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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이슈이슈!

기술교과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성주의 교육철학의 현장적용

김주현 영등포고등학교 교사

2017년 11월 1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형 메이커 교육 중장기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나는 이미 스스로 ‘메이커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메이커 교육’을 한 번 해보지 않겠냐며 손을 내밀어주는 기분이었다. 내가 이미 경험해 봤고 또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다른 누군가가 나도 그것이 가치 있어 보여서 한번 해보려고 하는데 함께 하자는 제안을 과연 마다할 사람이 있겠는가? 더군다나 서울시교육청이 정책적으로 ‘메이커 교육’에 앞장서는 마당에 서울시교육청 소속 교육공무원인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 아니겠는가.

메이커 교육 발전 계획의 발표로 인해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더욱 가치 있는 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음에 기뻤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동안 교육정책으로 시행된 다양한 사업들을 보면 마냥 기뻐만 할 수 없었다. STS, STEM, STEAM, SW 등 …. 내가 담당하는 교과 관련 교육정책의 흐름만 봐도 그러하다. 모두 국가정책에 의해 도입되어 꽤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으나 한결같이 탑다운(Top-Down)방식이 지니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스러져갔다. 심지어 정책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는 교사들은 인기를 얻었고 그렇지 못한 교사들은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는 그저 그런 교사로 낙인찍히는 일도 발생하였다.

이러한 정책들에는 치명적인 공통점이 있다. 바로 누군가가 만들어서 현장에 전달해 준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열심히 공부하고, 누군가는 이를 정리한 다음 누군가는 이것은 이러이러하다라고 정의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현실에 놓인 다양한 교육 문제를 해결해 줄 유일한 진리인 것처럼 퍼져 나간다. 문제는 그 출발점이 교육당국 즉, 국가(교육부)나 지자체(교육청)라는 사실이다. 실은 교육당국이 특정한 교육적 모델이 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홍보하는 문제를 제외한다면 어떤 교육적인 이론을 공부하고, 정리하고, 정의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적용 가능한 교육적 모델이 되는 일련의 과정은 현장에서 교육을 이루기 위한 기본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敎育’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러했고 수능이 없어지지 않는 한, 대입방법이 조정되지 않는 한, 모두가 한 줄로 서야 한다는 강박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더군다나 세상의 변화와 교육의 목적에 대한 이해 없이 그냥 선다형 문제풀이가 객관적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입은 수능으로만 선발해야 한다며 ‘한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대형 포털의 기사댓글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기존 교육의 형태를 바꾸려고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과연 우리가 현재 이루고 있는 것이 ‘교육’이 맞을까? 그 답은 시대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공교육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 그리고 그 목적도 일목요연했다. 17세기 후반 공장제 공업의 발달과정에서 태어난 서구의 공교육 시스템은 적어도 각 나라별 공업육성시대에서는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다. 우리나라의 고도성장기인 70년대~80년대만 보더라도 그러하다. 국가의 성장을 위한 ‘인적자원육성’이라는 교육목적 자체가 애초에 대량생산을 하는 공장을 잘 돌아가게 유지하거나, 효율을 높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교육 시스템은 교사나 교수 같은 사람이 열심히 공부해서 이를 잘 정리하고, 이것은 이러이러하다고 정의를 내린 다음 그것을 학생들의 머릿속에 잘 넣어주면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학생들은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만을 가지고도 충분히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세상이었다.

그렇다면 여태의 교육이 지닌 특성이 지금도 정확하게 들어맞을까? 우리는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짧은 기간 내에 초고도성장을 한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하나였던 우리나라도 중화학공업 육성 시기를 벌써 40년이나 지난 시점에 도달했다. 그리고 세상은 이미 1차, 2차, 3차 산업혁명 시기를 지나 4차 산업혁명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말한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회장이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를 거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를 뜨거운 감자로 다루고 있으며 심지어 이를 모르면 이상한 사람이 될 정도의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이란 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아니,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 맞을까?

다시 나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나는 운이 좋게도 2013년 3월부터 15년 2월까지 한국교원대학교로 석사파견을 다녀오게 되었다. 3학기에 들어 만난 후배 선생님 덕에 인텔 사회공헌사업으로 개최된 ‘프로젝트수업설계’ 워크숍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이곳에서 프로젝트 수업이란 무엇인지 조금 가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프로젝트 수업이라는 것의 범위에 대한 그 후배 선생님과의 논쟁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날 정도로 내게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이후 공부한 ‘핵심역량(p21.org)’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기술적 의사소통능력’이란 주제의 석사논문을 작성하게 되었다. 사실 2015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프로젝트에 도전하게 된 것, 즉 새로운 수업모형을 현장에 직접 적용해 본 이유는 나의 온갖 정성이 들어간 석사논문을 아무도 봐주거나 써주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써주지 않는다면 내가 써보지 뭐’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꽉 찬 4년이 지났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나의 수업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 글을 쓰는 주된 목적이다.

P21 Framework for 21st Century Learning (출처: p21.org) P21 Framework for 21st Century Learning (출처: p21.org)

먼저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나의 이야기는 결론이 아니다. 나 또한 긴 시간으로 호흡하며 나의 교육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여 이를 교육방법으로 만들어 적용하고, 반성을 통해 수정하고 다시 적용하는 것을 반복할 뿐이며, 그 과정에서 이룬 발전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여러 루트를 통해 알림으로써 많은 교육자가 함께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 변화 과정을 살필 수 있도록 링크를 아래 제시해 두었다. 한번 들어가 확인해 보는 것을 추천해 드린다.

[2015년] 논문으로 발표한 ‘기술적 의사소통능력’향상을 위한 수업설계모형과 아두이노를 활용한 수업안을 직접 적용
[2016년] https://mtinet.github.io/tech_2016/
[2017년] https://mtinet.github.io/tech_2017/
[2018년] https://sites.google.com/view/mtinet, https://mtinet.github.io/tech

위에 나열한 웹사이트는 2015년부터 2018년에 걸쳐 영등포고등학교에서 내가 직접 실천한 교육방법을 기록해 둔 곳이며 전반적인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2015년에 나는 ‘기술적 의사소통능력’ 향상을 위한 수업설계모형과 아두이노를 활용한 수업안을 토대로 한 학기짜리 프로젝트 수업을 기획하여 1, 2학기 수업에 각각 적용했다. ‘아두이노’라는 도구를 기술 교과 정규 수업에 완전히 도입하여 가르치고, 그것으로 프로젝트 산출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수업을 진행했다. 나는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낸 수많은 산출물과 이를 가능하게 한 수업이 아마도 전국에서 최초일 것이라는 스스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지식 전달 위주로 이루어지는 기존의 교육과정을 완전히 해체해 교육과정 내용을 재해석하여 구성한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설계모형을 적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TCS(Technological Communication Skills) 체제 모형 (출처 : 고등학교 기술`가정과 ‘기술혁신과 설계’ 단원에서 기술적 의사소통능력 향상을 위한 설계과정 모형 개발, 한국교원대학교 석사논문, 김주현) TCS(Technological Communication Skills) 체제 모형
(출처 : 고등학교 기술`가정과 ‘기술혁신과 설계’ 단원에서 기술적 의사소통능력 향상을 위한 설계과정 모형 개발, 한국교원대학교 석사논문, 김주현)

학교의 분위기, 동료 교사와의 관계, 학부모의 민원 등 … 학교에는 변화를 거부하는 수많은 이유들이 존재한다. 이를 극복하고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기술교과 교육과정 중 ‘기술혁신과 설계’라는 단원에서 배워야 할 내용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아두이노’ 사용법을 학생들에게 미리 가르쳐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출제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었다는 점 등이 수업의 변화를 가능하게 해준 힘이 되었다. 또 중요한 수업 변화의 동력이 된 것 중 하나는 아이러니하게도 ‘기술’ 교과가 수능에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학교의 관심이나 학부모의 관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교과였고 수능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나로 하여금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이렇게 시작한 수업이 학생들의 활동을 점점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고 다양한 활동으로 연계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에 담기기 시작했다. 이는 2015학년도에 고교에 입학한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2018학년도 대입에서 상당한 효과를 내주었다. 단순히 좋은 대학에 가는데 도움을 준 것만이 아니다. 고등학교에서 다채롭게 수행한 경험이 자신에게 맞는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학생들은 진로 선택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대학 생활도 만족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돌아왔다.

이 순간 교사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단지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핵심역량’을 체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나는 핵심역량이 3R’s(Reading, Writing, Arithmetic)보다는 4C’s(Creativity, Critical Thinking, Collaboration, Communication)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러한 활동은 확실히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할 때 효과적으로 발현한다고 생각한다.

2016년에는 비교적 작은 문제에 집중했다. 아두이노를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수업 중 여기저기서 소소하게 발생하는 문제 하나하나에 교사 혼자서는 제대로 대응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위에 제시한 링크의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몇몇 강의 영상과 PPT 자료를 올려놓고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웹에 있는 영상을 통해 시험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고, 평가 시 발생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에 따른 학급별 불균형을 현저하게 해소할 수 있었다. 누구나 마음만 먹는다면 동일한 자료와 동일한 영상을 보고 공부할 수 있고, 시험도 그 안에서 출제되었기 때문에 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줄여주는 요소로도 작동하였다.

웹에 탑재한 영상자료가 발휘하는 장점 때문에 2017년에는 ‘거꾸로 수업’에 도전했다. 시험 준비를 위한 영상만이 아니라 모든 강의 영상을 매주 직접 만들어 유튜브에 탑재하고 위에 제시된 2017년 ‘github 홈페이지’에 탑재하였다. 나름대로 매 수업마다 학생들에게 미션을 제시하고 해당 미션을 시간 내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수업으로 진행하였다. 이 방법을 통해 기존에 10점 이상 벌어지던 학급별 성적편차를 5점 이내로 줄일 수 있었다. 집에서 영상을 미리 보고 학교에서는 토론을 하는 일반적인 방식의 ‘거꾸로 수업’은 기술 수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학생들이 학교에서 해당 주제의 영상을 본 후 이를 따라 만들어보는 방식으로 조정하였고 교사는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학생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미션을 해결할 때는 먼저 해결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돕는 역할을 하도록 지도하면서 교사 혼자 모든 학생들의 문제 발생을 관리해야 했던 부담도 줄일 수 있었다. 미션을 먼저 성공한 학생은 자부심을 갖게 되는 효과가 생겼고 미션을 성공하지 못한 학생도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서로 질문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수업이 긍정적인 효과만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거꾸로 수업’은 오히려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에 단절을 가져오는 일도 발생했다. 사회성이 다소 떨어지거나 숫기가 없는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아예 입을 닫아버렸다. 학생들이 영상을 보고 수업을 진행하니 교사인 나는 학생들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고, 상응하는 적절한 반응을 보여줄 수 없었다. 그렇게 고개를 숙인 채 수업 참여에 소극적인 학생들은 점차 방관자가 되었다.

2017년 초반 나는 연수를 통해 ‘메이커교육실천(www.makered.or.kr)’의 숙명여대 이지선 교수님을 실제로 만나게 되었고, 그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만났다는 표현을 쓴 이유는 그 이전에 교수님의 ‘바느질 회로’에 대해서 몇 차례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나는 ‘저건 초등학생들이 하는 거네~’라고 폄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강의를 직접 들은 후 나는 더 이상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에게는 분명한 ‘철학’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구성주의 교육철학. 적어도 교육학을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접하는 그것이다. 임용시험 합격을 위해 무의미하게 외워댔던 그 말은 단지 이론에 그치는 말이 아니라 교육적인 패러다임의 실질적인 변화까지 요구하고 있는 말이다. 존 듀이, 장 피아제, 시모어 페퍼트, 미첼 레스닉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교육의 거장들이 기존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하며 교육의 변화를 강조한다. 이지선 교수님이 전해준 이야기 속에서 내가 발견한 그 감동과 전율은 그 이전까지 내가 지닌 교육관을 지속적으로 흔들어댔고 마침내 새로운 교육관을 지니게 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그리고 1년 동안 숙려 끝에 2018학년도에는 나름대로 메이커 교육의 철학인 ‘구성주의 교육철학’이 접목된 교육과정을 만들어 직접 적용해 보았다.

2018학년도에 영등포고등학교에 적용된 메이커 교육 모형 2018학년도에 영등포고등학교에 적용된 메이커 교육 모형

위 모형에서 나타나듯 나는 더 이상 도구의 사용법을 커리큘럼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가르치지 않는다. 도구를 배울 수 있는 곳은 많다. 인터넷에는 동영상과 텍스트, 사진 자료 등이 이미 넘쳐난다. 지금은 학생 스스로 얼마든지 도구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다. 그리고 자칫 가치편향적일 수 있는 교사의 일방적인 가르침보다 학생의 배움과 선택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교사인 나는 위에 나타난 모든 도구들을 제시 수준으로만 안내하고 전체적인 방향만 제어한다. 도구 자체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발표와 피드백을 통해 소통하며 각각 스스로 찾아낸 지식을 서로 공유하면서 지적인 영역을 확산해 나간다.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라 ‘문제’이고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은 ‘문제를 발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팀 오라일리는 기술은 인간 문제의 해결책이며,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한 ‘일’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말하였고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러한 교육방법의 변화를 통해 나는 프로젝트와 관심사, 역할에 대한 ‘개별화 교육’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 지난 3년 간 학생 산출물들이 모두 아두이노를 이용한 산출물이었던 것에 반해 2018학년도의 산출물은 수많은 도구를 스스로 학습해서 모두가 서로 다른 결과물을 만들었다. 캠페인송, 자살방지 시스템, 콘크리트 계단, 팔씨름 책상, 발열 양말, 화목 난로, 축구공의 충격을 감지해 시각화하는 축구화, 와이파이 증폭기, 호신용 스프레이, 저주파 알람, 전자파 차폐 휴대폰 케이스 등 … 더 놀라운 것은 아두이노를 가르치지 않아도 아두이노가 필요한 학생들은 스스로 아두이노 사용방법을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결과물들은 학생 본인의 계정을 통해 온라인에 게시되어 살아 움직이고 있다.

[1학기] https://sites.google.com/view/mtinet/portfolio-2018/portfolio
[2학기] https://sites.google.com/view/mtinet/portfolio-2018/portfolio

교육방법의 변화를 통해 학생들은 모두 다른 경험을 하게 되고, 자신이 경험한 분야만큼은 다른 친구들에게 전문가로 인정을 받는다. 아무리 공부를 잘 하는 학생도 나무를 잘라보지 않고 나무를 잘 자르는 방법을 체득할 수 없다. 글로 배운 나무 자르는 방법은 오히려 나무를 자르는데 방해요소가 되기도 한다. 물론 사회적 차원의 인식과 제도의 변혁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공교육 시스템이 ‘한 줄 세우기’로 점철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메이커 교육의 실천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기반으로 하는 개별화 교육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학생들은 누군가가 대신 씹어준 지식을 소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을 통해 자신이 잘하거나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기만의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들의 학교생활은 정말 즐거워 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각자가 전문가가 되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치고 실제로 전문가가 된다면 사람들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협업을 통해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기쁨 또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여태의 교육방법은 주지주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교육방법이고 글의 모두에 언급한 것처럼 기존의 세계에 적합한 교육방법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상상할 수조차 없는 수많은 종류의 지식을 손가락 하나로 얻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불과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 20년, 스마트폰을 누구나 들고 다니게 된 지 겨우 10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러한 세상에서 누군가가 곱게 씹어서 소화하기 좋은 형태로 만들어 먹여주는, 남이 찾아낸 지식을 단순히 전달만 하는 교육이 과연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학생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일까? 그들이 미래에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교육일까? AI, Big Data, Machine Learning이 일상화된 세계에서 종전의 교육방법은 언제까지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학생들에게 필요한 보다 근원적인 힘은 무엇이고, 그것을 잘 길러주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메이커 교육은 대체 어떤 이유로 교사가 가르치지 않았는데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것일까?

늘 하는 이야기지만 그것이 교육정책이건 교육방법이건 누군가가 이미 씹어준 것은 그 힘이 약하다. 그렇다면 우리 교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위의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을 구성주의 교육철학의 핵심 한마디로 해보겠다.

“학생은 스스로 지식을 구성(Construct)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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