳이 없었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허생은 집에 있는 아내를 만났을까? 만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허생이 ‘사재기는 인민을 해친다’고 했는데 허생이 한 사재기는 정당한 것일까?

자료사진2

<1학년 3반>
-내가 만약 돈 백금을 받은 도적 중 한 명이라면 어떤 소와 어떤 남편감을 데리고 올까?
-허생은 아내와 싸운 후 왜 집을 나갔고 왜 변 씨에게 돈을 빌려 왜 이런 일을 했을까?
-왜 다른 장사꾼들은 허생이 사재기한 것처럼 장사하지 않았을까?
-허생은 마지막에 어디로 간 것일까?
-박지원은 허생을 통해 당대 사회를 비판했다. 조선 후기 상황은 어땠을까?
-허생전의 결말은 어떤 의미이고 왜 그렇게 끝냈을까?

자료사진3

[3차시]
<수업 흐름>
*인사, 수업 분위기 조성 <5분>
*쉬우르 <40분>
-교사가 만든 질문으로 전체 학생들과 대화하기
*수업 마무리 <5분>

모둠 대표 질문에 대한 생각을 나눈 다음에는 '쉬우르'를 실시합니다. '쉬우르'는 교사가 만든 질문을 가지고 교사와 학생들이 대화를 나누는 활동입니다. 물론 질문 꼬리에 꼬리를 물어 학생들 사이의 대화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면 활동 시간을 늘려 주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선정한 모둠 대표 질문에 나오지 않은 부분에서 질문을 만듭니다. 다음은 제가 만든 질문입니다.

1. 그처럼 가난한 상황에서 독서만 좋아하는 허생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2. 허생처럼 목표한 일을 중간에 그만둔 적이 있는가? 왜 그랬는가?
3. 돈을 빌리는 허생은 왜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을까?
4. 허생의 사재기는 정당한 일인가?
5. 덕(德)만 있으면 사람이 저절로 모일까?
6. 변산반도의 도적 떼 수천은 왜 함부로 노략질을 할 수 없었을까?
7. 허생은 왜 ‘아이들이 태어나 숟가락을 잡게 되면 오른손으로 잡도록 가르치고, 하루라도 나이가 많은 사람이 먼저 먹도록 양보하게 하라.’고 했을까?
8. 허생은 왜 오십만 냥을 바닷속에 버렸을까?
9. 허생은 왜 십만 냥을 다 받을 수 없다는 변 씨에게 화를 냈을까?
10. 재물로 정신을 괴롭힐 수 있을까?
11. 목적이 좋으면 수단이 나빠도 괜찮을까?(=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12. ‘되고 안 되고는 하늘에 달린 것이다.’라는 말은 과연 옳은 말일까?
13. 허생이 이완 대장에게 제시한 3가지 계책은 무엇인가?
14. 글쓴이는 왜 이런 결말을 만들었을까?
15. 허생전에 부제를 붙인다면?
16. 현대 인물(특정인 또는 인물 유형) 허생전의 인물과 연결시킨다면?
17. 허생전 인물 중 한 사람을 현대 법정에 세운다면?

시간 관계상 이 중 5가지 질문으로 '쉬우르'를 실시했습니다. 나머지는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학생들 스스로 대답을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17번 질문은 모의법정 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4차시]
<수업 흐름>
*인사, 수업 분위기 조성 <5분>
*본문을 다시 혼자 읽으며 모르는 단어, 구절, 상황 등 정리하기 <15분>
*학습 짝과 자신이 찾은 모르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기 <10분>
*해결하지 못한 궁금한 부분을 교사에게 질문하기 <15분>
*수업 마무리 <5분>

3차시까지의 활동이 마무리되면 본문을 다시 혼자 읽으며 모르는 모든 부분을 찾으라고 합니다. 그런 다음 학습 짝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해결하도록 합니다. 학습 짝과 대화를 해도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교사에게 질문하게 합니다. 이 활동을 저는 ‘세상의 모든 질문’, 줄여서 ‘세모질’이라고 부릅니다. 이 활동은 하브루타 방식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학생들의 시시콜콜한 궁금증까지 모두 풀어주어야 학생들이 학교 정기고사를 위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진행하는 활동입니다.

[5차시]
<수업 흐름>
*인사, 수업 분위기 조성 <5분>
*모의법정 준비하기 <40분>
-<허생전> 등장인물 중 한 명을 현대 법정에 세우기
*수업 마무리 <5분>

모둠별로 <허생전> 등장인물 중 누구를 현대 법정에 세울 것인가를 논의하게 합니다. 이때 왜 그 인물을 현대 법정에 세우려고 하는지 이유를 분명히 밝힐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법정에 세울 인물을 선정한 이유를 모둠별로 들어보고, 가장 타당한 이유를 든 모둠의 인물을 선정합니다. 학생들의 투표로 선정하면 됩니다.

[6차시]
<수업 흐름>
*인사, 수업 분위기 조성 <5분>
*모의법정 시나리오 만들기 <40분>
-<허생전> 등장인물 중 한 명을 현대 법정에 세우기
*수업 마무리 <5분>

모의법정에 세울 인물이 정해지면, 학급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모의법정 시나리오를 만듭니다. 재판장, 검사, 변호사, 고발자, 피고인, 질의자 등의 역할을 정하고, 모의법정 진행 시나리오를 만들면 됩니다. 시나리오를 쓸 학생을 따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7차시]
<수업 흐름>
*인사, 수업 분위기 조성 <5분>
*모의법정 실시 <40분>
-<허생전> 등장인물 중 한 명을 현대 법정에 세우기
*수업 마무리 <5분>

시나리오에 따라 모의법정을 실시합니다.

하브루타(Havruta) 국어 수업 모형과 활동 방법

제가 한 하브루타 국어 수업 모형과 활동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교과서 지문 낭독하기
-교과서 지문을 큰소리로 낭독합니다.
-시처럼 짧은 지문은 학급 전체가 함께 읽고, 소설처럼 지문이 긴 경우는 적절하게 장면을 나누어 분단별로 읽습니다.
-시의 경우는 전체를 낭독하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지만, 소설이나 독서(비문학) 지문의 경우는 15분~25분 정도 걸립니다.
2. 지문 핵심 요약해서 학습 짝에게 설명하기
-지문을 반씩 나누어 다시 읽습니다.
-읽은 부분의 핵심을 요약해서 학습 짝에게 설명하기 위한 활동이라는 점을 미리 알려야 합니다.
-학습 짝에게 설명할 때 교과서를 보지 않고 설명하도록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이 교과서를 그대로 읽는 경향이 있습니다.
-핵심 요약 활동 시 메모한 키워드를 보면서 설명하는 것은 허용해도 괜찮습니다.
-기본 활동 시간은 10분~15분 정도입니다.
3. 지문 핵심 요약해서 쓰기
-지문 전체의 장면(문단)별 핵심을 요약해서 활동지(요약 활동지)에 씁니다.
-기본 활동 시간은 10분~15분 정도입니다.
-학습 진도 등의 문제로 활동 시간을 줄 수 없으면 과제로 부여합니다.
4. 질문 2개 이상 만들고 학습 짝과 대화하기
-지문 전체에서 각자 2개 이상의 질문을 만든 뒤, 짝의 대답과 자신의 대답을 활동지(질문 작성 활동지)에 씁니다.
-학습 짝에게 질문을 하고 짝의 대답을 정리해서 씁니다. 자신의 생각도 씁니다.
-기본 활동 시간은 5분~10분 정도입니다.
5. 모둠 대표 질문 선정하기
-모둠 기본 인원은 4명입니다.
-두 사람이 뒤로 돌면 수업 중 이동하지 않고 곧바로 4명 모둠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모둠원 사이의 대화를 통해 8개의 질문 중에서 대표 질문을 정합니다.
-자신이 만든 질문이 모둠 대표 질문으로 선정되도록 모둠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대표 질문을 선정하면 한 사람이 나와 칠판에 대표 질문을 씁니다.
-기본 활동 시간은 10분~15분 정도입니다.
6. 모둠 대표 질문에 대한 대답 생각하기
-모둠 대표 질문 중, 자신의 모둠 질문이 아닌 것 중에서 하나를 선택합니다.
-모둠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대답을 생각해서 정리합니다.
-기본 활동 시간은 5분 정도입니다.
7. 모둠 대표 질문으로 학급 전체와 대화하기
-첫 번째 모둠 대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한 모둠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대답을 생각한 모둠이 없으면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고, 대답을 생각한 모둠이 있으면 그 대답을 들어봅니다.
-대답을 듣고 궁금한 점이 있는 학생은 대답을 발표한 학생에게 질문하게 합니다. 질문을 받은 학생은 물론 대답을 해 주어야 합니다.
-적절한 대답이 생각나지 않으면 모둠원들과 상의해서 대답할 수 있습니다.
-질문과 대답이 계속되면 시간이 무한정 걸릴 수 있습니다. 이때 대답에 대한 질문의 개수를 제한하면 시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기본 활동 시간은 20분~25분입니다.
8. 교사가 만든 질문으로 학급 전체와 대화하기(쉬우르)
-교사가 만든 질문으로 학생들과 대화를 합니다.
-학생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질문을 만듭니다.
-하나의 질문에 여러 학생의 의견을 들어봅니다.
-학생과 학생 사이의 질문과 대답으로 확장하기도 합니다.
-기본 활동 시간은 10분~15분입니다.
9. 지문과 관련하여 아주 시시콜콜한 세상의 모든 질문하기
-각자 지문을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궁금증이 일어나는 모든 사항을 찾아 질문합니다.
-학생이 질문하면 교사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는 다른 학생이 있는지 확인하여 그 학생에게 대답하게 합니다. 그러면 학생들 사이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대답할 수 있는 학생이 없으면 교사가 대답합니다.
-기본 활동 시간은 40분~50분입니다.
-이 활동은 하브루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학교 정기고사를 대비한 활동에 가깝습니다.
10. 삶과 연결하기
-소단원이 끝나면 학생들이 삶과 연결할 수 있는 활동을 하나 정도 하면 좋습니다.
-삶과 연결하는 활동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목 글의 갈래와 특성 활동
영훈이의 역사 누리방
-청기와 발견 사건
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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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공설운동장에 등나무를 활용하여 그늘지붕을 만든 과정을 서술한 글
지역에 필요한 ‘공공 건축 제안서’ 만들기
허생전 고전 소설 모의법정
-등장인물 중 한 명을 현대 법정에 세우기
향수 현대시 자신의 인생 한 장면을 소재로 생활시 쓰기
두근두근 내 인생 시나리오 자신의 일생생활을 소재로 시나리오 1~2장면 쓰기
수오재기 고전 수필 자신의 집 또는 방에 이름 붙이기

☞ 교과서 학습활동을 약간 변형하여 활동을 구상하면 됩니다.

하브루타 수업의 개념과 장점

▶ 하브루타 수업의 개념
-둘이서 같은 장소에서, 같은 텍스트를 두고, 질문하고 논쟁(이야기)하는 학습법. 짝 학습이 기본이 됨.
-‘질문-대답-질문-대답’, 즉 ‘Question & Conversation’이 하브루타의 핵심.

▶ 하브루타 수업의 장점
1. 교사 입장에서 수업 준비를 위한 별도의 추가 부담이 없다.
2. 학생 입장에서 수업 시간 외 별도의 과제가 없다.
3. 수업 시간에 교과서 활용도가 높다.
-하브루타 수업의 기본은 텍스트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교과서를 읽고, 질문을 만들고, 친구를 가르치는 것이라 할 수 있음.
4. 무임승차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5. 과정 중심 평가와 연계 효과가 높다.
6. 학습 내용을 오래 기억할 수 있다.
7. 수업 시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나가며

제가 수업 방식을 바꾸어야겠다고 결심한 해가 2015년입니다. 우리 나이로 54세 되던 해입니다. 제대로 된 하브루타 수업을 시작한 해는 2018년입니다.(이것이 진짜 제대로 된 하브루타 수업인지는 자신이 없네요. 제 생각으로 그렇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 나이에 무엇인가를 바꾸려고 하니 쉽지 않았습니다. 망설이기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수업 방식을 바꾸는 것이 과연 잘하는 일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겠지요.

여전히 하브루타 수업을 하고 있는 지금, 강의식 수업을 할 때에 비해 수업 시간이 훨씬 즐겁습니다. 물론 늘 수업이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잘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브루타 수업을 하면 학생들이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고 발표를 합니다. 하브루타 수업은 학생을 능동적으로 만드는 수업입니다. 하브루타 수업을 하면 교실이 시끌시끌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브루타 수업은 특별한 준비 없이 할 수 있는 배움 중심 수업입니다. 수업을 바꾸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시작하면 됩니다.

제가 한 하브루타(Havruta) 수업, 누구나 할 수 있기를.

이전에 공교육을 9년 동안 받았지만, 선생님처럼 수업을 진행하시는 분은 처음 뵈었습니다. 선생님은 ‘하브루타’식 국어 교육을 지향하시고 실제로 이를 수업시간에 매우 효율적으로 녹여내어 강의하셨습니다. 수용적 공부만 하던 제게 이런 수업방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조별로 질문을 만들고, 토의하고 스스로 답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국어 시간에 얻은 질문을 하는 힘은 지금까지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학생이 단순히 어떤 현상이나 지식을 수동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능동적으로 질문을 통해 의문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셨고 이는 제가 사회과학도로서 사회현상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재학생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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