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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관찰로 단단해진 ‘수업철학’, 그리고 ‘수업철학’의 실천!
수업은 매일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일상성이 특징이다. 이것은 ‘일 년에 한차례 굉장한 프랑스 요리를 만들려던 수업에서 매일 세 번 정확하게 쌀을 씻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수업’으로의 결단이며 ‘아이들의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수업에서 쉬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수업으로’의 전환이다(사토마나부, 2000).
위의 글은 평소 수업에 대한 생각으로 좋아하는 글입니다. 학생이 배움의 주인이 되는 수업을 하고 싶어서 2013년부터 현재까지 6년째 배움의공동체 철학인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 질 높은 배움을 보장하는 수업’을 위해 노력중인 23년차 수학교사입니다. 아이들이 배움의 주인이 되도록 수업 디자인을 하고, 아이들 개인의 배움의 속도를 존중하는 수업을 하고 싶습니다. 강의식 수업을 하던 제가 아이들이 배우는 배움중심수업으로 변하게 된 계기와 수업철학, 아이들의 배움을 관찰하며 알게 된 내용, 현재 학교에서 실천 내용의 순서로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모둠을 만남
2011년 수준별 상중하로 나눠진 중학교 2학년 교실, 상반과 하반을 맡은 수업을 하던 중 상반은 평소와 다른 수업이라 생각지 못한 좀 더 편안한 수업, 그러나 하반은 상반에 비해 12명으로 구성된 소수의 아이들로 반이 이루어져 있는데 수학을 많이 어려워하는 아이들이라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러다 찾아낸 방법은 12명을 일일이 개인지도 하는 것은 역부족이니 모둠으로 하자! 그렇게 처음 모둠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모둠으로 앉으니 개인으로 앉을 때 보다 덜 외로워보였고, 하반이라 수학을 모르는 친구들이란 생각에 크게 기죽어하지 않는 아이러니하게도 평등한 배움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 어느 날 저의 자존감을 떨어뜨린 사건이 벌어졌지요. 좌변, 우변 용어를 써가며(그때는 수학용어를 평소 써야 익숙해진다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방정식 풀잇법을 설명했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좌절감이 몰려왔습니다. 그 때 한 학생이 이해한 표정을 짓기에 “○○야, 네가 이해한 걸 설명해줄래?”라고 부탁했죠.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제가 설명할 때는 이해 못한 얼굴로 앉아 있던 아이들이 친구의 설명을 듣고 알겠다며 환성을 지르는 것입니다. 그때의 당혹감이란 … 나의 무능 탓인가라고 좌절하다 이후 모둠활동 관찰로 발견한 사실은 아이들이 교사의 설명보다 또래 친구의 설명을 더 잘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교사의 언어는 정제되어 있어 어렵게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 경험이 현재까지 아이들끼리 서로 묻고 배우는 관계의 중요성을 믿고 실천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지금도 아이들은 저의 설명보다 친구의 설명을 더 쉬워함을 기쁘게 인정합니다.
아이들이 모둠에서 잘 배우는 것을 보자 새로운 욕심이 생겼습니다. 모둠에서 배움의 구조나 역할을 만들면 더 잘 배우게 되지 않을까? 이 질문으로 협동학습연구회에 참여했습니다. 실제 모둠원이 되어 배우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입장이 되어보고, 내용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같은 모둠의 동료교사들의 이해도가 크게 다른 것을 경험했습니다. 제가 학생처럼 모둠원이 되어 배운 경험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소중합니다. 협동학습연구회에서 많은 방법들과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 이를 실천하는 분들을 보고 우러나는 존경심, 교사 스스로 배움을 분석하게 하는 수업코칭 등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습니다. 그런 어느 날 접하게 된 논문에서 서로 더 잘 돕도록 성적으로 모둠을 구성하고 모둠 내 역할을 나누어 놓은 환경에서 아이들의 불편한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중급 수준의 학생은 두 명씩 조에 배치됨으로 인해 하위권 학생에게 가르쳐줄 역할을 서로 미루기도 하고, 조장과의 마찰이 종종 발생하기도 하였으며 중위권이지만 너무 몰라서 누군가 설명해줄 때까지 멍하니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모둠별 평가로 성적이 낮은 아이는 모둠에 폐가 될까 부담스럽다는 내용이 보였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듣게 된 소리로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수업철학과 만남!
2012년 연구할 기회를 1년 받아 수업을 보러 다녔습니다. 수업을 직접 관찰하며 모둠에서 아이들 간의 관계, 교사의 말과 행동, 교사의 아이들 돌봄, 아이들이 배우는 지점, 배움이 주춤거리는 지점, 배움을 방해하는 지점이라 생각되는 부분 등을 기록했습니다. 3월부터 시작하여 일주일에 평균 1~2회의 수업을 관찰했습니다. 현재도 전국의 방방곡곡 수업을 촬영해주시고 동시에 컨설팅을 해주시는 한국배움의공동체 대표이신 손우정 교수님은 함께 연구하는 선생님들에게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수업관찰을 하게 해 주셨습니다. 처음 몇 편의 수업을 관찰할 때 “저렇게 하면 배움이 일어날까?”라는 의문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만난 세 편의 수업은 저에게 수업을 왜 하는지, 수업철학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었습니다.
수업을 왜하지? 수업철학을 갖게 해 준 세 편의 수업
미술
방사능으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과 함께 티셔츠 도안을 제작하여 실제 옷을 교환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수업이었습니다. 미술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환경문제인식, 타인의 아픔에 대한 공감뿐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이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은 학생이 생각을 표현하게 유도하는 멋진 조력자였습니다. 학창시철 제가 지닌 미술시간의 기억은 단지 그림을 잘 그려서 좋은 점수를 받는 과목이었습니다. 미술을 못하는 저는 그 시간이 매번 무척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관찰한 미술 수업은 단지 잘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 비로소 미술교과의 본질을 깨우쳐준 수업입니다.
기술가정
가족이 처한 상황과 조건을 고려하여 주택의 평면을 구성하는 주제의 수업이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는 만화가 아버지, 연로하신 할머니, 요리사인 어머니, 아들, 딸과 이 가족 구성원의 취미를 제시해주고 이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주택 평면을 구성하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아이들은 모둠원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 구성원 각자를 배려하는 평면구성을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보이는 창의성은 놀라운 수준이었습니다. 각 모둠이 정한 평면구성 결과를 전체가 공유할 때는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는 멋진 경험을 맛볼 수 있었고 답이 정해져있지 않은 과제가 아이들로 하여금 생각하는 힘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삶과 연결된 수업이란 어떤 수업인지 비로소 감을 잡았습니다. 이 수업은 나도 학생이 되어 함께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을 정도였습니다.
수학
교사의 실제 핸드폰 사용 시간을 제시하고 과연 어떤 요금제가 합리적인지 해결하는 과제였습니다. 그래프에 축의 값을 그려주지 않은 불친절한 학습지가 오히려 학생이 그린 그래프 모양의 다양성을 유도하였고 해석 역시도 여러 갈래로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수학문제에서 불필요한 조건을 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실제 문제에서는 불필요한 조건을 제거하는 것으로 문제해결이 시작된다는 내용을 마침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학습지 한 페이지가 한 시간을 온통 몰입으로 이끈, 교사의 자유로운 사고가 아이들을 어떻게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지 보여준 감동적인 수업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 세 편의 수업이 아니었다면 제 수업은 여전히 제자리를 걷고 있었을 것입니다. 수업철학이 세워졌으니 이제 수업에서 실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고, 질 높은 배움을 보장하는 수업’이라는 배움의공동체 철학이 수업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 경험과 연결하여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언제 배울까요?
1. 배움은 관계다
교사는 수업 한 시간에 최선을 다해도 학생 7명 정도만 개별 케어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면 배움의 속도가 다르고 도움이 필요한 23명 정도의 아이들은 교사를 기다리다 배움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서로 물어볼 수 있는 구조와 관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아이들 간의 묻고 배우는 것이 교사의 친절한 설명보다 풍성한 배움을 만든다는 것을 매일 수업에서 경험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관계란 단지 잘하는 아이가 가르쳐 주는 구조가 아닌, 모르는 아이가 물어볼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학습지 번호도 ‘배움은 묻는 것에서 출발한다 1’로 번호를 이어갑니다. 잘하는 아이는 교사가 학습지 디자인을 어떻게 해주는가에 따라 지적 성장은 가능합니다. 문제는 못하는 아이에게 물어보는, 의존하는 방법을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대신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부분을 물어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물어보는 관계가 만들어지면 잘하는 아이도 알려 주는 경험에서 내용이 심화되고 단단해집니다. 어떻게 알려줄까를 고민하는 것에서 머릿속 재구성이 일어나는 원리라 생각합니다.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도 몇 번의 성공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그 가치를 경험하고 용기를 내어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런 묻고 배우는 관계를 통해 덤으로 얻는 것은 잘하는 아이의 인성이 좋아지고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능력이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3년 동안 이어지면 놀라운 인성의 성장을 보이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모르는 아이가 수업 속으로 들어올 수 있는 것도, 그래서 학급에 잠자는 아이가 없는 것도 모두 관계에서 시작됨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는 제 경험뿐 아니라 2012년 수업을 함께 본 교사들의 수업관찰일지 27개 내용 중 많은 선생님들의 기록이 뒷받침하고 있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에게는 수업 한 시간 분량 모두를 배우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묻고 배우며 자신이 배울 수 있는 만큼 최선의 배움을 얻는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학년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배움의 관계를 다시 만들기 시작하는 어려움이 큽니다. 성격에 따라 더디게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아이들도 있고,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관계가 굳어져서 쉽게 다가가기 어려워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관계만이 배움이 있는 수업을 할 수 있는 디딤돌임을 알기에 배움의 관계 만들기에 가장 노력을 많이 합니다.
2. 불친절한 교사가 아이들의 배움의 관계를 만든다
아이들이 궁금할 때 교사를 부릅니다. 그럴 때마다 달려가면 아이들은 모둠활동을 할 필요가 없겠지요. 물론 그때마다 모든 아이들에게 달려가기도 어렵겠고요. 무엇보다 아이의 질문에 바로 답을 해주는 친절함은 아이의 생각을 멈추게 합니다. 풀잇법을 알려주면 더 이상 궁금해 하거나 탐구하지 않습니다. ‘맞다, 틀리다’를 말해 주는 것도 아이들의 탐구를 방해하는 요소입니다. 교사는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질문을 해주거나, 모둠에서 해결한 아이와 연결 시켜줄 수 있습니다. 학생이 절반 넘게 헤매고 있다면 해결한 아이를 초대하여 실마리가 되는 일부분을 힌트로 줄 수 있겠지요.
아이들끼리 문제해결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교사의 마음이 마음껏 탐구하는 분위기를 만듭니다. 그러려면 교사는 불친절해야 합니다. 불친절을 무조건 알려주지 않는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묻는 즉시 풀이를 알려 주지 않고 더 생각하게 하는 것, 실마리를 해결한 아이와 연결해주는 것, 무엇보다 탐구하게 하고자 하는 교사의 수업방법을 학기 초 수업 첫 시간에 아이들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학부모님이나 학생에게 알려주지 않는다는 민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교사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왜?’란 질문은 항상 중요합니다.
3. 교사의 기다림이 아이들을 배움으로 초대한다
아이들에게 질문하고 바로 답하는 교사들을 주위에서 종종 봅니다. 우린 질문하고 몇 분을 기다릴 수 있을까요? 대답이 나오지 않아 20분을 기다려본 교사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20분을 기다린 교사의 수업에서 다음 시간부터는 몇 분 기다리지 않아도 아이들이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선생님은 기다린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발표하게 된다는 원리일까요? 어쨌든 이후 그 교사의 수업에선 아이들이 활발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질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은 아이들이 생각하게 기다려주는 시간입니다.
모둠활동에서 교사가 방해하지 않는 것도 기다림의 하나입니다. 교사가 모둠활동을 돕는다며 머뭇거리는 아이들에게 채근하거나 방향과 방법을 알려주는 등 배움을 방해하는 경우가 수업 장면에 종종 있습니다. 교사의 기다림은 아이들을 배움으로 초대합니다.
TV에서 보았던 초임수학교사와 겹쳐 보였다는 것은 열정이 가득한데 아이들을 믿지 못하고 선생님이 다 가르쳐줘야 아이들이 배운다고 여겨 계속 교사가 무엇인가를 개입하면서 아이들에게 틈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들에게 모둠별로 활동하라고 하고선 시종일관 무엇인가 이야기하면서 채근하는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침묵을 굉장히 불편해하는 교사의 그런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안심하지 못하는 듯했고 쉽게 활동에 몰입하지 못했다.
교사의 기다림이 아쉬운 경우(수업관찰일지에서)
4. 다양한 생각의 공유가 아이들을 탐구로 이끈다
오답을 통한 풀이가 정답을 통한 풀이보다 아이들을 배움으로 더 몰입하게 합니다. 또한 교사의 풀이보다 학생을 통한 다양한 풀이가 아이들을 배움으로 몰입하도록 만듭니다. 수업 속에서 의미 있는 오답인 경우, 어디서 생각이 달라졌는지를 공유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보다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정답일 때는 맞았다며 지나치는 아이들이 자신의 결과와 다른 오답을 보면 그때부터 ‘왜?’하고 질문하며 탐구합니다. 그래서 발표하는 아이를 정할 때 오답인 아이에게(물론 아이에게 풀이하기 전 정답이다, 혹은 오답이라고 말하진 않습니다) 풀이를 종종 부탁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오답이 친구들의 배움을 촉발한다는 것을 학기 초 첫 시간에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오답을 통해 문제해결의 방향이 달라졌을 때를 포착하여 이 과정을 함께 고민하며 왜 오답이 정답보다 중요한 지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러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발표는 정답인지 오답인지 중요하지 않고 함께 나누는 자체가 친구들에게 ‘선물’이라 여기며 뿌듯해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정답인 경우도 서로 다른 풀이를 한 친구들을 초대하여 다양한 풀이와 수학적 통찰을 맛보게 하는 것이 계속적인 탐구로 이끄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5. 질 높은 과제 제시가 아이들을 배움으로 몰입시킨다
수업이 잘 안 되는 경우 제 경험상 가장 큰 이유는 과제의 질입니다. 과제가 쉬우면 아이들은 빨리 해결하니 탐구도 일어나지 않고 나머지 시간은 다소 소란스러워집니다. 과제가 너무 어려우면 손대지 못하고 포기합니다. 그래서 몰입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습지 구성에서 적절한 과제 제시입니다.
위의 다섯 가지를 실천할수록 점점 더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최고의 배움을 이룸이 가능함을 보게 됩니다. 경험이 믿음으로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수업-평가-기록은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수학 수업은 왜하는 것일까? 탐구하며 ‘추론’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 대답하면 크게 잘못된 답은 아닐 것입니다. 추론 능력은 공식을 암기하여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자가 탐구한 길을 학생 스스로 따라가면서 수학자가 발견한 기쁨을 학생도 함께 맛보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칸트가 ‘철학’을 가르치지 않고 ‘철학하기’를 가르치고 싶다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자신의 배움의 속도에 맞게 문제를 해결하고 탐구하며 배움의 근육을 키워 졸업 이후에도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배움을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1. 수업
제 수업에서 학습지는 가장 중요합니다. 학습지 만들기에 많은 열정을 쏟습니다. 아이들의 배움을 좌우하는 것이 학습지라 확신합니다. 물론 잘 만든 학습지를 교사가 일방적으로 설명한다면 학생의 주도적인 학습효과는 매우 줄어들겠지요. 저는 먼저 교과서 세 종류를 분석하며 학습지를 구성합니다. 그러면 과제분석과 성취기준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음으로 현재 가르치는 아이들과 눈높이가 맞는 내용 구성에 힘을 쏟습니다. 그렇게 기초, 기본, 발전의 단계로 나아가고 발전 단계의 과제는 수능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문제에서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학교 평가와 수능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도전할 만한 발전문제에 매력을 느끼며 탐구하게 되고 성취감도 느껴 다음 차시 수업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공유단계에서 의미 있는 오답 풀이, 같은 문제에 다른 풀이를 한 학생을 초대하여 공유할 때 아이들은 함께 배우는 기쁨을 느낍니다. 공유할 때 아이들끼리 서로 묻고 답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모둠에서 배움(좌), 공유(중), 발표(우)
2. 평가
평가의 영역과 방법은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그 중 수업시간의 학습지는 과제수행으로 평가합니다. 이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출한 학습지의 완성도에 차이를 두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 여부를 고려하여 도장 한 개로 동등하게 평가합니다. 이것은 개인마다 다른 배움의 속도를 존중하는 방법입니다.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자신이 최선을 다했음을 인정받으면 다음 수업에 열심히 참여합니다. 지필평가에서 서술형 평가의 비율을 50%로 하여 과정 점수를 부여하니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학습지 내용을 평가로 연결하니 수업에 적극 참여하는 동력으로 이어집니다.
수행평가 중 하나인 ‘창의수학문제만들기’를 소개합니다. 이는 개인이 선택해 문제를 만들고 다른 풀이방법을 소개, 문제의 조건, 결과를 변형하여 수학 내용 간을 넘나드는 통찰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평가입니다. 아이들의 창의성이 반짝거리는 변형된 사례들을 보며 교사도 함께 배움이 즐겁습니다. 문제 변형의 내용을 아이들과 공유하는 시간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올해는 시간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 합니다.
3. 기록
수업 속에서 아이들의 서로 묻고 배우는 관계와 각 과정 등을 공유하며 아이들마다 특징을 기록합니다. 도식화하여 내용을 쉽게 설명한다는 등의 내용입니다. ‘창의수학문제만들기’ 수행평가에서 개인이 변형한 특징을 교과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기록합니다. 이는 개인의 특징을 기록하고 모두가 다르게 기록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창의수학문제만들기 수행평가
창작문제만들기 수행평가에서 로그함수와 접선의 방정식을 이용하여 넓이를 구하는 문제를 만들고, 구간 변형, 함수 변형, 풀이 방법 변형 등을 다양하게 시도하는 문항을 제작하는 활동을 통해 수학 내용간의 유기적 연결을 보여줌.
해당 수행평가에 대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수업을 공개하고 협의회에서 동료 선생님들의 말씀을 듣고 많이 배웁니다. 제가 있는 학교는 수업공개시스템을 만들어 교과 간, 학년 간을 넘나드는 수업 관찰 기회를 일 년에 6주 운영합니다. 학기별로 한 학급씩 남겨 모든 교사가 함께 수업을 직접 보고 배우는 기회를 갖기도 합니다. 수업 관찰 후 협의회에서 동료교사들의 수업에서 배운 점 나눔을 통해 내가 보지 못한 다른 부분을 배웁니다. 이외에도 수업을 참관하고 싶다면 언제라도 동료에게 문이 열려있는 일상적 수업공개를 통해 아이들이 언제 배우는지, 멈추는지, 이유는 무엇인지 관찰하며 조금씩 수업을 보는 눈이 성장하는 경험을 합니다.
“배움은 원래 소박한 것이다. 대화, 협동, 실천을 통해 소박한 배움이 쌓이면 아이도 학교도 변하게 된다.”는 수업을 무수히 관찰하신 사토마나부 교수님의 경험이 녹아있는 말씀을 되새기며 수업의 소박함과 매시간 정성이 아이들을 성장하게 하리라는 믿음으로 수업을 계속 하려 합니다.
참고문헌
권영선(2012). 협동학습이 수준별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및 학습태도에 미치는 영향.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사토마나부(2000). SHOGAKUKAN INC. 손우정 번역(2011).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 서울: ㈜웅진패스원.
윤정하(2011). ‘배움의 공동체 운동’을 통한 수학학습능력 효과 연구.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