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영역 바로가기

교육계 이슈이슈!

꿈을 찾고, 실력 키워, 행복 나누는 SW교육

박호림 문태고등학교 교사
문태고등학교 교사 박호림

선생님! 잘 모르겠어요! 이거 어떻게 해요? 이곳저곳에서 학생들이 던지는 말이다. 정보교과 시간에는 대부분 모둠활동, 문제 해결 활동이다 보니 생각 없이 질문부터 하고 보는 것은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초․중학생과 비교해서 다를 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학생들이 나에게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데 안 되는지 말해볼 수 있을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함께 고민해볼까? 넌 할 수 있을 거야!’ 라는 말이 대부분이다. 수업의 환경이 변하면서 앞에서 강의하는 시간은 절반 이하로 대폭 줄었지만 그만큼 학생들과 실랑이 하는 시간은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간들이 그 전보다는 무한한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건 무엇일까?

소프트웨어(SW) 교육에 대한 소회(所懷)

2004년부터 정보컴퓨터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했는데, 그 당시 유행이었던 ICT 소양교육은 학원과 학교선생님의 경계를 허물기 힘든 단순 컴퓨터 활용, 기능 교육에 치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나마 홈페이지 제작 수업을 통해 새롭고 창의적인 내용을 조금이나마 다루려 했었고 이후 모둠별 뮤직비디오 영상제작활동 등 창의성을 테스트하는 정도의 수업을 진행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래의 유튜버를 키울 수 있는 수업을 난 미리 진행을 했구나. 라고 웃기도 한다.

2015년 SW교육이 활성화 되면서 ‘찾아가는 Let’s MAKE 창의 아카데미 SW 초·중급 통합과정’을 시작으로 SW교육에 발을 들였고, 1년 먼저 시작하고 함께 연수를 들었던 친한 선생님으로부터 ‘SW교육 선도학교’에 꼭 지원해서 운영해보라는 조언과 함께 SW교육은 나에게 다가왔다.

첫 번째 SW교육 관련 연수를 시작으로 시간만 되면 관련 연수를 수강하게 되었고 전산학과 출신에 정보보안으로 석사과정을 이수했던 나는 새로운 교육용 프로그래밍 교수학습 방법, 피지컬컴퓨팅 도구들을 배우며 새로운 교육에 대한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SW교육 선도학교’를 운영하게 되었고, SW교육에는 무지했던 학생들에게 code.org, 스크래치, C프로그래밍 언어 등을 소개하며 연수를 통해 배웠던 내용들을 가르치기에 바빴다. 하지만 욕심이 과했을까? 수업이 즐겁지 않았다. 기본적인 컴퓨팅사고력 증진을 위한 활동보다는 배움을 통해 컴퓨팅사고력이 길러지겠지 라고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SW교육의 본질을 놓치지 말자

그렇다. 내가 놓쳤던 부분은 SW교육의 본질이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컴퓨팅사고력을 기르는 수업이 아니라 엔트리나 스크래치의 기능을 활용하여 화려하고 현란한 작품을 만드는 데만 중점을 둔 수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학생들에게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주지 않고, 단순히 따라하게만 하는 구시대적인 교육방식을 사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이 아닌 보여주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나 역시 학생들과 함께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닥치는 대로 SW교육과 관련한 연수들을 찾아다녔다. 2016년에 SW교육 관련 연수만 무려 192시간 기록을 시작으로 4년 동안 1년 평균 100시간 이상 SW교육관련 연수에 참여할 정도로 스스로도 열심이었던 것 같다. 연수 시간도 증가하고, 컴퓨팅 사고력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타 학교 선생님들과의 교류도 더욱 적극적으로 시작했다. 이런 활동 덕에 여러 방면에서 이뤄지는 SW교육을 접하게 되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교수학습 방법들도 찾을 수 있었고 지금도 계속해서 SW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학생 참여형 수업모형 및 과정중심 평가로서의 최상인 교과 정보교과

정보교과를 SW교육으로 재구성한 후 정규수업의 목표는 수준별 모둠협력학습을 통한 완전학습이었다. 잘하는 학생만을 위한 교육이 아닌 학생 모두가 SW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컴퓨팅사고력을 기르기 위한 활동을 함께 하는 것이 목표였다. 또한 과정중심 평가의 최대화를 위해 백워드 방식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하기로 했다.

과정중심 평가 수업설계 프로세스 <과정중심 평가 수업설계 프로세스>

SW교육을 접해보지 않았던 1학년은 code.org 고급과정 미션 수행평가, 2학년에 이미 SW교육을 진행했던 3학년은 codeup.kr 텍스트코딩 미션 수행평가를 통해 수준별로 3인 1모둠을 꾸려 학기를 운영했다.

지식전달 수업을 수업의 절반 이하로 줄이고 대부분은 활동중심, 발표중심으로 진행했다. 평가방식을 공지하고 이에 따라 수행평가가 진행된 후 이뤄진 3인 1조의 모둠 평가는 같은 반 학생들이 공유 플랫폼의 설문사이트를 통하여 동료 평가 방식과 발표 중 이뤄지는 교사의 평가와 피드백의 조합으로 결정했다. 발표와 평가가 동시에 이뤄지고 발표즉시 동료의 피드백, 교사의 피드백이 이뤄지기 때문에 매번 발표수업에서는 경청(傾聽)하는 학생들이 늘었고 추가로 발표가 끝난 후 본인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모둠별로 영상을 기록하여 전해주었기 때문에 보다 확실한 피드백을 통한 성장으로 점점 발표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발표수업 전개발표수업 전개
  • 발표내용 기록 및 동료평가발표내용 기록 및 동료평가
  • 발표즉시 교사의 피드백발표즉시 교사의 피드백

  • 수업에서 기록한 내용 학생부 기재수업에서 기록한 내용 학생부 기재
  • 학생부 기재 예시학생부 기재 예시
  • 동영상을 통한 학생들의 피드백 확인동영상을 통한 학생들의 피드백 확인

이러한 모둠학습은 가르치며 늘고 함께 해보며 실력이 향상되는 데는 최적의 조합이었다. 계속해서 활동을 도와주며 분주하게 움직여야하는 것은 당연히 교사의 몫이다. 학생활동에 즉각적인 피드백은 자연스럽게 학생의 성장을 이끈다는 진리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으로 4차 산업혁명과 미래 SW교육관련 주제발표, 전기요금계산기 만들기 모둠활동, 신재생에너지와 Entry Python을 활용한 에너지 자립시스템 제작하기, 비버챌린지 문제선정, 해결 발표자료 만들고 랜덤으로 발표하기 등의 수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컴퓨팅사고력 증진을 목표로 수업을 진행했다.

  • 피지컬 컴퓨팅 수업피지컬 컴퓨팅 수업
  • 비버챌린지 문제해결과정 발표비버챌린지 문제해결과정 발표
  • 분해, 조립을 통한 컴퓨터 구조 이해분해, 조립을 통한 컴퓨터 구조 이해

해커톤을 수업에서? 실생활 문제해결 아이디어 프로젝트!

이런 다양한 수업활동을 단순히 지식중심이 아닌 실생활 아이디어와 접목하고 싶었다. 최근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해커톤 캠프를 수업에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피지컬 구현 부분을 제거하고 아이디어와 해결절차가 주(主)가 되는 아이디어 해커톤 프로젝트를 수업에 도입했다.

실생활 관련 문제해결 아이디어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협업과 절차적 과정을 통해 컴퓨터를 활용해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내용이다. 디자인 씽킹 기법을 활용하여 모둠별로 주제 및 목표를 설정하고, 분업을 통한 자료조사와 브레인 라이팅을 통한 해결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협의를 통해 자료를 구조화 하고, 자료의 구조화에 따른 문제 해결 과정을 시나리오로 도식화하고, 해결과정을 표현, 구현방법 설계, 시뮬레이션 및 발표하는 것을 마지막 순서로 컴퓨팅 사고력의 절차에 따라 매우 다양한 아이디어를 과제 연구처럼 수행할 수 있었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내용을 주제로 선정하기로 했었기 때문에 관심도도 높았고, 어려운 피지컬 부분을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업이었으며 매 시간 마다 분주한 수업이 진행되었다. 그만큼 다들 열심히 했기 때문에 수업에 대한 만족도도 좋았고, 일상생활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길러졌으리라 생각하는 수업이었으며 매년 수업의 내용을 진화시켜 다양한 주제 탐구형식의 수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아이디어 프로젝트 수업 프로세스 <아이디어 프로젝트 수업 프로세스>

진로연계 심화활동은 동아리에서

정규교과의 난이도를 높지 않게 잡았던 터라 진로를 고민하고 심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은 동아리였다. 매주 2시간 68차시에 해당하는 시간이 주어졌고 관련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면접을 통해 선발했다. 선·후배 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룹을 만들고 앱제작, 로봇프로그래밍, 텍스트프로그래밍 미션 등을 설정하고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

계획된 프로젝트에 필요한 교육 교구제작, 교재 구입, 심화수업 강사 섭외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심지어 EV3 경기장을 직접 제작까지 하는 노력과 토요일에도 공휴일에도 하고 싶다고만 하면 함께 나와 아이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가르쳐서 늘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에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곁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었다. 이러한 활동 덕분에 교내 우수동아리 평가 2위를 차지했으며 ‘지그비(Zigbee) 통신을 이용한 독거노인 응급상황 알리미’를 제작한 학생은 소논문발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피지컬 프로그래밍피지컬 프로그래밍
  • 로봇 프로그래밍로봇 프로그래밍
  • 동아리 캠프 참가동아리 캠프 참가

  • 텍스트 프로그래밍텍스트 프로그래밍
  • EV3 로봇프로그래밍 응용EV3 로봇프로그래밍 응용
  • 해커톤 캠프 참가해커톤 캠프 참가

<다양한 동아리 활동 전개>

소프트웨어교육의 올바른 방향에 대한 사명감 = 정보교사의 고군분투(孤軍奮鬪)

교과와 동아리활동 외에도 매년 한해 한해를 소프트웨어교육으로 참 바쁘게 보냈었던 것 같다. 소프트웨어교육을 통한 학생참여형 수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졌었고, 학생들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수업의 즐거움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적극성 또한 점점 더 진화해 갔다. 교사가 강의자가 아닌 수업의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살아있는 교실에 대한 욕심과 타교과와의 융합을 통한 교수학습 방법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이제는 정보교과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교육이 학생참여형수업, 과정중심 평가의 선두주자의 위치를 지켜야겠다는 사명감과 계속 진화해가는 미래사회에 대한 지식도 스스로 연구하고 채워야 한다. 2020년에는 소프트웨어교육에 인공지능교육이 추가되었다. 공부해야하고 가르쳐야할 내용이 또 늘었다. 하지만 교실수업의 방법을 바꿀 수 있는 소프트웨어교육을 통해 다른 교과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조금 더 융합하고 싶고 교과로서 교육이 아닌 모든 교과에서도 기본이 될 수 있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교육의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퀵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