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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개선, 그 도전과 실패 그리고 행복의 이야기
1. 왜 개선을 했는가?
음악가이자 철학가인 故신해철님이 남긴 여러 말 중 하나를 빌려봅니다. 그는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에 많은 고민 끝에 답을 얻었다며 이렇게 답했습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 거다.’ 행복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을까요? 저 역시 행복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유복하지 못한 형편에 공부를 잘해야 돈을 벌고,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말씀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수학, 그리고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면 행복할 것 같아 수학교육과에 입학했고 수학교사가 되는 꿈을 이뤘습니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수학교사가 되었지만 저는 행복했을까요?
이번엔 제 이름과 자주 비교되는 가수 겸 DJ 구준엽님이 남긴 말을 빌려봅니다. ‘저는 하늘에서 200만원이 떨어지는 것보다 200만원의 가치 있는 일이 떨어지는 것이 더 좋습니다.’ 먼 친척이 될까 싶은데 아마 피는 못 속이나 봅니다. 대학교 때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지만 무기력하게 엎어지는 학생들, 그 학생들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저의 모습을 보며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수업과 관련된 연수를 찾아 듣기 시작했고 제 수업과 비교하며 여러 고민을 하며 작은 것부터 개선해나가고 있으며 지금도 행복을 위한 수업 개선은 현재진행형입니다.
1. 어떻게 개선을 했는가?
[장면1] 2012년 6월 지평고등학교 1학년 수학 수업. 수업 종이 울리자 수학 교과서와 분필 하나를 들고 복도를 걷다가 잠시 교과서를 펴보곤 교실로 들어간다. 맨 앞에 착해 보이는 학생에게 “어디까지 했지?”라고 묻고 수업을 시작한다. 칠판에 판서하고 돌아보면 엎어지는 학생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결국 3명만 남아있다. 반 1등과 2등, 그리고 잠이 안 오는지 그냥 가만히 있는 학생 1명. 깨워도 신경질만 내며 눈에서 레이저를 쏘는 학생들을 포기한지 꽤 된 것 같다. 나는 이 교실에서 어떤 존재일까? 이러려고 수학 선생님이 된 건 아닌데 … 이런 감정을 두고 자괴감이라 하는 걸까?
[장면2] 2013년 4월 지평고등학교 2학년 수학 공개수업. 공개수업이라 연수 때 배웠던 모둠을 구성하고 학생들의 흥미를 위해 최근 학생들에게 ‘핫한’ 게임인 ‘모두의 마블’을 이용하여 경우의 수 문제를 몇 개 준비했다.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이 모이셨고 학생들도 나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졸지 않고 대답도 열심히 하며 예상대로 모든 학생이 수업에 빠져든다. 특히 ‘모두의 마블’을 이용한 활동을 할 때는 여태껏 볼 수 없던 진지함과 집중력을 보여준다. 많은 선생님들의 격려와 칭찬 속에 문제없이 공개수업은 넘어갔지만 그 다음날은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3명에서 많아야 5명을 위한 수업. 스스로가 매우 창피하다. “우리 수학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 오실 때만 재밌는 수업을 준비하셔”라고 ‘뒷담화’를 하는 것 같다. 누가 언제 들어와서 수업을 구경해도 부끄럽지 않은 수업을 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 답답하다.
[장면3] 2015년 9월 양평고등학교 교무실. 3학년 학생들의 자기소개서 첨삭이 여기저기서 진행되고 있지만 많은 이과 학생들의 1번, 2번은 모두 과학 수업과 과학 동아리의 경험으로 채워지고 있다. 2년 동안 수학교사가 꿈이었던 한 학생은 도저히 각이 안 나오는지 화학교사로 꿈을 바꾸기도 했다. 이 학생들은 나에게 2년간 문제풀이 수업만 받아왔으니 문제풀이의 도사가 되어있어야 하는데 도사는커녕 수학 ‘나’형으로 태세 전환하기 바쁜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수학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장면1]에서 느낀 그 자괴감을 극복하고자 교과서를 탈피하고 학생들을 위한 저만의 학습지를 만들었습니다. 교과서의 답답한 풀이 공간을 늘려주고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성공 경험을 주기 위한 문제들을 제시하며 나름 재구성을 시작했지요. 또한 여름방학, 겨울방학 때 모두 수업과 관련된 연수를 들으며 모둠수업, 활동중심수업에 대해 알게 되었고 바로 실천에 옮겼지만 어설프게 흉내 낸 저의 수업은 연수에서 소개된 수업들과 많이 달랐습니다. 고민 없이 다른 수업을 모방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장면2]에서 1회성 이벤트 수업에 창피함을 느낀 저는 지속가능한 수업에 대한 고민을 하였습니다. 활동이 중심이 되는 수업은 학생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지만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고 평소의 수업과 많이 다르면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근무하던 학교는 수학교사가 저 한 명뿐인 아주 작은 학교였고 맡고 있는 교과도 특성화 계열까지 합해 3~4 과목은 되었기 때문에 수업 준비에 투혼을 불사르기엔 버겁다고 느껴지던 와중 그 다음 해 새로운 학교로 이동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또래 과학 선생님을 운명처럼 만났고 저의 수업 개선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장면3]의 많은 학생들은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지만 거의 수시모집을 통해서였고 과학수업의 경험을 토대로 한 자기소개서가 도움이 되었는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저는 정말 큰 충격을 받았고 실망했습니다. 또래 과학 선생님과 밤새 대화를 나누며 입시, 수업, 수학 등에 대한 많은 담론을 나눴습니다. 담론의 끝에는 아주 원초적인 질문이 남겨졌습니다. ‘학생들은 수학은 왜 배워야 하지?’ 우리의 밤샘 대화는 결국 끝이 났고, 그 후로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수업과 평가에 녹이기 위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그전까진 수능 4점짜리를 맞추기 위해, 좋은 대학을 보내기위해 애쓰는 ‘수학강사’였다면 이제는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전파하는 ‘수학전도사’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장면1, 2, 3]에서 알 수 있듯 수업 개선을 하는 방법은 연수, 동료교사와의 대화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고 용기 있게 교실에서 실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마 누가 시켜서 개선을 했다면 숙제처럼 떠밀려서 했을 것이고 ‘보여주기’식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엎어지는 학생들을 보며 불행을 느꼈고 저의 수업에 문제점을 찾았으며 실패를 하더라도 저의 행복을 위해 수업 개선을 도전했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은 수업 개선을 위한 첫 단추이며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저의 행복을 위한 도전들이 어떤 열매를 맺었는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3. 무엇이 개선되었는가?
[장면4] 2017년 5월 양평고등학교 2학년 수학 수업. 태블릿PC, 노트북, 외장스피커, 모둠칠판, 학습지를 들고 교실에 들어가는데 학생이 와서 무거운 짐을 조금 들어준다. 수업에 들어갈 때 짐이 워낙 많아 무거워 보였나 보다. 수업 동영상을 미리 업로드 했는데 보고 온 학생은 5명이 되지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보는 학생을 위해 업로드는 계속할 예정이다. 태블릿PC를 들고 교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수업을 하기 때문에 자는 학생이 거의 없으며 과거와 달리 자연스럽게 구성된 모둠 속에서 학생들이 신청한 신나는 음악과 함께 문제를 푼다. 조금 부족해 보이는 모둠엔 교사가 직접 가서 도와주고 모둠칠판에 가볍게 판서를 하며 설명해준다. 문제풀이를 하며 시끄럽게 토론을 하기도 하고 문제풀이가 끝난 모둠은 춤을 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난리지만 그래도 이 시끄러움이 좋다. 적어도 자는 학생은 없기 때문이다. 신청곡에 당첨된 학생은 풀이 과정이 태블릿PC를 통해 TV에 공개되므로 자신의 풀이가 맞는지 확인하느라 바쁘다. TV에 공개된 자신의 풀이를 설명하는 시간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어려운 구분구적법에 대한 설명도 노트북의 지오지브라(GeoGebra)를 이용하여 보여주니 여기저기 감탄사가 들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이 제법 있다.
[장면4] 지오지브라(상합, 하합) 수업 실제 장면 & [장면4] 지오지브라(상합, 하합)
[장면5] 2017년 10월 양평고등학교 2학년 수학 수업. 역사 속의 수학자처럼 자연 속에서 찾은 주제를 탐구하고 2차시에 걸쳐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4명의 학생이 기자가 되어 신문을 만들고 있다. ‘동물을 사육할 때 동물 한 마리에 필요한 공간의 넓이’, ‘양평에 있는 분식집 떡볶이의 평균 가격과 합리적 선택’, ‘보도블록이 합동과 대칭이 아닌 비대칭과 비합동인 도형들이 어떻게 될까?’ 등 자신이 탐구한 재밌는 주제를 바탕으로 기사도 쓰고 만화, 퍼즐도 만들며 숨겨놨던 끼를 수학을 통해 발산하고 있다. 만들어진 신문은 반 복도에 전시가 되고 오며 가며 읽으며 댓글도 달아본다. 베스트 기사도 뽑아보며 교과서 밖 수학의 세계에 젖어들고 있다. 수학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탐구해보며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이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조금씩 알아가는 모습이다.
[장면5] 수학탐구보고서 1~3차시 활동(주제 정하기, 더 알아보기, 최종보고서)
[장면6] 2018년 6월 구리고등학교 3학년 수학 수업. 인문계열이라 ‘수포자’가 워낙 많지만 장원급제가 된 수학 일기를 쓰고 발표하는 학생은 다름 아닌 체대 입학을 준비하는 ‘수포자’ 학생이다. 평소 수학시간에는 무기력하였지만 통계가 없다고 가정한 하루를 재치 있게 표현하여 친구들 앞에서 재미있게 발표하고 있다. 통계가 발전하게 된 계기에는 세금제도의 발달과 맞물리는데 그것을 이용하여 통계가 없어 탈세를 해도 걸리지 않는 본인의 일과를 재미있게 표현하였다. 이 학생은 복잡한 통계 문제는 풀지 못하더라도 통계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는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수포자’ 학생들에게 항상 미안했지만 오늘 같은 날은 마음이 조금 가볍다.
[장면 4, 5]의 2016년은 고3을 탈피하여 고2로 내려와 ‘눈, 귀, 입 그리고 머리까지 즐거운 수학수업’이라는 이름을 만들고 많은 도전을 했던 해였습니다. 학습지에 QR코드로 수업 동영상을 올려 예습을 도모하였고 수업시간에 태블릿PC, GeoGebra를 이용하여 눈이 즐거운 수업, 모둠수업과 신청곡을 틀어주며 귀와 입이 즐거운 수업, 그리고 프로젝트 수업을 비롯한 다양한 수업과 수행평가로 교과서 밖의 수학을 탐구하며 머리가 즐거워지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준비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과거에 공개수업처럼 1회성 이벤트에 가까운 수업은 없었으며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힘을 내서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후기에도 알 수 있다시피 수학의 실용성에 대해 크게 느끼는 바가 있었고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는 등 수학에 대한 태도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또 다양한 수행평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 1, 2번에 수학 수업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많이 적었고 과거 양평고에서는 찾기 힘들었던 수학과, 수학교육과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6년 차에 학생들은 거의 마루타가 되어 저의 다양한 수업과 평가를 경험하였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상위권 학생들뿐 아니라 하위권 학생들도 저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수학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며 저도 처음으로 행복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자는 학생이 거의 없이 1년이 지나왔다는 것에 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6년 차에도 실패가 있었습니다. 예상과 다르게 수업 동영상 조회수는 거의 0에 가까워서 2학기에는 동영상 업로드를 중단하는 일도 있었고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모둠 칠판은 큰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수행평가의 채점방식에 불만을 표현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저에겐 좋은 피드백이었고 경험이었으며 큰 성장이었습니다.
[장면5] 탐구보고서를 바탕으로 제작한 수학신문과 전시회
[장면 6]은 새로운 학교였고 남자고등학교였으며 교직생활 처음으로 인문계열 학생들을 전담하였습니다. 말이 인문계열이지 사실 수학이 싫어 도망친 학생들이 대부분인 교실이기 때문에 문제풀이 수업은 항상 힘들었습니다. 자는 학생을 깨우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다만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어울리는 수업과 수행평가를 준비하였고 저렇게 ‘수포자’ 학생도 재미있게 발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수학이 없었다는 상황을 가정한 글쓰기 수업, 수학교육을 비판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고등학교 마지막 수학 수업에서라도 수학이 왜 필요하고 왜 공부해야 했는지, 저의 수업을 통해 알게 하고 싶었습니다. 비록 많은 학생들에게 저의 목표가 달성되진 않았지만, 어떤 학생은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몰랐는데 선생님 덕분에 알게 되었다고 감상문에 적기도 하는 등 몇몇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배움과 성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장면 6] 통계가 없다고 가정한 하루의 일기 쓰기 & 학생들의 수업 후기(수학에 대한 인식 변화)
4. 행복을 위한 수업개선은 현재 진행 중
저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내년 수업에 대한 구상 중입니다. 올해도 문제풀이 수업 시간에는 자는 학생을 깨울 수 없어 마음의 부담이 많았고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내년에 제 수업의 이름은 ‘수학 소생술’ 입니다. 수학이 싫어 인문계열로 도망쳐 온 학생들에게 수학을 좋아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몇 가지 구상 중인데 일단 올해 반응이 좋았던 글쓰기 수업을 발전시켜 수학의 역사를 수업에 녹여내고 싶습니다. 사실 수학사는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기 때문에 수학사 책 두 권을 빌려 읽고 있습니다. 또한 수업시간에 인터넷 검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교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유기 구입을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습니다. ‘수학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한 학문이다’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 학습지 재구성 그리고 평가에서도 100% 서술형 문항으로 구성된 지필평가도 생각중이며 채점에 공정성을 위해 바칼로레아, IB교육과정에 대한 기사와 논문도 찾아 읽고 있습니다. 거의 창고처럼 쓰이고 있어 아무 기능을 못하고 있는 수학교실에서 인문계열 학생을 위한 모둠수업을 구상 중이며 협력을 통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학습지에 실어 내년엔 진정한 의미의 모둠수업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최근에 들었던 연수는 2015개정 교육과정 수학 교과 신설 과목에 대한 연수였습니다. 그 연수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울리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과거의 주입식, 강의식 수업은 창의성을 억제하므로’ 라는 이유로 과거 우리의 수업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16년 동안 주입식, 강의식 수업만 받아온 저는 살짝 고개가 갸우뚱 합니다. 수업개선의 이유가 그렇게 무겁고 비장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수학 문제를 가르치는 강사가 아니라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따라서 수학을 배워야하는 이유를 수업과 평가에 녹여내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도전할 것이며 행복을 위한 수업개선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끝으로 수학을 배워야하는 이유를 아주 오랜 옛날부터 알고있었다고 추정되는 우리나라의 한 위인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세종 25년 11월 17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며 이 글을 마무리해 봅니다.
上謂承政院曰: 算學雖爲術數, 然國家要務, 故歷代皆不廢。 程、朱雖不專心治之, 亦未嘗不知也。
近日改量田品時, 若非李純之、金淡輩, 豈易計量哉? 今使預習算學, 其策安在? 其議以啓。
都承旨李承孫啓: 初入仕取才時, 除《家禮》, 以算術代試何如?
上曰: 令集賢殿考歷代算學之法以啓。
임금이 승정원(承政院)에 이르기를,
"산학(算學)은 비록 술수(術數)라 하겠지만 국가의 긴요한 사무이므로, 역대로 내려오면서 모두 폐하지 않았다. 정자(程子)·주자(朱子)도 비록 이를 전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알았을 것이요, 근일에 전품을 고쳐 측량할 때에 만일 이순지(李純之)·김담(金淡)의 무리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쉽게 계량(計量)하였겠는가. 지금 산학을 예습(預習)하게 하려면 그 방책이 어디에 있는지 의논하여 아뢰라."하니,
도승지 이승손(李承孫)이 아뢰기를,
"처음에 입사(入仕)하여 취재할 때에 가례(家禮)를 빼고 산술(算術)로 대신 시험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매,
임금이 말하기를, "집현전(集賢殿)으로 하여금 역대 산학의 법을 상고하여 아뢰게 하라."하였다.

